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요소가 부각된 펄어비스의 야심작 도깨비가 게임스컴 2021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올해 최대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은 31일 기준 조회수 700만 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국내외 반응 역시 뜨겁다.
8월 31일, 펄어비스가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게임스컴 2021에서 호평받은 자사 인기작 도깨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 그리고 남창기 디자이너가 참석해 질의응답을 했다. 영상에 대한 내용부터 세세한 질문들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뤘다.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는 시작에 앞서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예쁘게 봐주신 만큼, 더욱 멋진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감사를 표했으며, 남창기 디자이너도 “여러 관심과 응원 덕에 많은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개발 방향성이 최초 발표와 많이 바뀌었다. 변경된 장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이하 김): 도깨비는 처음에 MMO로 개발했다가 현재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변경해 개발 중이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방향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방향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방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다양한 플레이를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핵심 타겟층이 특정되어 있는가?
김: 도깨비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됐다. 특정 타겟층을 집어서 개발하는 것은 아니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도깨비를 수집 오픈월드 장르로 설명하셨다. 여기서 수집 부분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수집 측면을 어떻게 기획했는지 방향성이 궁금하다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이하 남): 답변드리기 앞서, 일단 도깨비의 개념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도깨비는 사람의 꿈에 의해 탄생되는 존재며,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을 때 생기는 욕망이나 사념 등이 꿈으로 발현돼 탄생한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어 나가면서 도깨비에 대한 여러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해당 도깨비와 관련된 스토리를 진행하며 친구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물론 도깨비의 종류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게 설정됐기에,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도깨비가 있는가 하면, 어려운 도깨비도 존재한다.
그리고 영상에 담겨 있는 플레이어가 청소기를 활용해 도깨비를 잡는 듯한 행동은 도깨비를 잡는 것이 아니라 구하는 행동이다. 이는 추후에 공개하겠다.
도깨비는 어떤 스토리 방향성을 가리키고 있는가
김: 도깨비의 세상은 인공지능이 발단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컴퍼니라는 곳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드는데, 영상에서 비춰지는 하얀 로봇이 그 친구들이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삶이 윤택해지는 반면, 주인공에게는 빌런의 위치에 있다.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들 때 도깨비를 잡아 만든 AI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컴퍼니가 도깨비를 억압하거나 실험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진실을 알게 되고, 컴퍼니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주가 된다.
게임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
김: 굳이 하나를 꼽자면 전투나 육성, 모험 등 게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커뮤니티를 포함한 메타버스 요소는 이를 보조하는 형태로 자리할 것 같다.
게임 개발에 영감을 준 요소가 있나
김: 빅뱅의 시작이 하나의 점이었던 것처럼, 도깨비도 작은 점이 있다. 김대일 총괄 프로듀서가 레고를 조립하다가 문득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다고 하더라. 이 감정을 통해 몬스터 콜렉팅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또 오락실에서 고스트 버스터즈 게임 플레이 중 몬스터에게 에너지를 줘서 잡는 플레이를 좋아했던 것들이 합쳐져 현재의 도깨비가 됐다.
처음에는 탑뷰로 만들어봤는데 밋밋한 느낌이 들어 백뷰 시점으로 다시 만들게 됐고, 이로 인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아이디어는 보통 일상에서 얻는 편이다. 예를 들자면, 게임 내 스케이드보드 타는 장면은 회사 근처 안양 중앙공원에서 사람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장면을 참고했고, 우산도 어렸을 적 우산 쓰고 뛰놀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기억들이 게임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강조했는데, 어떻게 기획했나
남: 도깨비에 대한 힌트를 같이 찾고, 이 힌트들로 조건을 달성하는 과정도 고민할 수 있는 것이 재미 요소다. 게임 경험과 노하우 공유도 가능하고, 게임 진행 과정에서 주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거리가 굉장히 많을 것이다. 물론 혼자 플레이해도 게임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전투와 액션이 흥미롭다. 전투 시스템은 어떻게 설계하고자 했는지, 전반적 개요도 설명해달라
남: 이미 잘 아시듯, 실시간 액션 기반 전투다. 영상에서는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컨트롤은 간단하게 하고 있다. 조작 난이도는 쉽고, 플레이는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영상에는 도깨비와 필살기를 쓰는 장면도 담겨 있는데, 도깨비는 평상시 AI로 적과 싸우다가 특정 상황에서 필살기를 발동했을 때 함께 사용한다. 도깨비를 상황에 맞게 바꿔가며 최적의 조합 구성도 가능하며, 상대에 따라 여러 상호작용을 하면서 전투할 수 있다.
보스들은 기본 액션 위주 전투도 있지만 일반적 전투와는 다르게 공략 중 여러 패턴을 넣으려고 한다. 퀵타임처럼 보스가 시전하는 공격을 멋있게 회피하거나 어설프게 받아치거나 하는 여러 공략을 제시할 것이며, 퍼즐 요소도 있기 때문에 이를 푸는 과정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꿈의 조각이라는 아이템이 있는데, 꿈의 조각은 도깨비 세계의 자원이다. 하늘을 날거나 와이어 액션을 보여주는 것도 다 꿈의 조각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남발하면 주변에 있는 순찰대원들이 도깨비의 기운을 느끼고 날아온다. 컴퍼니의 보안관 같은 이미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드론의 감지 범위 내에 있으면 레이저를 쏘면서 경고하고, 다른 드론이 안드로이드를 싣고 날아와 착지하면서 전투가 시작된다.
