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중국 최강을 가리는 마지막 관문, 로얄 클럽 vs OMG

중국 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이 롤드컵 준결승에서 만났다. 중국의 새로운 왕이라 불리던 EDG를 쓰러트린 로얄 클럽과 한국의 나진 쉴드를 3:0으로 침묵시킨 OMG의 대결이다. 중국 최강팀을 결정하는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로얄 클럽은 한국인 용병의 높은 기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팀이다. 당초 자국 리그에서 신예 EDG에 밀려 입지를 잃어가던 로얄 클럽은 한국인 선수 인섹과 제로를 영입한 뒤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로얄 클럽의 주요 전략은 원거리딜러 우지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지만, 인섹과 제로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지도 없었을 것이다.

우지는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과한 공격성으로 종종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서포터 제로의 전담 마크와 정글러 인섹의 지속적인 도움 덕분에 공격적인 플레이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우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는 우지의 라이벌이자 '2014시즌 세계 최고의 원거리딜러'로 선정된 EDG의 나메이가 적의 집중 포화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이에 대하여 우지는 8강전 직후 인터뷰에서 '로얄클럽의 전략은 팀원들이 내가 잘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구조라 생각한다. 4강이나 결승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주역으로 활약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초부터 OMG는 중국 전통의 강자인 로얄 클럽이나 떠오르는 신성 EDG에 비해 약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별리그에서도 그간 저평가 받아온 북미팀들이 대두되고 유럽의 강호들이 줄줄히 격침되는 가운데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치는 세계의 강자들에게 OMG의 공격일변도 전략은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일(월) 한국 대표팀인 나진 쉴드를 그야말로 압살하면서 OMG에 대한 평가가 반전됐다. 이날 경기에서 OMG는 기존의 투박한 공격성이 아닌 나진 쉴드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팀의 견인력을 책임지는 탑라이너 고고잉과 미드라이너 쿨은 라인전 단계에서 쉴드의 세이브와 꿍을 완전히 몰아붙이기도 했다.

OMG는 그간 북미와 유럽팀들이 만들어내는 격류 속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다. 한국과 중국을 더이상 양대 리그로 묶어서 볼 수 없으며, 2위 지역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만들어낸 것도 OMG다. 이제 나진 쉴드를 꺾고 오명을 씻어낸 OMG가 자신들의 힘으로 중국 최강에 오름은 물론, 자국 리그를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