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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인정받을만한 웰메이드 작품(킹덤언더파이어 크루세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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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돌리기 전까지 전장에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혀버린다

「킹덤 언더 파이어 : 더 크루세이더즈(이하 KUFC)」를 한마디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전장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대를 지휘함에 있어 명령의 다양함과 그에 따른 부대원들의 구호, 실시간으로 편성, 행동 중인 적을 타격하기 위해 숨에 매복하는가 하면 직접 전투 속에 뛰어들어 적군을 제압해나간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탈것과 하늘을 나는 병력, 포병의 화력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제 3의 시선으로 지휘하고 관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쟁터의 한 가운데 서서 한명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헤쳐 나가기에 그 각별함은 더하다.

게이머의 분신인 주인공의 바로 옆에서 죽어가는 동료와 그들을 지키기 위해 선혈과 폭염 사이를 정신없이 헤집고 다니다보면 부지불식간에 KUFC에 몰입하고 있는 나 자신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 카메라 흔들림 모드를 켜놓으면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 신을 보는 듯한 앵글이 구현된다

▲ 부대들을 한곳에 집중시킨다면 한 화면에 200~300의 NPC가 벌이는 전투를 볼 수 있다

 

12개의 버튼을 모두 이용해야 하는 진행방식

KUFC는 게임 진행에 12개의 버튼을 이용한다. 좋은 의미로는 다양한 명령을 하달할 수 있어 자신만의 작전 전개가 가능해진다는 의미지만 역으로 기능키가 지나치게 많이 분할되어 있어 조작숙달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와도 이어진다.

간단한 미션을 진행할 때는 접근전투 중에 쓰이는 이동키, 방향키, A, B, X, Y의 6개 키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부대의 규모가 커지고 작전이 복잡해질수록 여러 종류의 기능키를 필수적으로 혼용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조작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아무리 액션 게임에 능숙한 게이머라도 기능키의 활용법을 손가락 끝에 익혀놓지 않는다면 협공이나 함정에 걸려 게임오버를 면할 수 없다.

부대전환, 진형 변형, 정찰병 운용, 함정 처리, 미니맵에서의 기능 지시 등 각 버튼의 기능과 그에 따른 활용법을 사전에 숙지해두는 것은 물론이고 미션 브리핑에서 부합되도록 부대들을 지휘하지 않고서는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컨트롤러라는 키의 수가 한정된 인터페이스를 쓰는 만큼 보다 인체공학적(?)인 키배치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기능을 게임 내에 적용하고 그것을 조작하게 하기 위해 조이패드의 모든 키를 이용하게 만든 것은 무리수가 아니었나 판단된다.

▲ 스킬 적용에 따라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니 시간과 노력의 절충점을 찾아 스킬 이용을 늘려주면 좋다

▲ 단순 이동과 공격을 위한 이동도 버튼 조작에 의해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많은 키조작을 요구한다


실전과 같은 부대편성, 자연 조건까지 고려해야 한다

KUFC는 전술 게임답게 30여개가 넘는 다양한 부대 형태가 존재하며 절대적으로 강한 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기마궁병조차도 접근한 창병에게 꼬치구이가 되는가 하면 스킬슬롯의 여분이 없어서 마법을 배우지 못하니 추가적인 변수를 창출할 수는 없다.

나쁘게 말한다면 아무리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정성을 기울인다 해도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군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 중창 부르짖었던 멀티 플레이어의 개념은 KUFC에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요소는 부대간의 우열 관계를 명확히 해 현실감을 높이고 부대 편성에 있어서 플레이어의 전술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최강 무적의 무대를 만들어서 휩쓸고 다니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겠지만, 자신만의 전략과 전술을 이용해 상대를 격파했을 때의 감동이 더 크지 않을까? KUFC처럼 전술이 중요한 게임이라면 더욱 말이다.

