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와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턴제시뮬레이션 작품인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HOMM)의 개발사인 뉴월드컴퓨팅(NWC)의 부도소식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던전 앤 드래곤(D&D)과 더불어 서양 RPG세계관의 근간을 이루는 마이트 앤 매직(M&M) 시리즈로 명성을 떨치던 NWC는 HOMM의 성공과 달리 원작이라 할 수 있는 M&M의 부진과 유통사인 3DO와의 문제로 인해 결국 파산하게 된다.
비록 NWC가 파산했지만 D&D와 쌍벽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인 M&M과 HOMM이 갖는 상품성을 거대 게임그룹들이 가만둘리 있을까?
M&M의 판권을 소유하기 위한 협상에 많은 게임기업들이 뛰어들었지만 결국에는 게임계의 공룡기업 EA와 레이맨시절부터 착실하게 규모를 키워온 유럽의 개발사인 Ubi소프트의 대결로 좁혀진다. 오랜 협상 끝에 결국 EA와 Ubi소프트가 판권을 분할소유하는 것으로 끝마친다.
M&M의 판권을 확보한 Ubi는 NWC의 개발자들을 차례대로 영입하며 M&M 프랜차이즈를 세계화시키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고 그 신호탄을 쏘아올릴 작품이 바로 HOMM V다.
▲ Ubi소프트가 야심차게 시작한 M&M 시리즈 육성계획의 시발점 HOMM V |
HOMM V의 가장 큰 변화는 스토리
HOMM V가 전작인 HOMM IV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점은 바로 스토리라인이다. HOMM 1~4까지 게이머는 영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하나의 이야기만을 지켜봐야만 했다. 물론 HOMM의 스토리는 턴제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치고는 매우 완성도가 있는 편이었지만 원작인 M&M가 보여주는 게이머의 선택에 따른 선과 악의 변화나 다양한 스토리전개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작들의 이런 평면적인 스토리전개를 아쉽게 생각했던 NWC의 개발진들은 Ubi로 새롭게 보금자리를 옮기면서 자신들이 지금까지 가장 불만족스럽게 여겼던 부분이었던 스토리라인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HOMM V를 위한 새로운 스토리라인과 설정을 만든다.
HOMM V의 새로운 스토리라인의 특징은 더 이상 하나의 행성에서 한 명의 영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 선과 악, 그리고 중립 영웅들의 멋진 이야기가 펼쳐질 HOMM V |
HOMM V의 세계는 에노스, 안타가리치, 그놈 등의 여러행성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한 명의 영웅이 여러 행성을 모험하면서 겪는 대서사시보다는 선과 악, 중립적인 성격의 영웅들이 펼치는 모험을 큰 유기적인 틀에 담는다.
이는 게임을 진행할 마다 게이머가 다른 상황과 다른 이야기, 다른 결말과 마주치게 한다. 예컨데 게이머(주인공)가 컨트롤 하는 인간의 군대가 오크와 엘프가 전쟁을 벌이는 지역에 도착하게 되면 둘 중에 한쪽의 편을 들어야하는 분기가 등장하고 이때 오크의 편을 들어 엘프의 군대를 몰아내게 되면 게이머(주인공)은 악의 명성을 쌓게 된다.
일단 하나의 분기를 통해 특정세력과 친해지게 되면 그 세력의 영웅의 이야기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미션들이 등장한다. 즉, 오크와 엘프의 선택분기에서 오크를 선택함으로 게이머는 악의 성향의 이야기 전개하고, 오크 영웅의 스토리를 즐겨볼 기회를 얻는다.
이런 분기들은 게임의 진행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영웅들의 서브스토리를 즐길 수 있어 전개에 따라 수천 개의 이야기 조합을 만들 수도 있게 된다.
▲ '선'진영의 대표 크리처 '아크엔젤'. 시커먼 수염 아저씨에서 참한 아가씨로 바뀌었다 |
▲ '악'진영의 '데몬'. 뽀다구나는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
3D로 다시 태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화면구성
HOMM V는 전작들이 보여줬던 고전적인 2D그래픽에서 탈피해 풀 3D로 다시 태어난다. 일단 게임을 구성하는 모험지역, 전투지역, 마을지역으로 구분된 화면구성은 그대로 유지하며 3D의 장점을 이용한 시점인 줌아웃과 회전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3D로 변경되면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바로 마을화면이다. HOMM V의 마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바로 RPG에 가까운 기분을 주는 것으로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게이머는 마치 RPG에서 마을에 들어서는 기분을 받게 된다.
마을을 여행하며 새로운 병사를 모집하고 거리를 거니는 자신의 유닛들과 대화를 하면서 현재의 정황이나 숨겨진 보물이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일일히 거대한 도시를 뛰어다니며 퀘스트를 찾아내고 유닛을 모집하는 시간낭비를 겪을 것이라는 걱정은 접어두자. RPG모드는 HOMM V에서 지원하는 하나의 시점일 뿐 고전적인 HOMM 의 인터페이스 역시 여전히 지원된다.
▲ 자원 채집장소는 과거 시리즈와 비슷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
HOMM V를 기다리며
HOMM V 은 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게임 중에 하나일 것이다. 현재 Ubi는 관련자료를 직접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오래된 해외 HOMM 팬사이트를 중심으로 개발자들과 팬들의 의견교환을 통해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
포럼을 통한 자료공개 이후 E3 2005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는 것이 본래 Ubi의 계획이었지만 현재 EA와의 문제로 인해 HOMM V의 개발이 연기돼 E3 2005에서 실제 움직이는 HOMM V의 화면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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