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탱커’는 레이드와 수동 전투를 메인 콘텐츠로 내세웠다. 자동사냥 중심의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기존 게임들이 다른 유저들과 전투력이나 레벨로 경쟁하는 느낌이었다면, ‘마스터 탱커’는 협력하는 파티 플레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잡았다. 자칭 '모바일 MMORPG 장르의 진화'다. ‘마스터 탱커’가 PC에서 느끼던 레이드의 손맛을 모바일에서 잘 살렸는지, 직접 플레이하며 알아봤다.
‘와우’ 생각 절로 나는 레이드 전투
‘마스터 탱커’의 메인 콘텐츠는 레이드를 포함한 파티 전투다. 이는 게임 초반부터 쉽게 느낄 수 있다.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파티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인스턴스 던전을 접할 수 있도록 플레이 동선이 짜여져 있다. 이는 게임 초입부터 ‘마스터 탱커’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라, 팀을 짜서 파티 전투를 하는 협력 게임이라는 걸 자연스레 인식시켜주기 위한 구성으로 보인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파티 구성을 짜는 것부터가 협력 플레이의 시작이다. ‘마스터 탱커’에는 다양한 직업과 클래스가 있기 때문에 들어가고자 하는 던전과 상대할 보스의 특징을 미리 파악해서 파티를 어떤 조합으로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자신이 파티장이 된다면 파티원 가입 신청을 수락하거나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파티 구성을 위해 파티 가입 신청을 가려 받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현재 게임 내에서 파티를 제대로 구성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레이드를 즐길 만한 유저 수가 적은 것이 그 원인이다. 그렇기에 바로바로 마음에 드는 파티를 만나기 어렵다. 그나마 저녁과 밤 같이 접속자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파티 자동 매치 시스템을 켜놓으면 몇 분 내에 파티를 찾아준다. 하지만 그 외에 시간대에는 거의 파티가 잡히지 않는다. 좋은 조합의 파티를 찾는다기보다는 일단 파티라도 구성되면 다행인 상황이라는 점은 아쉽다.
파티 기본 구성은 5명이다. 더 적은 인원으로도 던전에 들어갈 수 있지만, 5명은 되어야 전투가 수월하고 마음이 넉넉해진다. 보통 탱커, 힐러, 딜러의 역할이 적절히 분배돼, 각 역할별로 적어도 한 명씩 있어야 전투에 어려움이 없다. 각 역할이 해야 하는 일도 비교적 분명한 편이다. 만약 한 명이라도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고 실수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바로 팀원 전체의 전투가 어려워졌고, 목숨을 잃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런 점은 마치 예전의 ‘와우’의 레이드 전투를 생각나게 한다. 보스를 상대하기 위해 파티원들과 진형을 다잡고, 보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캐릭터를 컨트롤하는 점은 ‘와우’의 레이드 시스템과 아주 흡사했다. 기존 전투력 위주 모바일 MMORPG 시스템에 질렸거나, PC 온라인에서의 경험을 모바일에서 그대로 느끼고 싶은 게이머에게 추천할 만 하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난이도의 보스들
보스마다 고유의 특징을 가져서 이에 맞춰 매번 전략을 변경하는 것도 재미요소다. 한 던전에서 등장하는 보스는 총 3마리인데, 보스의 특성을 파악하고, 다음 보스 전투를 생각하여 움직여야 한다. 보스의 공격에는 일정 패턴이 있다. 보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세밀한 컨트롤과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패턴을 파악하고, 각각의 파티원이 자기 역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보스는 디버프 공격을 잘 사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것도 신경써야 한다. 대미지를 혼자 입으면 죽지만, 나눠 받아 사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빠른 판단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디버프를 풀기 위해서 특정 위치를 벗어나야 하는 스킬을 쓰는 보스를 상대하기 위해, 원거리 딜러인 캐릭터로 일부러 디버프를 받으러 가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반드시 탱커만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부분이다.
이처럼 전투 난이도가 꽤 높기 때문에, 레이드 전투에서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위치 선정이 필요하고, 보스 기술에 맞춰서 스킬을 쓰거나 회피해야 한다. 그렇기에 보스를 상대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긴장감 있다. 자칫 실수하면 팀 전원의 패배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럴 때 음성 채팅 기능은 많은 도움이 된다. 레이드 전투 중에는 채팅을 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음성 채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다. 파티원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스를 공략하다 보면, 내가 PC 앞에 앉아있는 듯 한 느낌도 간혹 든다.
다만 레이드의 높은 난이도와 파티 전투 비중이 높은 점은 게임의 진입장벽을 다소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즉, '마스터탱커'는 지하철에서 한 손으로 가볍게 하는 게임이라는 느낌보다는, 본격적으로 준비 후 팀원들과 대화하며 집중해서 플레이했을 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이러한 점이 최근 모바일 MMORPG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는 조금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다양한 직업으로 다양해지는 파티 구성
‘마스터 탱커’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으며, 스킬 역시 여러 계열로 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같은 역할이라고 할지라도, 캐릭터마다 기술이나 스타일이 다르다. 탱커 역할의 캐릭터는 자신이 가진 보조 스킬을 적절히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했고, 힐러도 개인 전담 힐러와 광역 힐러의 역할이 달랐다. 단순히 클래스만 보고 인원수만 채운 파티보다, 캐릭터의 개성을 파악해 적절한 조합을 이룬 파티가 더 즐거운 전투를 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협력을 중요시하는 게임 특성 상, 길드 가입은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길드 레이드나 공성전 같은 콘텐츠를 즐기려면 길드 가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전투를 함께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길드 사람들끼리 함께 푸는 퀴즈게임과 같은 소소한 재미도 있기에 길드에 가입하는 순간 즐길거리가 확 늘어나는 느낌이다.
PvP 콘텐츠는 전장과 아레나가 있다. 전장은 5 대 5로 펼치는 점령전이다. 가운데 땅을 더 오래 점령하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아레나는 상대방과 3 대 3으로 전투를 치르는 게임이다. 전장과 아레나 모두 레이드처럼 조합이 중요했다. 우리 파티와 상대방 파티의 조합을 한판의 전투로 겨뤄볼 수 있는 전장모드가 은근히 재미있었다. 나중에 전장에 추가될 여러 규칙의 게임들이 기대된다.
전투력 기반 게임이 아닌 만큼, 과금 시스템도 괜찮은 편이다. 코스튬, 펫, 탈것에 과금 요소가 몰려있었고, 레이드나 PvP는 과금 걱정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코스튬도 과금 없이 기본버전과 귀여운 MT버전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가챠 형식으로 얻는 것은 펫밖에 없기 때문에 가챠 요소도 적은 편이다.
파티 플레이를 위해서는 유저 확보가 절실
현재는 오픈 초기라 레벨 제한이 걸려 있어 만랩까지 갈 수 없지만, 더 레벨이 오르고 길드가 많아져 레이드나 공성전이 활성화된다면 진정한 파티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본적으로 파티 전투를 위해서는 유저가 많아져야 한다. 추후 콘텐츠 추가나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유저를 늘려 파티 전투를 활성화하는 것이 ‘마스터 탱커’의 가장 큰 과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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