▶ 게임으로 태어나는 '킹콩' |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석유회사 간부인 프레드 윌슨은 신비의 섬 무인도에 엄청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그는 회사를 설득해 대규모 탐사대를 조직하고 탐사선 페트록스(Petrox Explorer)호을 출항시킨다. 그 정보를 입수하고 몰래 승선한 프리스턴 대학의 동물학 교수 잭 드리스콜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그 섬에는 석유가 아닌 거대한 동물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때 항해 사고로 구명보트로 표류하던 미모의 배우 지망생 앤 드완을 발견하고 구조하게 된다. 드디어 탐사선은 섬에 도착하고 드완과 잭이 포함된 조사팀은 섬에 상륙한다. 이들은 무인도로 알고 있던 섬에서 원주민들을 발견하고 그들은 드완을 제물로 요구한다. 이에 총소리로 그들을 쫓아내지만 원주민들은 밤을 이용해 갑판에 나와있던 드완을 납치하여 거대한 유인원 킹콩에게 제물로 바치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는데…
▶ 반지의 제왕 신화를 이룩한 피터잭슨 감독하에 촬영되고 있는 킹콩 |
게임 ‘킹콩’은 위와 같은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그 장대한 서막이 열린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신화를 이룩한 피터잭슨 감독이 2005년 겨울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인 영화 ‘킹콩’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유비소프트가 개발하고 있는 동명의 작품 킹콩은 매트릭스와 EA가 제작해온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 가장 거대한 영화게임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게임으로 제작되고 있는 킹콩의 가장 큰 목표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제작되는 영화와 얼마나 근접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있다. 즉 거대한 스크린에서 등장하는 킹콩의 위용을 모니터로 최대한 근접하게 제공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뜻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지난 E3 2005에서도 극장과 같은 스크린에서 시연된 ‘킹콩’은 유비소프트가 의도한 바에 어느정도 부합했다는 평이다. 영화 쥬라기공원을 통해 그 놀라울만한 위용이 충분히 입증된 티라노사우르스(T-Rex)와 킹콩의 무서운 전투, 아이맥스를 방불케하는 스피디하고 장엄한 전개는 1933년 킹콩이 지배하는 이름 모를 무인도로 게이머를 직접 안내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2명의 주인공인 동물학교수 잭 드리스콜과 킹콩이 각각 1인칭과 3인칭시점으로 제공되는 독특한 플레이방식에 있다.
게임은 앞서 설명한 스토리라인처럼 원주민들에게 의해 제물로 바쳐진 앤 드완을 구출하기 위해 주인공 드리스콜이 고심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킹콩이 앤 드완을 낚아채가며 구출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설상가상으로 드리스콜은 원주민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1인칭으로 진행되는 드리스콜의 플레이는 원주민들이 던진 불화살을 뽑아내 던지거나 그의 동료가 건네준 화기(기관총 등)로 원주민과 무인도의 공룡들을 상대하는 식으로 긴박하게 진행된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뗏목을 타고 계곡의 물살을 헤쳐나가는 장면이다. 마치 지프차를 맹렬히 추격하던 티라노사우르스의 모습처럼 쥬라기공원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광경은 주인공이 총으로 수룡을 공격하고 눈앞을 가로막는 수풀을 베어나가는 등 빠른 전개방식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체험을 선사한다.
게임자체는 주변에서 구한 창살로 적을 상대하고 돌을 던지는 식으로 인터랙티브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플레이방식은 EA에서 개발한 반지의 제왕이나 샤이니엔터테인먼트의 엔터 더 매트릭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영화의 시놉시스에 얼마나 근접하고 충실하게 구현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
이처럼 1인칭으로 진행되던 게임은 주인공의 시점이 킹콩으로 옮겨가며 갑자기 3인칭으로 변경된다.
게이머로선 조금은 쌩뚱맞을지 모를 일이지만 영화가 그렇듯 금발의 미녀 앤 드완을 구출하기 위한 킹콩의 활약은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티라노사우르스의 소굴로 들어가 유혈이 낭자한 육박전을 벌이고 유연한 몸동작으로 계곡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영화에서처럼 카메라가 흔들리는 효과가 덧입혀져 게이머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어쨌든 수많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는 킹콩은 영화개봉일 전까진 그다지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겠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위에서 포효하는 킹콩은 왠지 PC모니터에서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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