트레일러에서 수직적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맵을 바라보며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움직임의 의미는 무엇인가?
남: 특정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의 로망을 채워주는 수단이 되었으면 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여러 능력을 꿈의 조각을 소모해 사용할 수 있는데, 전투나 퍼즐 등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영상 속 우산의 경우 몸을 숨겨주는 도깨비 감투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어린 시절, 우산 속에 숨으면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한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래픽은 현대적인 대한민국. 아트워크에서는 어떤 요소를 구현하는데 방점을 뒀는가
김: 한국적인 것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우리 익숙한 세상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으며, 서울에 있는 한옥, 달동네나 홍대 등 어렸을 때의 추억이나 친숙하고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들로 기획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통해, 이후 다른 환경이나 다른 문화로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게임 내 배경이 되는 도시가 수평 및 수직까지 다양하게 설계돼있다. 도시와 맵 디자인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남: 초기에는 평평한 부분을 많이 작업했는데 공간미가 부족해보이고 밋밋함이 가시질 않았다. 그래서 수직적인 면과 조형미 부분도 추구해 공간감을 높이고자 했다.
각각의 도깨비 디자인의 모티브는?
남: 설화를 중심으로 많이 고민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분홍색 개미핥기 닮은 친구는 쇠를 먹는 불가사리를 모티브로 했으며, 하늘에서 갓을 쓰고 나는 새는 어둑시니에서 따왔다. 이외에도 자유롭게 영감이 떠올라서 적용된 사례도 많다. 채택되지 않은 디자인은 게임 내 벽화로 넣어놨다.
게임의 배경은 실존 지역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인가?
김: 울릉도를 참고로 했다. 실제 울릉도보다는 고저차이가 큰 한국의 지형, 그리고 일상적인 공간들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고 있다.
트레일러를 보면 솟대, 한옥, 해태상 등 전통적 요소와 한국적 요소를 잘 나타낸 점이 눈에 띈다. 게임플레이에서도 솟대를 박을 수 있나?
남: 솟대는 실제로도 박을 수 있고, 남대문놀이나 연날리기 등도 다 미니게임으로 담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요소들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넣게 된 놀이들이다.
실제 게임의 맵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김: 영상에서 보여 주는 곳은 두 개의 마을이다. 이 두 마을을 중점으로 보면, 규모는 대략 전체 섬 규모의 10분의 1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오픈월드를 돌아나니기만 해도 질리지 않을 거대한 규모가 될 것이다.
남: 실제로 보드타고 부스트 써가며 돌아다녔는데 개발 시간을 너무 빼앗겨 다 못 돌겠다 싶을 정도의 넓이였다.
현재 얼마나 개발이 진행됐는지, 그리고 대략적인 출시 시점은?
김: 언제라고 말씀드리기는 이르지만, 열심히 잘 만들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얼마나 개발되었냐고 물으신다면, 게임 내 영상을 보면 모든 플레이가 다 들어있다. 다 직접 플레이해보고 편집한 것이다. 어느 정도 많이 진척됐다.
PC와 콘솔 동시 지원이라 돼 있는데, 크로스플레이? 멀티플랫폼? 멀티라면 모든 기계 유저들이 동일 서버에서 만날 수 있나?
김: 모든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출시는 계획중인가?
김: 현재는 PC와 콘솔에 집중하고 있다.
과금 구조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풀프라이스인지 부분유료제일지 궁금하다
김: 아직은 개발 중이라 이것도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를 표방하는데, 커뮤니티는 어떻게 구현되는가?
남: 게임 자체가 다양한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는 콘텐츠다. 다양한 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메타버스도 점점 모양새를 갖춰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가장 큰 차별성은?
남: 아주 높은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AI와 상호작용들, 도깨비 수집하는 여정 자체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오픈월드에서 다수의 인원이 소환수를 끌고 다니면 서버 부하가 상당할 것 같은데, 전투에서만 별도 인스턴스 공간이 열리나?
김: 일단 서버 부하가 생기지 않는 구조라는 말씀을 드린다. 기본적으로는 싱글 상태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특정 콘텐츠를 즐길 때 다른 플레이어와 같이 하는 구조다. 물론 혼자서도 가능하다.
플레이어와 상호작용의 종류는 몇 종류나 되나, 그리고 구현한 이유와 구현하고 싶은 것은?
남: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어렸을 때 어떻게 놀았는지 생각하며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이와 함께, 같이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도 준비 중이다.
김: 본업이 애니메이터다 보니 웬만한 상호 작용은 다 넣고 싶은 기분이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최대한 많이 표현하고 싶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김: 게임 개발에 도움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에디터나 모델, 롱보드, 무술 모션, 음악 및 사운드, 회사 내 다양한 부서 분들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한다.
남: 게임에 접속했을 때 내가 도깨비 세상에 들어왔구나 하는 감정을 느꼈는데, 유저들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수 있도록 열심히 게임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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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게임이 제 손을 떠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늘 옆에서 즐거운 게임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kdyoung1028@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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