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섬머] 나진 쉴드, 급성장한 KT 애로우와 8강에서 결전

2014 롤챔스 섬머가 한 달여 간의 치열했던 16강 일정을 모두 마치고 8강전에 돌입했다. 8강 첫 경기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KT 애로우와 형제팀 소드의 도움으로 간신히 진출에 성공한 나진 쉴드의 대결이다. 기세의 차이는 있지만, 전력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 팀의 승부에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 애로우는 16강 D조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다. 2승 가운데 하나는 지난 대회 4위 CJ 블레이즈에게 거둔 것으로, 이 패배의 영향으로 CJ 블레이즈는 조별 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KT 애로우는 지난 시즌 CJ 블레이즈에게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었기에 과거를 설욕하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KT 애로우의 이 같은 반등은 완숙해진 운영 능력 덕분이다. 지난 시즌 선수들의 기량이 정점에 올라 '피지컬의 애로우'라는 얘기까지 들었지만, 결국 경기 운영에서 허점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즉, 기존의 장점인 개인기를 유지하면서 전략적인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운영의 블레이즈'를 상대로 오히려 한 발 앞서 맵을 장악, 승기를 잡아챈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반적인 선수 연령대가 높지 않은 롤챔스 리그에서도 KT 애로우는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팀에 속한다. 그만큼 선수들의 피지컬이 좋고 잠재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KT 애로우는 창단 이래 매 시즌 점점 더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 이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섭렵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우승을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에 맞서는 나진 쉴드는 16강 B조에서 힘겨운 일정을 소화했다. B조는 나진 형제팀과 KT 불리츠, 그리고 '진에어의 반란'을 주도한 진에어 팰컨스가 속한 쉽게 진출팀을 예상하지 못한 조다. 실제로 B조 진출팀과 탈락팀의 승점 차가 불과 1점일 정도로 그 어느 조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바 있다.

이 와중에 나진 쉴드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답게 단 1패도 하지 않았지만, 승리를 거두는데도 실패해 3무로 자력 진출이 좌절되었다. 다행히 형제팀 소드가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진에어 팰컨스에게 승리하면서 가까스로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결국, 나진 형제팀의 동반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나진 쉴드의 전력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은 상황이다.

나진 쉴드가 이처럼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핵심 선수들의 부진이다. 쉴드의 탑 라이너 세이브와 미드 라이너 꿍은 이전부터 좁은 챔피언 선택폭이 약점이었는데, 지난 대회 이후 이들이 잘 다루는 챔피언이 모두 하향 조정되면서 전력 약화로 이어진 것이다. 그나마 세이브의 '쉬바나'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상대 팀에서 금지하기 일쑤고, 자신의 주 챔피언인 '르블랑', '니달리'가 하향된 꿍은 전혀 활약을 못 하고 있다.

이번 롤챔스 섬머는 창단 이래 한 번도 롤챔스 8강 진출에 실패해본 적이 없는 CJ 형제팀이 조별리그 동반 탈락을 할 만큼 이변이 많은 대회다. CJ와 함께 롤챔스 초창기부터 이름을 날린 나진도 얼마든지 이러한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나날이 전력이 상승하고 있는 KT 애로우에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나진 쉴드만의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