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전투시스템 및 실물경제활동과 유사한 형태의 경제시스템 그리고 목적이 분명한 길드연합과 정치시스템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MMORPG를 선보일 계획이었던 온라인게임 로한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지난 22일 종료됐다.
이번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는 약 90여명의 베타테스터가 참여한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와 달리 1,000명의 넘는 테스터를 선발해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 비해 공개적인 분위기에서 테스터가 진행됐다.
로한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는 ‘SN(Social Network)’이란 새로운 전투시스템과 서버안정성, 종족밸런스, 몬스터 인공지능, 상거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으며 신규 맵과 암살 전문종족인 ‘단(Dhan)’이 추가됐다.
이번 프리뷰에서는 이런 로한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잘 진행됐는지, 그리고 무엇이 기대 이상이었고 무엇이 기대 이하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로한만의 색은 언제쯤? 일반적인 수준의 MMORPG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까지 진행한 로한 온라인에서 필자가 느낀 것은 ‘자신만의 색이 모자란 기존의 MMORPG’라는 것. 클로즈베타테스트 단계에서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단정 짓기는 조금 무리가 있긴 하지만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로한 온라인은 ‘SN(Social Network)’이란 새로운 전투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로한 온라인만의 특징을 앞세우면서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것에 비해 밖으로 표출해낸 결과물이 내세우고자 했던 수준에 상당히 못 미쳤다.
▲로한의 전투효과는 상당한 편. 하지만 이를 보여주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면 결국 로한도 리니지 2를 넘지는 못한다 |
“리니지 2 아류?”, “다른 온라인게임하고 비슷하네”, “스킬트리는 디아블로구만”
사실 이런 이야기는 소재가 제한적인 MMORPG란 특정 장르에 집중해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서 개발되는 신규 온라인게임은 한번씩 듣는 소리다. 그도 그럴 것이 특정 장르에서 눈에 띠는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이 개발되면 웬만한 신생 개발사들은 해당 온라인게임을 벤치마킹하고 그와 비슷한 구성을 가진 온라인게임을 개발해 시장 초기진입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는 자체가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제시한 카드에 대한 미래가 없다는 것이 문제. 로한의 스킬트리는 일종의 강제성을 띠고 있다 |
‘익숙한 게임의 그것을 도입해 유저들에게 또 다른 편의를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기성 MMORPG의 특징들을 짜깁기 해 게임을 구성한 온라인게임개발업체의 변명이다.
그럼 지오마인드도 로한 온라인을 통해 이런 그들의 의견에 암묵적 동의를 표한 것일까? 적어도 필자가 느낀 로한 온라인은 ‘리니지+디아블로’ 범주 내에 있는 기성 MMORPG였다. 앞서 언급했던 전투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로한 온라인만의 시스템은 모두 유저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일반 RPG게임의 특징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기반으로만 하고 있을 뿐 나름대로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동일한 겉모습에 지정 단축키의 변경 등과 같은 인터페이스 부분의 변경을 통해 로한만의 특징을 내세우려 했다면 그것은 오히려 외형을 보고 게임에 익숙해지려는 플레이어들에게 자칫 혼란만 가져다줄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인터페이스 구현방식과 스킬트리 전개방식이 익숙한 것은 그렇다 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차별화를 많이 뒀고 외형적인 부분은 차츰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충분히 일리가 있는 설명이다. 로한은 타격감을 한층 더 살리기 위해 스탠스 개념을 도입해 전투 시 밀고 밀리는 위치인식을 통해 리얼한 전투 현장감을 구현하고 있으며 독특한 전투체계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스킬 조합시스템’이나 ‘커맨드스킬 조합시스템’ 등의 세부시스템을 추가했다.
▲확실히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해 로한 온라인은 클베임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
또 캐릭터별, 착용 무기별 다양한 액션을 준비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각적인 재미를 클로즈베타테스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할 정도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로한 온라인에는 있다.
▲로한 온라인은 미남미녀들의 전투장?
