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브릭스 송혜정 대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국내 게임사, 오드원게임즈가 개발한 '트리 오브 라이프'는 이례적인 행보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임 자체도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자유도가 높은 MMORPG였으며 스팀을 통로로 삼아 패키지 판매 방식을 선택해 2015년 5월부터 작년까지 약 1년 6개월 간 매출 150만 달러(한화로 약 17억 원)를 기록했다. 개발 초기에 3명으로 시작한 개발사로서는 괄목할 성과를 거둔 것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근 2년 간 스팀에서 얼리 억세스를 거쳤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8월 18일에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 시점에서 궁금해지는 점은 국산 인디 게임인 '트리 오브 라이프'가 어떠한 전략을 앞세워 해외를 공략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에 '트리 오브 라이프' 성공을 도울 파트너가 나타났다. 지난해에 독일에 문을 연 현지 퍼블리셔 네오브릭스가 그 주인공이다.
네오브릭스를 창업한 송혜정 대표는 2006년부터 10년 간 '라그나로크', 'S4리그', '오퍼레이션7' 등다양한 국내 온라인게임을 유럽 시장에 서비스해온 바 있다. 즉, 유럽 현지에서 온라인게임 사업 경험을 다년간 쌓아온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송헤정 대표가 어떻게 보면 실험적이라 보일 수 있는 '인디 게임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8월 24일(현지 기준) 게임스컴 2017이 열리고 있는 독일 쾰른 메세에서 송혜정 대표를 만나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다양성의 지역, 유럽 게이머를 만족시키기 충분한 게임성
송혜정 대표는 유럽을 '다양성의 지역'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유럽의 경우 그 안에 있는 나라도 다양하고, 유저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각기 다르다. 여기에 소위 '유럽형 게임'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유저 성향이 정말 다양하다. 길드 단위 PvP 같은 하드코어한 대결을 좋아하는 유저도 있지만, 반대로 혼자서 조용히 집을 꾸미며 소소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부류도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송혜정 대표는 '트리 오브 라이프'가 유럽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한 게임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트리 오브 라이프는 굉장히 자유로운 게임이다. 유저가 게임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집을 짓는 재미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레벨업 역시 짜여진 틀이 있다기보다 자유롭게 성장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성장과 제작, 대결까지 게임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에 유럽에서도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의 경우 한국보다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좋아하는 층이 조금 더 두터운 편이다"라고 말했다.
▲ 유저가 원하는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트리 오브 라이프' 강점이다 (사진출처: 스팀 페이지)
게임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재미와 완성도'다. 송 대표는 이를 식당에 비유했다. 음식을 만드는 것이 개발사의 일이라면, 식당을 운영하는 부분은 퍼블리셔의 몫이다. 그렇다면 네오브릭스는 어떻게 유럽에서 '트리 오브 라이프'라는 식당을 열기 전에 무엇을 준비했을까? 송혜정 대표는 "얼리 억세스 단계에서 유저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한 부분은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유럽 유저는 게임을 평가할 때 본인이 보낸 피드백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해주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기존에는 소통 채널이 다소 부족했기에 유저 피드백을 모아서 개발사에 전달해 게이머들의 의견이 게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초보 유저를 위한 튜토리얼이나 PvP가 제한된 초보 구역 등도 네오브릭스가 오드원게임즈에 가이드를 제공한 부분이다. 송 대표는 "한국의 경우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 온라인게임에 대한 경험이 많기에 튜토리얼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유럽은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유저가 많기에 튜토리얼을 좀 더 충실하게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송혜정 대표가 강조한 점은 UI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한국에 출시된 모바일게임을 보면 화면에 수많은 정보가 있어 UI가 복잡하다. 반대로 유럽 게임의 경우 UI가 간단하게 표현된 직관적인 게임이 많다. 따라서 게임 내 시스템과 함께 UI도 좀 더 쉽고, 직관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스팀과 스트리밍, 유저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이 통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이제 막 출시되었다. 문을 열었으니 이제부터 많은 손님을 끌어 모아야 한다. 마케팅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국내는 모바일이 업계 중심으로 자리잡으며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TV 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났다. 그렇다면 유럽은 어떨까? 송 대표는 "유럽의 경우 스타 마케팅이 흔하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나라도, 언어도, 그 곳에 사는 사람의 성향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연예인을 섭외하는 광고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신 유럽 마케팅은 게임 자체에 집중한다. 최근 뜨고 있는 마케팅 채널은 스트리밍이다. 개인방송을 통해 게임을 보여주며 '입소문'이 나게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트리 오브 라이프' 역시 얼리 억세스 시절에 개인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송 대표는 "유럽에서도 전문적인 MCN 에이전시가 생길 정도로 스트리밍을 통한 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다"라며 "가장 효과적인 것은 게임을 직접 즐기는 유저가 방송을 하는 것이다. 저희 역시 스트리밍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해보았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저의 방송이었다'라고 말했다.
▲ 대표적인 게임 스크리밍 채널로 떠오른 트위치 (사진출처: 트위치 공식 홈페이지)
PC 게임이 거대한 창구라고 할 수 있는 스팀도 놓칠 수 없는 영역이다. 특히 스팀은 유저들이 여러 지역으로 나눠진 유럽에서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통합 채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출시 이후다. 송 대표는 "출시 후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스팀 순위권에 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저들의 리뷰나 의견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꾸준히 답변을 달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유럽 유저의 경우 본인이 작성한 리뷰에 답변을 달아주면 평점을 올려주는 경향이 있다. 평점을 올리는 부분은 스팀 서비스에 있어 매우 큰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 스팀도 놓쳐서는 안 될 주요 채널이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홈페이지)
유저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송 대표는 "스팀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게임 출시 후 일정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면 메인 화면에 노출이 된다. 이를 통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후 매출이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할인 행사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토큰이 제공되기 때문에 프로모션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토큰을 활용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자연히 매출이 더욱 더 뛰어오르게 된다. 즉, 초기에 유저 평점과 리뷰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집객에 힘을 모으는 것이 게임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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