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막을 내린 게임스컴 2016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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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특징을 가져야 한다. 이는 게임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특히 게임의 경우 글로벌화가 가속되고, 온라인 스트리밍이 발달해 현장에 가지 않아도 주요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즉, 열리는 지역은 제각각이지만 모든 게임쇼가 글로벌을 대상으로 행사를 기획 중이다. 그렇다면 다른 전시회와 차별을 둘 수 있는 부분은 행사 내용 그 자체에 있다.
올해에도 주요 게임쇼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이 중 주요 행사는 3개로 압축된다. 6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E3, 중국 상하이에서 7월에 개최된 차이나조이, 그리고 지난 8월 21일 막을 내린 유럽 게임쇼 게임스컴이 있었다. 세 게임쇼는 약 한 달 간격으로 열렸지만 각기 다른 방향성을 앞세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을 드러냈다. 여기에 각각 집중하는 분야가 달라 게임쇼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매불망 기다렸던 최신 게임의 정보는 이곳에서... 'E3 2016'
▲ MS와 소니의 맞대결은 E3 최대 이슈였다
E3의 가장 큰 특징은 ‘이슈’ 그 자체다. E3 현장에서는 게임업계 및 미디어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이슈가 끊임 없이 쏟아졌다. 우선 MS는 자사의 게임 콘솔 Xbox One이 시장에서 PS4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에 절치부심이라도 하듯 신형 Xbox 2종을 동시에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대로 소니는 ‘갓 오브 워’, ‘스파이더맨’, ‘바이오 하자드 7’, 코지마 히데오의 신작 ‘데스 스트랜딩’ 등 PS4로 출시되는 신규 타이틀을 앞세워 ‘게임 강자’ 이미지를 굳히는데 집중했다.
사실 3월에도 미국에서 국제 게임 컨퍼런스 ‘GDC’가 열리고 있지만 이 행사는 개발자를 겨냥한 행사이며, 게임을 제작하며 겪은 경험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E3는 개발자보다는 게임 시장에 초점을 맞춰 오랜 시간 준비해온 기대작을 미디어와 게임업계, 게이머들에게 공개하며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E3 2016 방문객은 7만 명이지만 온라인 방송으로 현장을 지켜본 누적 시청자는 4,2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소식이 궁금한 사람들이 이목을 끄는데 성공한 것이다.
수출 성과가 4억 달러에 달하는 '차이나조이 2016'
▲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열린 '리니지 2: 혈맹' 출시 행사 (사진제공: 스네일게임즈)
미국 E3와 함께 세계 최대 게임쇼로 꼽히는 차이나조이의 핵심은 사업이다. 특히 차이나조이에 나가는 외국 게임사의 주 목적은 수출이다. 올해 차이나조이에는 사업을 목적으로 한 B2B에 게임사 400곳이 참여했으며, 출품된 게임 수는 3,500여 종에 달한다. 실제로 중국 게임사 스네일게임즈가 만든 모바일게임 ‘리니지 2: 천명’은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출시 행사를 가졌으며,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2’, ‘이카루스’ 등 대표 IP 둘을 앞세워 사업 진행을 목적으로 차이나조이에 B2B 부스를 차리기도 했다.
실제로 차이나조이 2016 B2B에는 6만 명 이상이 방문했는데 30,000여 명에 그친 올해 게임스컴과 비교하면 2배 많은 수치다. 여기에 수출 상담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사업을 목적으로 한 B2B의 주요 성과는 얼마나 많은 수출 상담액을 기록했느냐가 중요하게 떠오른다. 차이나조이 2015년의 경우 수출 상담액이 3억 5,000만 달러(한화로 약 3,998억 원)에 그쳤으나 올해 성과는 주최 측 추산 4억 달러(한화로 약 4,50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B2B에 쏠린 관심이 높다 보니 주최 측은 2015년 11월부터 올해 B2B 부스 사전 할인판매를 시작하며 기업 참여를 독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대작을 직접 체험하는 쾌적한 공간 '게임스컴 2016'
▲ 엄청난 규모의 시연 부스가 자리한 게임스컴
8월을 장식한 독일 게임스컴의 핵심은 ‘체험’이다. 게임스컴이 열리는 쾰른 메세는 넓고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진 구조가 특징인데 주최 측은 이를 영리하게 활용했다. 전시관의 11개 홀을 모두 사용했으며 이 중 6관부터 11관까지, 5관을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B2C 공간으로 활용해 참가자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기에 기대작의 경우 100대 이상의 넓은 시연 공간과 함께 게임을 테마로 꾸민 식당이나 관련 상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해 말 그대로 게임에 푹 빠진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부스를 꾸몄다.
실제로 게임스컴 2016은 이목을 집중시킬 새로운 이슈도 없는데다가 테러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다 방문자를 기록했던 작년과 동일한 34만 5,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기록됐다. 2015년보다 대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깜짝 놀랄만한 소식은 없지만 게임을 즐기는 자체에 초점을 맞춘 체험 중심 게임쇼로 거듭나며 게임스컴은 남다른 두각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넥슨, 넷마블, 룽투코리아… 올해 지스타의 특징은?
▲ 지스타 2015 당시 현장
앞서 말했듯이 게임을 넘어 게임쇼도 글로벌 경쟁 시대다. 미디어가 혹할만한 이슈로 무장한 E3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업계 종사자들을 불러들인 차이나조이, 넓고 쾌적한 공간을 활용해 체험에 집중한 게임스컴. 세 게임쇼 모두 개성이 살아 있는 방향성으로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의 눈길을 끌며 준수한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 시점에서 생각해볼 점은 한국 대표 게임쇼, 지스타는 무엇을 특징으로 내세울 것인가다. 지스타는 작년의 경우 모바일을 중심으로 VR, 콘솔, e스포츠 등 여러 분야를 총망라한 다양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다양성은 지스타만의 특징이 아니다. 당장 9월에 개막을 앞둔 ‘도쿄게임쇼 2016’ 역시 다양함을 메인으로 앞세웠으며 차이나조이 현장에서는 각종 기기를 모아둔 e스마트관이 운영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한국e스포츠협회가 주최하는 ‘스타 2’ 프로리그 결승전이 열리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 플랫폼이 시대 흐름에 따라 점점 다양해지며 게임쇼 역시 업계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지스타 역시 ‘다양성’은 기본으로 하되 다른 게임쇼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 있는 내용을 앞세워야 한다. 지스타 2016에는 400부스 규모로 출전하는 넥슨과 모바일 전환 후 4년 만에 출전을 결정한 넷마블게임즈, 첫 출전을 앞둔 룽투코리아 등이 나선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스타가 기존에 볼 수 없던 독창적인 매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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