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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스팀高는 학생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구동성 류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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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가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으로는 법에 위반되지 않거나 어뷰징을 목적으로 한 게임이 아니라면 모든 게임 입점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완전한 ‘오픈 마켓’ 선언입니다.

사실 밸브가 처음부터 이런 오픈 정책을 지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지나치게 성적인 콘텐츠나 폭력성이 짙은 게임 등에 대해서는 개발사에 수정을 요구하거나 스토어 입점 불가 조치를 내렸었죠.

그러나 규제 기준이 모호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선정적 게임 제공 업체들에 ‘콘텐츠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스토어에서 내릴 것’이라는 경고 메일을 보내기도 했는데, 막상 학교에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콘텐츠가 담긴 폭력 게임에는 별다른 제재를 취하지 않아 ‘고무줄 기준’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나온 ‘오픈 마켓’ 선언은 사실상 밸브가 게임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사설 심의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게이머와 게임을 연결시켜주는 가교 역할만 할 뿐, 콘텐츠에 대한 판단은 국가별 법과 게이머에게 맡긴다는 것이죠. 학교로 표현하자면 등교길 학생부 단속을 없앤 셈입니다. 일단 원하는 학생은 모두 등교시키되, 법적 문제나 어뷰징을 일으키는 심각한 사례에 한해서만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죠.

이러한 오픈 정책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게임 풀이 넓어지는 대신 질서가 흐트러질 우려도 있거든요. 먼저 게임메카 ID kthugha 님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플랫폼이 해야 할 건 최소의 규칙을 마련하고, 사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드는 거지", ID 페엥구인 님 "그 동안 밸브가 심의기관도 아닌데 과도하게 휘둘러 온 면이 없진 않았지" 등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아무래도 게이머 입장에서는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대폭 늘어나는 거니까요.

한편, 우려를 표한 게이머들도 많았습니다. 게임메카 ID 적마도사 님 "똥 같은 게임만 범람하는 스토어가 되겠군", ID 호로록 님 "지금도 똥겜 많은데 얼마나 무법천지로 만들 계획인건지...... 환불기능 있으니 상관없나?" 같은 댓글을 보면 최소한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스팀의 이번 정책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즐기고 평가할 수 있는 자유로운 플랫폼? 아니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게임들이 넘쳐나는 무법천지? 그 결과는 시간이 알려줄 것입니다. 일단은 험난할 수도 있는 자율 게임 플랫포머로서의 길을 개척한 스팀의 결정에 응원을 보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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