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그래픽은 평가, 논의되지 되지 않습니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지만 싫으면 왜 싫은지 말이 없죠.”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테라’를 개발하고 있는 아트팀장 황철웅AD가 입을 열었다. 그는 지스타 셋째날(28일) 벡스코에서 개최한 테라 유저들을 위한 ‘유저 컨퍼런스’ 2부 섹션에서 ‘게임 아트디렉팅의 실제와 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대에 섰다. 이날 강연에서는 일반유저들이 궁금했던 ‘게임 아트디렉터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현재 개발중인 ‘테라’에 대해서 아트디렉션 과정에서 새롭게 시도되었던 것, 아트디렉터가 했야했던 일, 한국 MMORPG 아트디렉터의 미래 등 일반적인 강연에서 쉽게 보고 듣지 못했던 현실과 이상에 대한 관점에 대해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눠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게임 그래픽은 무엇인가? 황철웅AD는 ‘게임 그래픽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물음에 대해 게임이 가지는 게임성을 실체화된 모습으로 보여주는 요소. 혹은 게임 아티스트가 가진 고유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픽 부분은 게임 구성요소 중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부분이며 이제는 게임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시장규모가 확장된 만큼 탑 클래스에 도달하기 위한 허들도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라를 만들 당시 아트팀의 개발비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준비된 자료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며 "우리게임은 미남, 미녀만 나오는 게임이 되지 않았으면 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스타일이 좋지 않을까?", 디테일만 화려한 식상한 캐릭터 보다는 전체적인 양감과 질감이 확실한 캐릭터가 좋아", "종족의 성격이 확실하게 구분되었으면 좋겠어"등 개발팀에서 직접 나눴던 대화를 설명하며 강연의 분위기를 좀더 현실감 있게 이끌었다.
클론의 역습을 막는 캐릭터 코스튬 커스터마이징과 코스츔에 대해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개발된 버전으로 커스터마이징은 약12종 이상, 방어구는 레벨대별로 17종이상이 준비되어 있으며, 종족별 특징을 확연히 구분되도록 만들어 개성 넘치는 커스터마이징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게임은 아무리 개수를 늘려도 결국 예쁘고 멋있는 캐릭터만 고르는 유저들이 많기 때문에 클론현상은 피할 수 없지만 테라는 종족별 특징이 확연하고 같은 종족 내에서도 뿔이나 악세서리등 캐릭터 특징을 부각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면서도 개성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많이 담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캐릭터들이 뛰어다니는 월드는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그가 밝힌 ‘테라’ 월드 맵의 크기는 가로 18.4Km, 세로 13.5Km로 서울의 2/3사이즈라고 한다. 단순히 지역이 넓고 크다는 것이 장점이 아니라 보이는 지역 모두를 가볼 수 있으며 지역마다 독특한 컨셉이 있어 유저들이 지역을 옮길 때마다 기후변화나 지형적인 특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케일에 따른 최적화는 어떻게? MMORPG의 평가 잣대중 스케일은 썩 좋은 척도가 아니다. 스케일로 치자면 05년 런칭했던 다크앤라이트(이하 DnL)가 압도적이다. ‘DnL’은 런칭 당시 한서버에 5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과 와우 1000배가 넘는 월드크기(4만km)를 강조했었다. 하지만, 넓고 넓은 월드엔 콘텐츠도 없었고 유저도 없었다. ‘테라’ 역시 스케일로 따지면 국내에서는 압도적이지만 그에 따른 최적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황철웅AD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트리밍 로딩’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보이는 곳 이외에는 데이터를 로드하지 않게 만들어 자신이 이동하면서 보는 곳만 화면과 데이터가 출력되는 기법이다. 이미지에 보이는 ‘벨리카’ 지역은 100만 폴리곤 이상 들어간 초대형 도시로 웅장함을 연출하기 위해 그래픽 트릭을 쓴 게 아닌,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이동할 수 있고 장소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언급된 `테라`의 개발비용은 320억이다. 이정도 스케일의 게임의 개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인력도 문제지만 그 인력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블루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웃소싱 매니지먼트’ 형식을 택해 세계 곳곳에 외주 형식으로 제작을 의뢰했다. 황철웅 AD는 이렇게 ‘병렬형태의 제작방식은 순간적으로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매우 탁월하지만, 그에 따른 체계화된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MMORPG 아트디렉터의 미래에 대해 게임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며 수년 안에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한국의 아트디렉터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야에 걸쳐 중국의 도전을 피할 수 없고 이는 아트쪽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또한, `테라` 다음 세대 플래그쉽 MMORPG는 개발비가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블리자드에서 만드는 차세대 MMORPG에 투자된 비용은 1,30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중 2/3의 비용이 아트디렉터에게 사용되는 만큼 게임 개발 실패 리스크 중에서 아트의 비중이 점차 확대 될 것임을 점쳤다. 그는 끝으로 아트디렉터의 영역이 확장되고 역할도 커졌지만 그만큼 리스크에 따른 책임도 뒷따른다며 뛰어난 아트디렉터가 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에 열중하며 역량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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