로한 온라인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바로 쭉쭉빵빵한 캐릭터다. 캐릭터를 특화시킨 MMORPG인가 할 정도로 캐릭터에 쏟은 정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필드에서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기보다 3D 미소녀게임에 등장해야 더 잘 어울릴 정도의 여성캐릭터와 어떤 여성들이 봐도 한눈에 반할정도로 잘 생긴 남성캐릭터가 로한 온라인의 메인캐릭터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지오마인드는 “로한 온라인은 캐릭터 외형에 관심이 많은 국내유저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서구적인 화려함에 동양적인 부드러움이 조화된 캐릭터 창조를 위해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적절한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한 온라인의 캐릭터는 다른 MMORPG의 캐릭터보다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를 이렇게 강조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
또 “리얼 캐릭터로서 독창적인 비주얼과 함께 각 종족의 독창성 보장, 레벨별 밸런스 체계 확립,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위한 독특한 스킬 구현 등 다양한 캐릭터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필자는 앞서 설명한 것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휴먼은 기사로, 엘프는 법사로, 하이엘프는 궁사로, 새로 추가된 단은 어쌔신으로 특화시켜 종족별로 특정직업을 강요하고 있으며 100여 가지의 각종 아이템을 추가해 외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 많은 아이템 추가는 테스트를 위한 것인가? 팬서비스인가? 모두 다 테스트해볼 기회는 제공됐는지? |
정작 테스트해야 할 종족별 밸런스는 크게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매지션 계열의 클래스에서 방패착용을 허용한다든가 원거리 무기를 근접거리에서 사용한다든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로한 온라인은 관용적인 자세를 보인다. 종족별 내구 차이는 있지만 제한 없이 성장포인트를 통해 캐릭터 스테이터스를 성장시키면 결국 무기사용에 제한만 있을 뿐 모든 종족이 똑같은 성장방식을 거치기 때문에 종족이란 분류법은 유리무실해 진다.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필자가 느낀 로한 온라인의 종족개념은 일반슈팅게임에서 캐릭터를 선정하는 수준, 그것이었다.
▲방패든 법사, 근거리 활공격. 필자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 '중갑스킬을 익힌 법사일 수도 있지 않느냐 리니지에도 있다'라고 말한다면 할 말 없다 |
물론 리니지 2의 법사는 중갑을 입고 방패를 착용하는 등 전천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내세운다면 결국 로한 온라인은 시작하기도 전에 리니지 2의 아류를 자처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휴먼, 엘프, 하이엘프 VS 단
로한 온라인은 뜻하지 않은 부분에서 또 다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게임이 종족간의 전투로 비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로한 온라인은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 휴먼, 엘프, 하이엘프에 이어 새로운 종족인 ‘단’을 추가했다. ‘단’은 태생적으로 뛰어난 기질을 지니고 있어 암살자로서 고도의 훈련을 받은 종족이다. 단 종족의 플레이어 명은 다른 종족 플레이어에게 보이지 않으며 단순히 ‘단족’이라고만 표시돼 익명성이 보장된다. 물론 단족끼리는 서로 볼 수 있으며 같은 종족끼리는 파티플레이도 가능하다. |
로한 온라인은 이런 ‘익명성 보장’이라는 실전성 높은 설정을 통해 기존 MMORPG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로한 온라인은 이런 단족과 다른 종족간의 PVP를 통해 몬스터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게 해 색다른 종족시스템의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경험치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면 PvP안할 사람이 몇 있을까? 현재로서는 충분히
종족 전이란 것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럼 단 종족은 다른 종족과 융화할 수 없는 것일까? 이렇게만 두고 본다면 단은 다른 종족과 대결구도를 펼칠 수밖에 없게 된다.
향후 아쿠아엘프, 데칸 등 다양한 종족이 추가될 예정이긴 하지만 로한 온라인은 종족간 전투를 강조하는 온라인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추가될 종족들이 앞서 등장한 종족들간의 중간자적인 입장을 잘 나타내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로한 온라인은 종족간 균형을 잃어버리고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의 전개를 맞게 될지도 모를 것이다.
실제로 로한 온라인은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이 때문에 새로운 종족인 단과 파티플레이에 대한 테스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안정적인 서버환경, 테스트 목적에 충실, 하지만…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는 모든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목표는 서버안정화 및 안정적인 서비스환경을 만드는 것이며 이는 로한 온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온라인게임과 달리 로한 온라인은 이런 면에서 남다른 면을 보였다.
▲서버환경은
테스터입장에서 안정적이었던 편
점검시간 때문에 서버오픈이 지연된 부분은 있었지만 테스트가 시작된 이후에는 큰 문제없이 서비스를 진행해 나갔기 때문이다. 특정 그래픽카드(지포스 계열)에서의 이상반응, 클라이언트 설치시 리소스 처리 문제 등 테스트 외적인 부분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서버안정성, 서비스 운영 등에서는 합격할만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는 것이 유저들의 평이다.
▲일부 그래픽카드에서 발생했던 문제. 캐릭터가 사라졌다! |
효과음, 타격감, 건물 내부 NPC 배치까지 신경 쓸 정도로 컨텐츠 제공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은신스킬을 사용했음에도 공격을 당하는 것, 모든 캐릭터가 전투불능시 동일한 포즈를 취하는 것, 썰렁한 필드상태 등은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성안에 스토리와 관계된 NPC를 배치할 정도로 로한 온라인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썼다 |
전반적으로 로한 온라인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는 베타테스터 입장에서 좋은 테스터환경을 제공해준 부분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로한이 아닌 다른 온라인게임을 쉽게 연상시키는 로한 온라인의 발전방향에 대한 부분에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좀 더 인터랙티브한 운영, 문제점에 대한 빠른 수정, 큰 부분 뿐만 아니라 작은 부분에도 신경 쓸 수 있는 로한 온라인 3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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