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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를 위한 지루한 전투의 연속(열혈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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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인기 만화 ‘열혈강호’가 게임으로 등장했다. 원작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게임으로 제작되면 자칫 원작의 이미지를 흐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이 흘러나오기도 했는데... 과연 이 우려가 들어맞을지 아니면 단순한 기우였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너무나 훌륭한 오프닝
국내게임들의 오프닝중에서는 거의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화려한 CG가 게이머들을 충분히 매료시킨다. 오프닝을 본 순간 “돈이 안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정도 잘만든 오프닝이다.

일본 비디오게임의 화려한 오프닝을 보며 “우리나라는 언제 저 정도를 만드려나”라는 생각을 가져보곤 했는데 열혈강호의 오프닝은 국내 게임의 오프닝무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하고 싶을정도이다. 김정민의 주제가도 열혈강호의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곡으로 잘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열혈강호의 시작은 대단한 만족감을 준 것이다.
지루한 감이...
화려한 오프닝끝에 기대되는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하면 깔끔한 3D 그래픽이 펼쳐진다. 처음엔 수많은 음성과 재미난 대사, 필살기를 쓰는 재미가 쏠쏠한 전투에 어느정도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하다보면 어느새 ‘재미’는 ‘지루함’으로 바뀌어버린다. 처음에 대사스킵이 안되었던 것은 정말 큰 문제였다. 지금은 패치로 인해 대사스킵이 가능해졌지만 처음에 즐기던 게이머들은 고생(?)을 해야했다. 지금도 스킵이 그다지 빠르게 되는건 아니지만...

전투도 마찬가지이다. 콤보나 무공 등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지만 너무 전투가 잦으며 도망조차 갈 수 없다. 한마디로 싫은데 억지로 전투를 해야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투를 해서 적을 이겼을 경우 캐릭터가 굉장히 강해지고 뭔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보통 RPG가 가끔은 하기싫은 전투를 하더라도 경험치값을 얻는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지만 이 게임은 그것조차 없기 때문에 ‘지루함’을 뛰어넘어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전체적으로 원작의 재미있는 이벤트를 보기위해서 게임을 진행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묻어있다.


RPG의 생명력을 알고는 있는가?
이 게임은 도대체 무엇인가? 액션 RPG? 내가 볼땐 장르도 없는 어설픈 게임이다. 이벤트상에서 기본적으로 얻어지는 화룡도나 복마화령검도 좋지만 상점 등에서 검이나 장비 등을 사고 팔수는 없는 것일까? RPG의 기본적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물품의 매매, 새로운 장비 착용으로 인한 캐릭터의 강화와 성취감 등이 열혈강호에는 완전 배제되어 있다.

아이템도 적들을 물리치면 얻는 것이 고작. 구입하거나 팔거나 하는 상점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레벨개념도 마찬가지. RPG의 커다란 재미중의 하나가 레벨 업에 의한 캐릭터의 성장이며 그로 인한 성취감이다. 1성, 2성의 표시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형식일뿐. 게이머는 캐릭터가 강해진건지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전투시에도 내공을 소비하는 무공의 경우 강력한 데미지를 기대하게 되는데 화려한 무공끝에 적이 입는 데미지는 형편이 없다. 차라리 내공소모없이 연속기 몇방만 잘 넣으면 훨씬 많은 데미지를 입힐 수가 있다.

강력한 필살기에서 얻고자하는 높은 데미지의 성취감조차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화려한 무공을 써도 데미지는 형편이 없으니 맥이 빠진다. 도대체 RPG의 기본적인 생명력이 무엇인지 과연 알고는 있는걸까?

장점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열혈강호는 재미가 있다. 이벤트에서 성우들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지금까지 국내게임에 음성이 삽입되는 경우 어설픈 연기로 게임의 분위기를 다 망쳐놓곤 했는데 열혈강호는 성우들의 연기가 대단히 뛰어나고 재미있다. 가끔씩 성우들이 터뜨리는 코믹스러운 대사에 혼자서 피식피식 웃게끔 만들기도 한다. 무공을 쓰는 재미도 독특한 방식이며 쏠쏠하다. 또한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게임에 옮겨놓았다는 점도 칭찬할만한 점.
재밌지만 아쉬운...
열혈강호의 원작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엄청난 대사량과 음성, 화려한 CG 등은 확실히 칭찬해줄만한 요소이다. 그래픽도 아기자기 하고 연출효과도 좋으며 4등신 캐릭터도 귀엽게 잘 처리하였다. 하지만 게이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이머들은 다양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제작사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게이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하고 여러 가지 요소를 신경써야 한다.“원작의 재미에 힘입어 팬들이 따라올 것이다”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수많은 만화 원작을 가진 게임들이 발매되었지만 절반 이상이 실패를 했다. 물론 원작의 기본적인 팬층이 두텁기 때문에 판매량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게임은 원작의 인기만을 믿고 참신한 요소없이 발매하여 많은 비평을 받았다는 이야기이다. 원작의 재미를 살리는 것에만 신경쓰지 않고 원작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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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롤플레잉
제작사
게임소개
롤플레잉에서의 복수의 동료들로 구성되는 파티 개념과 무공, 기술 등의 숙련 및 성장을 통한 캐릭터 성장 개념이 고스란히 도입되었고, 재미있고 완서도 높은 스토리 진행을 위해 어드벤쳐에서의 간결한 키워드 진행 방식...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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