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시뮬레이터와 서전 시뮬레이터는 이 게임 장르를 재정의한 기념비적 게임이다. 독특하기 그지없는 두 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나사 1, 2개쯤 풀린듯한 콘셉트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이쯤되니 현실 재현에 충실한 시뮬레이터에도 괴랄한 요소 한 두개가 더해지는 건 예삿일이 됐다.
하라는 요리는 안하고 방화를 일삼는 쿠킹 시뮬레이터부터 거위로 인간을 기만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일명 이름없는 거위게임)’까지, 많은 시뮬레이터가 올해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2020년에는 어떤 시뮬레이터가 등장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까? 이름에서부터 ‘갓겜’ 향취가 물씬 풍기는 2020년 출시가 기대되는 각종 시뮬레이터를 모아봤다.
인간에게 복수를! 동물계 시뮬레이터
인간은 무리 생활과 높은 지능으로 문명을 일으켜 지구를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됐는데, 그래서인지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뮬레이터들을 보면 대부분 인간을 괴롭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9년 최고의 동물 시뮬레이터는 단연 조용한 마을을 초토화시킨 거위였다. 그렇다면 2020년에는 어떤 동물이 인간을 향해 울분을 토해낼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서전 시뮬레이터와 나는 빵이다로 ‘시뮬레이터 깎는 장인’이라는 명성을 얻은 보싸 스튜디오 신작들이다.
보싸 스튜디오는 지난 10월, 자체 게임 런처 보싸 프레젠트를 출시하며 개발 중인 시뮬레이터 3종 체험판을 배포했다. 여기에는 도심 속 비둘기 편대의 인간 습격을 다룬 ‘비둘기 시뮬레이터’가 포함돼 있다. 이 게임에는 전투기 편대 못지않은 질서정연한 편대 비행과 의장대 뺨치는 행군까지 선보이는 비둘기떼가 등장한다. 아무데서나 분뇨를 투하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원 벤치에 인간을 내동댕이치고, 주차된 자동차를 폭파시키는 등 비둘기의 살벌한 복수심이 느껴진다.
금붕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나는 생선이다(I am Fish)’도 보싸 스튜디오 작품이다. 어항에 갇힌 금붕어의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그린 게임이다. 인간을 괴롭히는 액션보다도 몰래 도망치는 잠입 요소가 눈에 띄는 시뮬레이터인데, 금붕어가 어항을 굴려가며 도망가기에 어항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약 어항이 깨진다면 미션은 실패, 금붕어는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공개된 영상을 보면 교통사고를 당해 어항이 와장창 깨지는 슬픈 장면을 볼 수 있다.
비둘기와 생선을 준비 중인 보싸 스튜디오에 맞서 트립와이어는 상어를 준비했다. 2020년 5월 22일 PC(에픽게임즈 스토어)와 콘솔로 나오는 식인상어 시뮬레이터 ‘맨이터(Maneater)’에는 신비로운 바다를 탐험하거나, 전기를 내뿜고 강철 같은 피부를 지닌 특수한 상어로 진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들과 처절한 혈투를 벌이게 되는데, 공개된 영상을 보면 평범한 낚시꾼과 어부부터 완전 무장한 해안경비대, 밀렵꾼까지 다양한 인간이 상어의 목숨을 위협한다. 다소 잔인한 게임이긴 하지만, 연간 10만 마리 상어가 인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을 보면 상어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스팀에서 만날 수 있는 ‘사아아슴 시뮬레이터(Deeeer Simulator)’도 있다. 사슴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으로, 갖가지 초능력을 이용해 소도시 하나를 초토화시키는 게임이다. 기린처럼 목을 길게 늘어뜨려 와이어 액션도 할 수 있으며, 이족보행하며 돌진해 몸통박치기로 자동차를 날려버리기도 한다. 심지어는 다른 동물들을 지휘하기도 하는데, 말을 타거나 호랑이, 젖소, 코뿔소를 합체시켜 탈 수 있는 거대로봇을 만드는 등 마치 슈퍼 히어로 같은 사슴이다. 참고로 이 게임, 시뮬레이터 게임의 장인 보싸 스튜디오의 인정을 받아 ‘나는 빵이다’와 콜라보 예정이다.
제일 무서운 건 인간! 인간계 시뮬레이터
앞서 소개된 동물계 시뮬레이터를 통해 동물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제일 무서운 것은 같은 인간이다. 2020년에도 어김없이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병맛’ 시뮬레이터가 나온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더 게임 어워드를 통해 공개된 ‘서전 시뮬레이터 2’다. 출시된 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병맛’ 시뮬레이터 양대 산맥 중 하나로 꼽히는 서전 시뮬레이터의 후속작으로, 공개된 영상을 보면 도입부부터 전혀 믿음직스럽지 않게 생긴 의사가 등장한다. 병원 내는 더 가관인데, 마작을 두는 것은 물론, 염력을 사용하는 비현실적인 장면까지 보인다. 수술실에서는 톱, 도끼, 망치, 심지어 막힌 변기를 뚫는 ‘뚫어뻥’을 수술도구로 든 의사들이 등장해 충격을 선사한다. 내년 중 에픽게임즈 스토어로 출시될 예정이다.
쿠킹 시뮬레이터 유통사인 베이크드게임즈(Baked Games)는 프리즌 시뮬레이터를 준비 중이다. 플레이어는 해고 통보에 직면한 교도소 간수로 계약 연장을 위해 힘써야 한다. 상부의 압박, 동료와 수감자와의 관계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정도(正道)지만, 높은 자유도 덕분에 나쁜 짓도 일삼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죄수들을 진압봉으로 때리다 반격당해 저 세상으로 갈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정확한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현재 스팀에 등록돼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오직 주 예수뿐! 신계 시뮬레이터
동물과 인간이 아무리 무섭다고 하더라도, 전지전능한 신을 이기지는 못한다. 아무리 자비가 넘치는 신이라고 하더라도 손가락 하나만 톡하고 튕기면 인간과 동물을 막론하고 뼈도 못 추리니(물론 ‘갓 오브 워’ 크레토스는 예외) 말이다.
그런 신 중에서도 기독교의 하느님은 전 세계 24억 명이 믿는 영향력이 큰 신이다. 그런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 역시 기록상 놀라운 기적을 보이며 사람들을 감화시켰는데, 그의 일생을 1인칭 시점에서 체험할 수 있는 ‘아이 엠 지저스 크라이스트’가 스팀으로 출시된다.
사탄과의 전투는 물론, 물 위를 걷거나 병자를 치료하고, 생선과 빵으로 수 천 명을 먹이는 오병이어의 기적까지, 오픈월드 형태로 구성된 로마시대 유대 속주를 무대로 30여 종의 기적을 펼칠 수 있다. 여기에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 것부터 최후의 만찬과 십자가형, 그리고 사흘 만의 부활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인생을 성경 그대로 옮겨 놓았다. 앞서 소개한 동물과 인간 시뮬레이터로 타인을 실컷 괴롭혔다면, 아이 엠 지저스 크라이스트를 하며 속죄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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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애정과 흥미를 기사에 담아내고 싶습니다.laridae@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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