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만 요란하지 않다
빈 수레를 끌고 가면 아주 덜컹거린다.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아주 요란하기만 하다. 그러나 빈 수레만 요란하지는 않다. 수레 안에 아주 꽉 찬 것이 들어있으면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은 그걸 광고하려고 한다. 그래서 꽉 찬 수레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대를 이끌 게임이라며 모든 게임 관련 종사자들과 일반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던 디아블로 2가 마침내 요란한 광고를 끝마치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게임에 대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었지만 발매 후에는 요란한 만큼 대단하다는 평가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전작의 화려함을 등에 업었기 때문에? 물론 그렇기도 하다. 전작의 명성 덕에 국내에서 초판 10만장 매진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세우고 전 세계에서는 아주 손쉽게 100만장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평가는 단지 판매량 가지고 평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게임이 대작으로써 그럴만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판매량이 아닌 실제 게임의 높은 완성도에 있는 것이다.
빈약한 시나리오의 강화, 이젠 롤플레잉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디아블로 1이 나왔을 때 농담삼아 이 게임은 롤플레잉이 아니라 액션이라고 우겼던 적이 있다. 지하로 내려가 악마의 왕인 디아블로를 죽이는 단방향적인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퀘스트도 별 생각없이 진행하다 보면 클리어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주장은 필자 이외에도 많은 게이머들의 논쟁거리였다. 롤플레잉의 탈을 쓴 액션 게임인 디아블로.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은 아마 이런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디아블로 2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생겼다. 지난번처럼 롤플레잉의 탈을 쓴 액션 게임이란 평가를 하기엔 롤플레잉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시나리오 부분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화려한 오프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각 액트마다 연결되어 있고 마지막에는 화려한 반전과 함께 다음 편을 예감할 수 있는 동영상이 이어진다. 그리고 게임 상에서 등장하는 각 NPC들의 대화에서 짐작하게 되는 하나의 큰 시나리오는 전작의 단순한 진행에서 벗어나 내용을 즐기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시나리오의 강화는 전작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액션 위주의 단순한 내용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그래서 이 게임은 롤플레잉이란 장르가 확실히 들어갈 수 있는 게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 캐릭은 나의 것. 캐릭터의 성장을 스스로 결정한다
지난 디아블로 1에서 도입했던 각 캐릭터의 성장 관련 능력치 배분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등장했다. 그러나 여기에 스킬이라는 개념이 새로이 추가됐다. 이 스킬의 개념은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이 개념의 도입으로 캐릭터 성장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법이 좀 더 다양하게 되었다.
1편의 경우 단지 능력치 배분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켰던 반면 2탄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스킬을 부여해 각 캐릭터의 능력을 세분화 시켰다. 그래서 캐릭터는 실제 이 스킬을 어떻게 키우는가에 따라서 같은 레벨의 캐릭터라고 해도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멀티플레이용 캐릭터로 평가받는 팔라딘은 주로 키우는 스킬에 따라 그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만약 스킬 포인트를 공격 스킬 위주에 투자한다면 바바리안과 같은 전사로서 성장하게 되고 파티의 능력을 올려주는 오로라 위주의 성장을 한다면 전사라고 여기기보다는 일반 롤플레잉 게임에서 나오는 성직자에 가까운 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
아이템 모으는 재미가 있다
디아블로의 가장 큰 재미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대답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답은 역시 `아이템 모으는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 따라서 랜덤하게 생성되는 아이템들은 게이머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템의 등장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에 비해서 좀 더 좋은 아이템을 얻었을 때 게이머는 거기에서 큰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게다가 디아블로 2는 캐릭터의 기본 능력 이외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캐릭터의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같은 레벨의 캐릭터라 하더라도 어떠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그 능력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좀 더 강한 캐릭터를 위해 좀 더 좋은 아이템을 원한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템 모으기에 빠져 디아블로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대형 제작사와 유통회사는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는다?
디아블로 2를 정품으로 구입한 게이머중 디아블로 2에 대해서 모든 것을 만족하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게임에 대해서야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그러나 그 이외에 대한 부분에서는 그 평가는 전혀 달라진다.
정품 사용자의 유일한 특권인 배틀넷 서비스를 제외한다면 정품으로 게임을 구입하나 불법 복제물인 백업 CD로 게임을 구입하나 그리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부실한 패키지와 고객 지원 그리고 제작사의 무성의한 배틀넷 서비스 정책 등. 일류 제작사와 일류 유통회사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게이머들을 화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모습에서는 게이머를 생각한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다. 오히려 `게이머들은 우리의 게임을 사지 않고는 버틸 수 없으니까 우리 마음대로 하겠다` 라는 감정적인 느낌까지 떠오른다.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이 잘못됐을까?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느낌은 모두 제작사와 유통사측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게임. 그러나 그 뒷편엔 씁쓸함이 느껴진다
게임을 즐기면서는 그 화려한 모습만을 느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이란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수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에서 나와 온라인을 돌아다니며 다른 게이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배틀넷에 접속했을 때야 비로소 그 뒷편의 씁쓸함을 느끼게 됐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이란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디아블로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게이머가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발매전에 했어야 할 그 부분은 이미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이젠 `이렇게 되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게이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제작사와 유통사가 되고 자신들의 일에 대해서 완벽한 책임을 지는 모습에 대한 생각이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것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디아블로 2는 게임으로서 완벽에 가깝게 도달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다. 그러나 그렇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번 평가를 하고 싶다. 그리고 그 때에는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변화한 모습을 보고 싶다.
