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와 그래픽카드는 게이밍 PC 성능에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실제로 게임용으로 PC를 맞출 때 가장 유심히 살펴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 부품은 각각 대표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CPU는 인텔 코어와 AMD 라이젠 시리즈가 양분하고 있고,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와 AMD 라데온입니다. 두 회사가 잡고 있는 현 상황에 인텔이 작년 4월 첫 게이밍 그래픽카드 아크(Arc) 시리즈를 출시하며 출사표를 냈습니다.
인텔 아크는 2021년 열린 '인텔 아키텍쳐 데이 2021'에서 첫 공개됐고 작년에 정식 출시됐습니다.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아크 A 시리즈를 살펴보면 Xe HPG(High-performance gaming) 마이크로아키텍쳐를 사용하고 엔비디아 DLSS와 같은 업스케일링 기술인 XeSS를 지원합니다. 게다가 인텔 CPU 내장 그래픽과 전력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처리 성능을 극대화하는 인텔 딥 링크로 작업과 인코딩 속도 등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다만, 첫 게이밍 그래픽카드 모델이다 보니 실제 스펙을 아직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게임간의 호환이 조금 불안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인텔 첫 게이밍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게임메카에서 나섰습니다. 출시된 라인업 중 A770 모델을 장착한 PC로 디아블로 4를 포함한 여러 게임을 FHD(1920x1080)에서 직접 플레이 해봤습니다. A770 세부 스펙은 Xe 코어 32개와 최대 16GB VRAM으로, 성능 면에서 중급기로 분류되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인텔 CPU와 궁합도 어떨지 궁금하네요.
디아블로 4 (그래픽 프리셋: 매우 높음, 레이 트레이싱: 고품질)
가장 먼저 디아블로 4를 플레이해봤습니다. 아직 저레벨이라 던전 하나를 목표로 삼았는데, 평균 130 프레임으로 쾌적하게 사냥할 수 있었습니다. 몬스터가 몰리는 경우 평균 100 프레임 정도지만, 플레이에 지장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필드 이동에서도 불편함은 없었는데, 마을 여관 안에서는 평균 프레임이 다소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전투가 없는 안전한 장소여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디아블로 4 자체가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풀옵션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괜찮았습니다. 옵션 조절을 하면 144 프레임 방어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 (퀵 프리셋: 레이 트레이싱 중간)
다음은 최근 신규 확장팩 팬텀 리버티 출시일을 공개한 사이버펑크 2077입니다. 최소 사양부터 레이 트레이싱과 고사양 옵션까지 범위가 넓어 그래픽카드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적절하죠. 특정 인물을 제압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낮의 나이트 시티를 이동하면서 목적지로 향했는데요, 낮임에도 네온사인이 빛나는 모습이 사이버펑크답네요. 이 구간에서는 평균 50에서 60 프레임 사이를 지켰습니다.
이어서 실내 교전 중에도 프레임 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격할 때는 물론 뛰어다니거나 화면을 빠르게 전환할 때도 프레임 드랍 없이 싸울 수 있어 편했고, 목표를 무사히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DLC 구매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그래픽 품질: 중간, 레이 트레이싱: ON)
이번에 해볼 게임은 리스폰의 스타워즈 신작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입니다. 출시 후 최적화 지적이 잇따르면서 혹평받기도 했죠. 이후 몇 차례 패치로 안정성이 확보했는지 평균 60 프레임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최적화가 잘된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픽카드 성능으로 보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웃라스트 트라이얼 (그래픽 품질 프리셋: 에픽)
호러 장르를 좋아하진 않지만, 전작보다는 공포 요소가 덜하다는 평가를 보여준 아웃라스트 트라이얼도 해봤습니다. 풀옵션에서도 평균 144 프레임, 최소 100 프레임 이상을 보여줘 앞서 해보기임에도 최적화가 잘 된 게임이라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하는 모습을 봤을 땐 재밌어 보였는데, 혼자 하니 공포게임이 맞네요. 열심히 도망다니고 계속 숨어다닐 때 적들이 쫓아온다는 압박감이 무시무시했습니다. 이 게임은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지 않지만, 그래픽카드가 제 성능을 최대한 발휘한 것 같습니다. 정식 출시가 기대되네요.
P의 거짓 (그래픽 품질 프리셋: 최고)
마지막은 국산 소울라이크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P의 거짓입니다.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체험판이 공개됐는데요. 미리 체험해 보니 어두운 분위기나 묵직한 타격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비오는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인형을 상대하는데 평균 100 프레임정도를 기록했고, 오브젝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최소 70 프레임 이상을 유지해 버벅임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보스 클리어까지 짧게 체험했지만, 최고 사양을 거뜬하게 소화한 것을 확인했으니 게임 정식 출시되는 9월을 기다리면 되겠어요.
인텔 첫 게이밍 그래픽카드,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인텔 아크 A 시리즈는 최상위가 아니라 보급형 제품입니다. 대중성 있게 일반 게이머를 타깃으로 삼았고, 실제로 여러 게임을 즐겨봤을 때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인텔측에서 업데이트를 통해 그래픽 드라이버를 개선 중이기에 앞으로를 좀 더 기대해볼 법합니다. 그래픽카드 시장이 엔비디아 독주와 다를 바 없는 상황에서, 최근 내놓은 보급형 40 시리즈 중위 모델은 성능 대비 가격이 높아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인텔이 40만 원 중반으로 RTX 3060과 비슷한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출시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인텔의 첫 게이밍 그래픽카드 '아크 A 시리즈' 출시는, 게이머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선택지 하나가 더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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