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보레 레이싱팀 김진표 선수의 '히트더로드' 소개 영상
“비주류 장르요? 아직까진 그럴지 몰라도 앞으로는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최근 공개한 레이싱게임 ‘히트더로드’의 개발 총괄을 맡은 엠플레닛의 박재오 PM이 국내 레이싱게임 장르를 가리킨 말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유독 MMORPG 장르가 확고하게 자리 잡아 왔다. 거기다 AOS 장르가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FPS는 꾸준히 지지층을, 스포츠는 급부상하고 있는 형세로 사실 나머지 장르는 비주류 아니 비인기 장르로 치부되고 있다.
다들 가망 없다, 힘든데 왜 하나라고 안쓰러운 눈길을 보낼 때 보란 듯이 성공까지는 아니어도 동시 접속자 1만 명이라는 이렇다 할 성과는 어느 정도 달성했으니 박 PM으로서는 레이싱게임의 가능성을 엿 본 셈이고 그래서 희망을 품게 됐다고.
22일, 개발사 엠플레닛이 들어선 건물의 한 쪽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 PM은 ‘히트더로드’ 아니 레이싱게임 그 자체에 대해 열변을 토해냈다.
▲ 엠플레닛의 박재오 PM
박 PM은 처음부터 잘 되리라는 보장도, 확신도 있었던 건 아니라고 말했다. 32명에 이르는 개발자들을 이끌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결심만 하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레이싱게임 개발 4년 차에 다가섰고 그 와중에 ‘히트더로드’의 출현은 좋게 말하면 도전이고 지극히 개인적으로 얘기하면 욕심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마케팅 업체와 교육 사업, 결제 시스템 개발 더 거슬러 올라가 PC방 사장님 소리까지 들어봤던 박PM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천상 게임에 열광하는 한 명의 평범한 게이머다. 특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니셜D’, ‘니드포스피드’ 등의 묵직한 레이싱게임을 비롯해 ‘카트라이더’와 같은 캐주얼 레이싱게임까지 대부분의 레이싱게임을 해왔고 또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엠플레닛에 입사해 개발 PM까지 맡게 된 계기는 레이싱게임에 열광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PC방 운영 당시 FPS에서 푹 빠져 있던 그는 길드를 개설했고 거기서 함께 게임 하던 길드원 중 한 명이 엠플레닛의 김형민 대표였다. 이런 인연을 계기로 개발자의 길에 올랐고 그렇게 '시티레이서'를 시작으로 '히트더로드'에 이르렀다.
▲ 엠플레닛의 또 다른 레이싱게임 '시티레이서'
“처음 시티레이서를 맡았을 때 많은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당시에 업데이트도 1년에 4, 5회 하고 이용자도 많이 복귀했죠. 그런데 시티레이서가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넣고 싶은 기능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게임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터라 자신이 맡은 게임에 대한 욕심도 남달랐다. 그러나 사람이 아닌 기술의 한계는 욕심이나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개발자들과 의기투합한 끝에 새로운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여기서 의아한 부분은 또 레이싱게임 개발이었다. 분명 레이싱게임을 또 개발한다는 시도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에게는 시티레이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과 함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네, 그렇죠. 저는 레이싱게임을 좋아하지만, 주변만 봐도 레이싱게임이 대중적인 장르가 되기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어요. 다만, 또 한 번 레이싱게임 개발을 고집하게 된 건 개발자로 들어서기 전 경험했던 일들 때문인 부분도 있어요”
게임 개발 전 마케팅과 교육 사업 등의 일을 하면서 그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나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 와중에 느낀 건 서로가 이해관계에 있어서 조금만 양보한다면 결코 비주류 장르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모터쇼 등 각종 자동차와 관련된 행사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보단 사업적인 목적에 치중하다 보니 일반 대중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 박재오 PM의 새로운 도전작, 리얼 레이싱게임 '히트더로드'
