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3 2017' MS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Xbox One X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5년 전, 본 기자는 PS3와 Xbox360 중 어떤 콘솔이 더 좋은지를 토론하는 게임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 어느 편에 섰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지만, 당시 양측이 치열하게 맞서며 각 콘솔의 장점과 독점 타이틀을 강조하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처럼 국내 콘솔 시장은 양 진영이 팽팽한 대결 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 후, Xbox One과 PS4가 출시되며 8세대 가정용 콘솔 시대가 열린 지 3년 반이 흘렀다. 그 동안 가정용 콘솔 시장의 무게추는 소니 측으로 기울었다. 소니가 PS4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해나가는 동안, MS의 Xbox One은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국내의 경우 한국어화와 정식 발매에 있어 미흡한 측면이 많아 이제는 신규 Xbox One 유저를 찾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국내 콘솔 매장 관계자가 Xbox One 타이틀은 팔리지 않아 들여놓기 꺼려진다는 말까지 할 정도다.
그러던 중,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17이 열렸다. 연일 흥행 기록을 세우는 ‘스위치’와 강력한 독점 독점 라인업을 선보이며 꽃길을 걷고 있는 닌텐도를 다른 선상에 놓고 보면, 올해 콘솔 업계의 E3 주요 관전포인트는 MS의 반격이었다. 과연 MS가 내놓을 업그레이드 콘솔 Xbox One X은 어떠할 것이며, 콘솔 구매를 부추길만한 AAA급 타이틀을 가지고 나올 것인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승패가 완전히 기울기 전 마지막 반격 기회라고도 볼 수 있는 상황. MS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저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E3에서 발표된 MS의 차기작 라인업은 유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니가 PS2 시절 히트작까지 되살리며 강세에 쐐기를 꽂는 와중, MS의 라인업은 기존에 발표된 타이틀 몇 개와 PC와의 멀티플랫폼 게임, 인디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형 신작이라 부를 게임은 '포르자 7'이나 '씨 오브 씨브즈',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정도였고, 매출 견인 일등공신이었던 '기어즈 오브 워'나 '헤일로' 시리즈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아예 일각에서는 MS에 더 이상의 반격의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MS의 E3 컨퍼런스는 콘솔업계의 판도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헤일로’도, ‘기어즈 오브 워’도, 그에버금가는 AAA급 타이틀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Xbox One X를 사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않는다.
허나, 장기적으로 보면 아직 흥행 가능성은 남아 있다. MS는 콘솔 기기 제작 업체이므로 하드웨어적 측면도 중요한데, Xbox One X은 PS4 Pro를 멀찍이 따돌리는 동시대 최고 성능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Xbox One X는 GPU 사용량 60% 만으로 '포르자 7'의 4K/60p를 완벽히 구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MS는 Xbox One X를 통해 콘솔이 하이엔드급 PC의 그래픽 성능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며, 이에 매력을 느낀 개발사들의 적극 참여가 예상된다. 향후 발표될 MS VR까지 어우러진다면, Xbox One X는 MS 진영에 경쟁력을 부여할 하이엔드 콘솔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MS Xbox 수장 필 스펜서는 해외 게임매체 유로게이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E3 발표는 먼 훗날 출시될 기대작보다는 Xbox One X 발매와 함께 바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힌 바 있다. 미발표 신작이 아직 남아 있다는 뉘앙스다. 향후 MS가 Xbox One X의 성능을 무기삼아 AAA급 타이틀을 꾸준히 런칭한다면, 반격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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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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