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게임 개발사 ‘롱투’가 개발하고 ‘엔씨소프트’에서 퍼블리싱하는 웹게임 ‘무림제국’이 짧았던 휴식기를 마치고, 지난 21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무림제국’은 국내 굴지의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최초의 웹게임으로 첫날 오픈 5분만에 수많은 테스터가 몰려 서버가 폭주하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미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재미를 인정받고, ‘엔씨소프트’라는 초거대 선박을 타고 국내에 상륙한 ‘무림제국’의 진면목을 여실 없이 훑어 보도록 하자.
리뷰를 시작하기 전
무림제국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무림제국’은 특정
시대적 배경은 없지만 피폐해진 자원으로 문명의 위기를 겪는 중원의
한 영웅이 되어 천하를 통일해 나가는 ‘전략시뮬웹게임’이다.
‘무림제국’은 건물을 건설하고, 병력을 뽑아 상대를 공격, 방어하는 단순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그 속에서 무수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화롭게 구현했다. 웹게임에서 갖출 수 있는 콘텐츠는 모조리 취하되, 손이 많이 가는 자투리를 과감히 잘라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웹게임들이 많은 수의 콘텐츠를 도입하고, 각양각색의 재미를 주려고 했다면, ‘무림제국’은 적은 수의 색으로 낼 수 있는 최고의 레시피를 찾아낸 것이다. 장수 시스템을 예로 들면 각각의 장수는 주특기, 부특기, 레벨, 능력치, 장비 등 수많은 변수와 특징을 갖고 있어 자체로도 무한한 전략을 낼 수 있다. 이는 웹게임에서 갖출 수 있는 장수 시스템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타 웹게임들이 선보이고 있는 장수의 체력이나 행동력, 능력치 분배 등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고 느낄만한 요소는 과감히 배제시킨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웹게임들이 그렇듯 ‘무림제국’ 또한 친절한 튜토리얼 퀘스트를 제공해 초보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튜토리얼 퀘스트에선 건물 건설 방법, 병력 생산 방법, 자원지 건설 등 게임에 필요한 부분만 단기 속성 형태로 가르쳐 주며, 이것만 성실히 수행해도 청동기 시대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 지시하는 대로 클릭만 하면 되는 구간이라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국영수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그렇듯 배우긴 했는데 막상 써먹으려니 막막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 시키는 대로 건물을 짓고, 무언가 생산하긴 했는데, 튜토리얼이 끝나는 순간 어떤 건물이 필요하고, 어떤 자원을 생산해야 하며, 어떤 병력을 모집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잃어버리는 것. 인터페이스를 익히고, 기초적인 게임방법을 익힐 수 있는 족집게식 튜토리얼도 좋지만, 플레이에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실습위주의 퀘스트 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무림제국’의 인터페이스는 화려하긴 한데 정리가 덜 된 느낌이 강하다. 대부분의 메뉴가 탭형식으로 되어있어 한 화면에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어느 메뉴가 어디에 들어있는지 익숙해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 수 없는 모양의 버튼들이 산개해 있고, 색깔이 바뀌지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으며, 원하는 버튼을 찾으려면 두세번의 클릭은 필수였다.
예를 들어 정보처에서 ‘초급 방첩술’을 연구하려면, 동서남북, 중앙으로 나눠진 맵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보처를 찾아 클릭한 후 나열되는 수많은 버튼 중 ‘초급 방첩술’을 찾아 클릭해야 한다. 상단메뉴를 이용하더라도 불편함은 비슷하다. 내정 탭에 마우스를 올리면 나오는 메뉴 중 ‘기술연구’ 버튼을 누르고, 새롭게 뜨는 팝업창에서 종합탭을 선택하면 나열되는 버튼 중 ‘초급 방첩술’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유저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사소하지 않다.
한 화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노출해야 하는 웹게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능도 끝났는데 메뉴 하나 익히자고 다시 펜을 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튜토리얼과 인터페이스가 게임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지만, 게임의 재미는 갖추고 있는 콘텐츠의 양과 질로 평가되는 것이 맞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무림제국’은 제법 괜찮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 하나하나에서 구색 맞추기 식의 허술함은 찾아볼 수 없고, 콘텐츠 간의 연계성도 탄탄하고, 개성도 뛰어난 편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전투는 ‘장수 시스템’, ‘정찰 시스템’, ‘거점 시스템’, ‘주둔지 방어 시스템’, ‘병력 수송 시스템’, ‘병과별 상성 시스템’, ‘전투 시 진형 시스템’ 등 수많은 콘텐츠의 집합체로 창과 방패를 든 병사만 없을 뿐 실제 전쟁의 묘리를 그대로 담고 있다. 상대의 정보를 빼내오고, 아군의 정보는 감추기 위한 ‘첩보원’ 눈치싸움, 빼내온 상대 정보를 바탕으로 상성을 고려한 장수 선택과 병종 배치, 병력의 체력과 공격력, 병력수를 고려한 선두, 후위 진형 배치, 공격이나 약탈, 주둔지방어, 증원 등 상황에 따른 공격형태 등 실제 전쟁에서나 있을법한 심리전과 전투지휘를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모두 구현해 놓은 것이다.
탄탄한 내실만큼 외형도 꾸밀 줄 아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무림제국’이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이다. 성실하고, 직업도 좋고, 돈도 많지만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루저가 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모든 게임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튜토리얼을 포함한 인터페이스 등의 부가적인 요소는 어느 정도 보완해 나갈 수 있는 반면, 해당 게임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메인 콘텐츠는 그것이 힘들다. 쉽게 고칠 수도, 보완하기도 힘들다는 의미다. 굳이 엔씨라는 배경을 빼고 보더라도 ‘무림제국’은 확실히 탄탄한 콘텐츠와 그에 따른 재미를 잘 갖추고 있었다. 어느 정도 행보가 순탄할 것이라 예상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단 국내 상륙 첫걸음에 성공한 ‘무림제국’에 박수를 보내며, 그 무한한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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