박 PM은 개발자가 되어 이를 역으로 게임에서 풀어보고자 했고, 그 시작은 ‘히트더로드’가 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작한 건 아니다. 시티레이서 누적 회원 수는 총 550만 명, 지난 10년 동안 이 레이싱게임을 거쳐 간 이용자는 국내 인구수 대비로 따지면 10명 중 1명꼴이다. 이러한 수치만 봤을 때 분명 레이싱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는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관심에 비해 많은 사람이 레이싱게임을 직접 찾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 PM이 서두에 던진 앞으로 달라질 거라는 희망은 어디서 찾고 있는 것일까? 그는 MMORPG, FPS, 액션들만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장르를 찾는 게이머들이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우선, 현재 게이머들이 새로운 요소에 갈증이 있다고 봅니다. 단적인 예로 주류 장르로 형성된 게임시장에서 스포츠 장르의 인기가 확산하고 이를 반영하듯 다양한 스포츠 게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 그것이죠”
축구나 야구 등 대중적인 스포츠가 접근하기 쉽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지만, 박 PM은 이러한 현상은 분명 게이머들의 새로운 장르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레이싱게임인 ‘히트더로드’는 스포츠 장르보다 접근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현재 즐기고 있는 게이머 중 많은 수가 ‘히트더로드’를 통해 레이싱게임을 처음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 개발사 크라이테리온의 유명 레이싱게임 '니드포스피드'
추가로 외국은 레이싱게임 붐이 일어난 것처럼 많은 레이싱게임(니드포스피드 시리즈, 포르자 호라이즌, F1 2012, 리플빅플래닛 카팅, 그란투리스모, 더트3 등)이 나오고 있다. 박 PM은 이러한 현상이 당장은 아니지만 이르면 내년 정도 국내에도 충분히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이 ‘히트더로드’ 더 나아가 레이싱게임의 긍정적인 성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히트더로드’, 레이싱게임의 선구자가 되고 싶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등에 업고 국내에서 레이싱게임이 비주류 장르에서 벗어나는데 ‘히트더로드’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성장은 쉽게, 플레이는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어요. 우선 그런 방향에 맞춰 히트더로드는 체이싱을 핵심 요소로 하고 카트라이더와 같은 운전의 재미와 실사 비주얼을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이미 그 첫 번째 시도로 박 PM은 ‘히트더로드’에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물론 게이머들이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며, 이제 시작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는 게 그의 당부다.
▲ 성장은 쉽게, 플레이는 다양하게 라는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 '히트더로드'
RPG로 치면 최고 레벨에 해당하는 6티어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 평균 2~3시간 플레이했을 때 보름 정도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콘텐츠별로 각기 다른 보상을 제공해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도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여 최종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떼거지 체이싱’(그의 표현을 빌리자면)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잡한 도로와 모드를 모두 이용하다 보면 혼란스럽고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어 게이머가 원하는 모드만 이용해도 6티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도 쉬운 성장을 위한 장치다.
“사실 히트더로드가 친절한 상태(튜토리얼의 미완성)가 아니라서 이용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요소들이 많이 들어간 상황이에요. (웃음) 최대한 이용자들이 쉽고 편하게 모든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려고 합니다”
박 PM은 이처럼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는 ‘히트더로드’를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권한다는 말도 전했다. 초창기 타겟은 20대 초반에서 30대까지 자신만의 차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설정했지만 시티레이서부터 레이싱게임을 다뤄온 경험에 비췄을 때 나이는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번은 70대 이용자가 있어 계정 도용인 줄 알고 블록을 했는데 개발사까지 직접 찾아오신 연로하신 분도 계셨어요. 깜짝 놀랐었죠. 히트더로드는 그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레이싱게임의 선구자가 되기 위해 질주하는 '히트더로드'
그는 개발자들에게도 한마디 전했다.
“제가 다혈질이에요. 머뭇거리는 걸 안 좋아해서 아마 개발자들이 힘들었을 텐데, 다 같이 레이싱게임을 좋아해서 함께 해왔던 만큼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주길 바랍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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