빈 수레를 끌고 가면 아주 덜컹거린다.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아주 요란하기만 하다. 그러나 빈 수레만 요란하지는 않다. 수레 안에 아주 꽉 찬 것이 들어있으면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은 그걸 광고하려고 한다. 그래서 꽉 찬 수레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대를 이끌 게임이라며 모든 게임 관련 종사자들과 일반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던 디아블로 2가 마침내 요란한 광고를 끝마치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게임에 대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었지만 발매 후에는 요란한 만큼 대단하다는 평가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전작의 화려함을 등에 업었기 때문에? 물론 그렇기도 하다. 전작의 명성 덕에 국내에서 초판 10만장 매진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세우고 전 세계에서는 아주 손쉽게 100만장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평가는 단지 판매량 가지고 평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게임이 대작으로써 그럴만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판매량이 아닌 실제 게임의 높은 완성도에 있는 것이다.
빈약한 시나리오의 강화, 이젠 롤플레잉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디아블로 1이 나왔을 때 농담삼아 이 게임은 롤플레잉이 아니라 액션이라고 우겼던 적이 있다. 지하로 내려가 악마의 왕인 디아블로를 죽이는 단방향적인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퀘스트도 별 생각없이 진행하다 보면 클리어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주장은 필자 이외에도 많은 게이머들의 논쟁거리였다. 롤플레잉의 탈을 쓴 액션 게임인 디아블로.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은 아마 이런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디아블로 2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생겼다. 지난번처럼 롤플레잉의 탈을 쓴 액션 게임이란 평가를 하기엔 롤플레잉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시나리오 부분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화려한 오프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각 액트마다 연결되어 있고 마지막에는 화려한 반전과 함께 다음 편을 예감할 수 있는 동영상이 이어진다. 그리고 게임 상에서 등장하는 각 NPC들의 대화에서 짐작하게 되는 하나의 큰 시나리오는 전작의 단순한 진행에서 벗어나 내용을 즐기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시나리오의 강화는 전작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액션 위주의 단순한 내용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그래서 이 게임은 롤플레잉이란 장르가 확실히 들어갈 수 있는 게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 캐릭은 나의 것. 캐릭터의 성장을 스스로 결정한다
지난 디아블로 1에서 도입했던 각 캐릭터의 성장 관련 능력치 배분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등장했다. 그러나 여기에 스킬이라는 개념이 새로이 추가됐다. 이 스킬의 개념은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이 개념의 도입으로 캐릭터 성장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법이 좀 더 다양하게 되었다.
1편의 경우 단지 능력치 배분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켰던 반면 2탄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스킬을 부여해 각 캐릭터의 능력을 세분화 시켰다. 그래서 캐릭터는 실제 이 스킬을 어떻게 키우는가에 따라서 같은 레벨의 캐릭터라고 해도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멀티플레이용 캐릭터로 평가받는 팔라딘은 주로 키우는 스킬에 따라 그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만약 스킬 포인트를 공격 스킬 위주에 투자한다면 바바리안과 같은 전사로서 성장하게 되고 파티의 능력을 올려주는 오로라 위주의 성장을 한다면 전사라고 여기기보다는 일반 롤플레잉 게임에서 나오는 성직자에 가까운 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
아이템 모으는 재미가 있다
디아블로의 가장 큰 재미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대답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답은 역시 `아이템 모으는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 따라서 랜덤하게 생성되는 아이템들은 게이머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템의 등장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에 비해서 좀 더 좋은 아이템을 얻었을 때 게이머는 거기에서 큰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게다가 디아블로 2는 캐릭터의 기본 능력 이외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캐릭터의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같은 레벨의 캐릭터라 하더라도 어떠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그 능력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좀 더 강한 캐릭터를 위해 좀 더 좋은 아이템을 원한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템 모으기에 빠져 디아블로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대형 제작사와 유통회사는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는다?
디아블로 2를 정품으로 구입한 게이머중 디아블로 2에 대해서 모든 것을 만족하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게임에 대해서야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그러나 그 이외에 대한 부분에서는 그 평가는 전혀 달라진다.
정품 사용자의 유일한 특권인 배틀넷 서비스를 제외한다면 정품으로 게임을 구입하나 불법 복제물인 백업 CD로 게임을 구입하나 그리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부실한 패키지와 고객 지원 그리고 제작사의 무성의한 배틀넷 서비스 정책 등. 일류 제작사와 일류 유통회사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게이머들을 화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모습에서는 게이머를 생각한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다. 오히려 `게이머들은 우리의 게임을 사지 않고는 버틸 수 없으니까 우리 마음대로 하겠다` 라는 감정적인 느낌까지 떠오른다.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이 잘못됐을까?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느낌은 모두 제작사와 유통사측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게임. 그러나 그 뒷편엔 씁쓸함이 느껴진다
게임을 즐기면서는 그 화려한 모습만을 느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이란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수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에서 나와 온라인을 돌아다니며 다른 게이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배틀넷에 접속했을 때야 비로소 그 뒷편의 씁쓸함을 느끼게 됐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이란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디아블로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게이머가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발매전에 했어야 할 그 부분은 이미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이젠 `이렇게 되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게이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제작사와 유통사가 되고 자신들의 일에 대해서 완벽한 책임을 지는 모습에 대한 생각이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것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디아블로 2는 게임으로서 완벽에 가깝게 도달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다. 그러나 그렇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번 평가를 하고 싶다. 그리고 그 때에는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변화한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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