게임, 즉 전장의 현실감은 부대의 성격과 상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쟁터가 야전인 만큼 지형과 기후라는 요소가 빠질 수 없는데, 이 요소들이 단순히 3D에 의한 그래픽 효과가 아니라 전황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숲에서는 이동이 느려지고 화살에 의한 피해가 경감하는가 하면, 물가에서는 이동력 저하와 함께 기도비닉 효과가 아예 없어진다. 심지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접근전을 벌일 경우 공격력이 저하되고 장거리에서는 명중률이 저하될 정도. 또한 이런 요소가 게임 내의 전력에 큰 영향을 미쳐 지형지물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에 따라 전력이 배가 될 수도 절반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고대병법서에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지리가 KUFC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요소는 매우 훌륭한 시스템이다. 그 정도가 조금 지나치다 싶은 감도 없지 않으나, 총과 미사일을 이용하는 현대전이 아니라 검과 마법을 이용하는 다소 원시적인 전투 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자연스러움은 느끼기 힘들다.

▲ 부대를 편성 및 이동함에 있어서 지형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작전이 불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 부대장의 스킬에 따라 부대의 전직이 가능해진다. 특정 부대로만 전직시킨다면 전술적으로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게 되니 상호보완적인 부대들을 편성해야 한다

 


주인공만 강해서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말 그대로 주인공만 강해서는 절대 승리를 거둘 수 없다. KUFC는 주인공 외에 2명의 부관이 전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큰 편이며 부대원들의 전력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선 부관의 전투력이 약하다면 부관을 호출해서 도움을 받는 원호공격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한 부대원의 장비와 HP를 관리해주지 않으면 적의 부대와 전투가 시작됐을 때 병력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거듭되다 보면 주인공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고, 전국 타개를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면 주인공이 적군에게 포위되거나 작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주인공의 성장이 다소 더뎌지는 한이 있더라도 부관들과 부대원들의 전력을 정비해주는 여유를 갖아야만 한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액션 요소뿐만 아니라 전술과 부대 정비라는 포괄적인 부대운영까지 가능케 해 게이머들이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도록 유도해낸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이런 요소가 게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도록 밸런스를 적절하게 조절한 부분도 칭찬하고 싶다.

▲ 부관들의 원호공격은 강력할 뿐만 아니라 범위가 넓다. 게다가 2명의 원호공격을 동시에 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잘만 활용하면 한번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 경험치로 스킬을 올릴 때 무리하게 주인공만 레벨을 올리는 것보다 부관들의 레벨에도 신경을 써줘야 한다. 상대적으로 레벨이 높은 주인공의 레벨을 하나 올릴 정도의 경험치면 부관의 레벨을 두 개는 올릴 수 있다

 

아쉬운 타격감, 가치를 찾기 힘든 용병

본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액션게임일 경우 타격감이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리 큰 흠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검이 휘둘러지고 피 터지는 전투가 반복되다 보면 타격감은 게이머들에게 절대적인 손맛(?)과 몰입도를 준다.

KUFC에서 주인공들의 액션을 보고 있자면 이 게임이 전략을 기반으로 한 액션 게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문제는 이렇게 화려하고도 역동적인 액션 요소에 타격감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다는 것이다.

대단위 전투를 관리하다보면 미처 주인공의 타격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불평은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부대를 변경하다 순간순간 보이는 전투 장면은 약간 밋밋한 게 사실이다. 필자가 액션 요소를 너무 크게 기대하고 게임을 시작해서일까? KUFC의 전투 관리 시스템이 지나치게 훌륭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약간 부족한 타격감이 유달리 크게 부각되는 점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편 병참기지에 돌아오면 용병을 고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용병들이 전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당수의 미션은 투입되는 부대가 고정되어 있어 부관의 자리를 대신할 1명의 용병 외에는 용병이 전면적으로 활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나마 중반 이후에는 부관 자리가 비기 때문에 용병이 활약할 기회가 더욱 줄어들어 못내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타격감과 더불어 용병 시스템은 게임 자체의 퀄리티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게이머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역시 아쉬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드는 법이다. 다른 대부분의 요소가 다 좋다면 별 것 아닌 요소들이 실제보다 더 부각되어 옥의 티로 지적되는 법. 모든 수작(秀作)들이 그렇듯 KUFC 역시 이런 옥의 티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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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게임소개
Xbox로 즐기는 리얼타임 액션과 리얼타임 시뮬레이션이 합쳐진 세계. 국내 최초로 개발되고 있는 Xbox용 게임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는 2004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발...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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