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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쇼다운 센, 좀 격투게임답게 나와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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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오락실에서 나의 눈길을 끈 게임은 ‘킹 오브 파이터즈’도 아니었고, 당시 막 유행하던 ‘버쳐 파이터’도 아니었다. 어린 눈에는 그저 사무라이들이 칼을 들고 서로를 멋지게 써는 ‘사무라이 스피릿츠’ 시리즈였다. 지금 돌아보면 오락실 주인이 불법 수입판을 가져다 놓았는지, 흰색이어야 할 피가 붉었던 기억이 난다.

▲ 일본어판의 표지. '사무라이 스피릿츠 센'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12세 이용가??

그런 ‘사무라이 스피릿츠’ 시리즈가 벌써 16년을 맞았다. 1993년 네오지오 기판으로 처음 출시되었던 ‘사무라이 스피릿츠’가 이제는 Xbox360으로 이식되어, 그것도 무삭제 정식으로 발매되는 것을 보니 시간이 흐르긴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번 ‘사무라이 쇼다운 센’은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까?

이젠 더 이상 2D는 없다! 3D로 탄생한 ‘사무라이 쇼다운 센’

사실 ‘사무라이 쇼다운 센’이라는 국내 발매명은 좀 어정쩡한 이름이다. 일본어판에서는 ‘사무라이 스피릿츠 센’이라 부르고 있고, 영문판에서는 ‘사무라이 쇼다운: 엣지 오브 데스티니’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수입사가 수입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잘못 붙인 것 같은데, 그저 미스터리일 뿐이다.

‘사무라이 스피릿츠’ 시리즈가 다 그렇듯, ‘사무라이 쇼다운 센’ 역시 오락실에서 가동 중인 게임을 Xbox360으로 이식한 작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무라이 쇼다운 센’에 대한 마니아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피니시 때의 고어한 표현과 타격감의 변화는 많은 마니아들에게 ‘불쾌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반대로 ‘혁신적이어서 재미있다’는 게이머도 몇몇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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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피 좀 나와야 사무라이 분위기가 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과연 어떨까? 직접 체험해 본 ‘사무라이 쇼다운 센’은 아무래도 3D 격투게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기존의 ‘사무라이’ 시리즈의 맥을 잇는다기 보단 ‘사무라이 쇼다운: 소울칼리버’의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기술 방식도 어쩐지 ‘소울칼리버’의 그것을 가져다 쓴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배경 역시 3D에 종베기-횡베기가 있는 걸 보니 역시나 ‘소울칼리버’의 느낌을 지우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사무라이 쇼다운 센’, 3D에서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향기를 맡다

그러나 ‘사무라이 쇼다운 센’이 단순히 ‘소울칼리버’의 짝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어설픈 3D 냄새가 나던 전편들에 비해 훨씬 더 정성들여 만들어진 캐릭터 모델링이나,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초기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향수를 3D로 만들어진 ‘사무라이 쇼다운 센’에서 느끼게 해 주었다.

▲ 일단 캐릭이 큼직큼직하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게임이 3D로 바뀐 만큼, 주요 캐릭터인 하오마루나 나코루루 등의 캐릭터가 사용하는 기술도 3D에 걸맞게 바뀐 것도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단순히 ‘소울칼리버를 따라하겠어’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큼직큼직한 캐릭터들의 동작 하나 하나까지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에 걸 맞는 3D 모습으로 환골탈태한 것은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다.

격투 게임으로서는 실격

그러나 ‘사무라이 쇼다운 센’이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해도, 어디까지 ‘분위기’를 잘 살렸을 뿐이고 사실 격투게임으로서는 실격에 가깝다. 캐릭터가 큼직한 것 까진 좋았지만 이동이나 기술에서 어딘가 답답한 느낌이 가시지 않아 씁쓸한 뒷맛을 남긴 것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조작이 어렵고 힘들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격투게임에서 이토록 조작이 힘든 게임은 처음이었는데, ‘힘들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 실제로 십자키 입력이 안 좋은 엑박 패드의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기술을 쓰려면 오랫동안 연습을 거듭해야 했다. 그냥 커맨드 입력도 힘든데, 콤보나 커맨드를 빠르게 입력하면 기술이 더 강해지는 ‘초고속 입력’이나 ‘저스트 입력’같은 요소는 초보자가 아예 손도 대지 못 할 정도로 어려웠다.

게다가 이런 ‘초고속 입력’ 등의 추가 요소는 게임의 승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한 요소인데, ‘사무라이 쇼다운 센’의 기술 입력이 어렵다 보니 필자의 경우에는 초고속 입력을 아무리 연습해도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패드를 던져버리고 말았다. 한 마디로 ‘사무라이 쇼다운 센’은 초보자가 접근하긴 힘든 게임이었다.

▲ 배경만 어떻게 해보면 그럭저럭 볼 만 하겠는데 말야..

배경 그래픽의 허술함도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3D 시대가 개막 된지 오래되었지만, 배경 그래픽은 캐릭터에 걸맞지 않는 썰렁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스테이지 개수는 많지만 대부분 휑한 그래픽으로 꾸며진 스테이지들이라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고, 큼직한 캐릭터와 배경의 부조화스러움은 패드를 던져버리고 싶은 욕구를 한 층 더 강화시켜 주었다.

▲ 일러스트 하나는 하악하악

‘사무라이 쇼다운 센’은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은 게임이다. 잘 만들어진 3D 캐릭터 모델링을 감안해 볼 때 더욱 그렇다. 2D에서 3D로 잘 넘어온 것은 칭찬하고 싶지만, 격투게임으로서 초보자가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점은 어떻게 해도 가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게이머가 ‘사무라이 스피릿츠’시리즈의 팬이라면 ‘사무라이 쇼다운 센’의 캐릭터는 한 번 감상해 볼 만 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이 게임의 전부다.

▲ 나코루루가 이렇게 울상을 짓는 이미지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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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액션
제작사
게임소개
대전 격투 게임의 명작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의 최신 타이틀 ‘사무라이 쇼다운: 엣지 오브 데스티니’가 Xbox360으로 11월 10일(일본은 12월 10일) 출시된다. 이는 2008년 아케이트로 발매된 ‘사...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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