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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부산 3대 오락실, 보우와 모펀 게임센터

아케이드 리듬게임 14년 경력의 하드코어 게이머. 맛집과 게임, 여행전문 종합 블로그 '류토피아(http://ryunan9903.egloos.com)' 를 6년간 운영중인 Ryunan이 얼마 안 남은 대한민국 아케이드게임장 성지순례를 시작했다. 당신이 알고 있는, 혹은 전혀 몰랐던 아케이드 게임의 세계. 우리 함께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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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Ryunan입니다. 지난 성지순례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센터이자 ‘부산 3대 오락실’ 중 하나인 불리우는 삼보게임센터를 다녀왔습니다. 기사가 나가자 많은 분들, 특히 부산 지역에 사시는 아케이드 유저분들이 적지 않은 환영의 뜻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에 호응하기 위해 이번 주에는 ‘부산 3대 오락실’ 의 나머지 두 개 오락실을 찾아갔습니다.

 이번 주 성지순례의 고지는 바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아케이드 게임의 원조 강자 '부산대 보우 게임랜드' 와 부산 지역의 신흥 강자로 매니아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경성대 모펀 게임센터' 입니다. 그럼 다같이 출발해 볼까요?


오랜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부산의 강자, '보우 게임랜드'

 오늘의 첫 번째 성지는 바로 부산대 앞의 보우 게임랜드입니다. 서울에 '압구정 조이플라자(현재 폐업)'와 '이수 테마파크'가 있다면 부산엔 '삼보 월드카니발 게임센터'와 '부산대 보우 게임랜드'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많은 유저들과 함께 자리매김해온 부산 게임센터의 성지 중 하나죠. 다행히 보우 게임랜드는 삼보에 비해 찾아가기가 훨씬 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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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우 게임랜드가 위치하고 있는 부산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

보우 게임랜드는 부산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에 있습니다. 부산역, 그리고 노포동 버스터미널 기준으로 설명하면, 부산역에서 내려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탄 뒤 노포행 열차를 타고 28분, 그리고 노포동 버스터미널에서 1호선 노포역으로 갈아탄 뒤 신평행 열차를 타고 12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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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역인 부산대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부산대역에서 내리시면 1번 출구로 나갑시다. 지상역이기도 한 부산대역은 출구가 4개밖에 없어서 찾기가 정말 쉽죠. 정말 엄청난 길치가 아닌 이상 미아가 될 일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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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번 출구로 나오면... 살짝 당황스럽긴 하지만 걱정말자!

 부산대역 1번 출구를 막 나왔을 때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다른 곳 바라보지 말고 앞으로 쭉 갑니다. 얼마나 많이 가야 되느냐고요? 글쎄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1번 출구로 나와 저는 약 20초 정도만 앞으로 걷겠습니다. 그렇게 20초 정도 걸어간 후에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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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초간 걸어가다 오른쪽을 돌아보면.... 'ㅗㅡ포-'... 아니, '보우스포츠' 등장

이곳이 바로 부산의 또 다른 성지 ‘보우 게임랜드’입니다. 삼보 게임센터에 비해 참 쉽지요? 보우 게임랜드는 ‘보우스포츠’라는 이름의 건물 안 1층에 위치한 게임센터로, 1층에는 아케이드 게임, 2층엔 코인 야구장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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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우게임센터의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리듬게임 존

입구로 들어가면 엄청나게 넓은 게임장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공간이 보이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군요. 게임장 안에서 축구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실제로 축구를 하는 분들은 없겠죠?

입구의 넓은 공간은 보우 게임랜드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리듬게임 존입니다. ‘팝픈뮤직’ 과 ‘비트매니아 2DX’,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와 ‘리플렉비트’, 그리고 ‘태고의 달인’ 이 일렬로 쫙 늘어서 있고, 그 게임을 열심히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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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듬게임의 행렬은 입구에서 끝나지 않는다!

잠시 뒤를 돌아보면 또 다른 리듬게임들이 보입니다. ‘기타프릭스’ 와 ‘드럼매니아 V7’ 세션, 그리고 ‘유비트’ 와 ‘드럼매니아 V8’, 한국 아케이드 게임의 자존심이기도 한 ‘펌프 잇 업’ 최신작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펌프 기기 앞에는 겨울철 웃옷을 걸어놓고 뛰라고 옷걸이까지 좌우로 설치되어 있네요. 이것은 과연 좌청룡 우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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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순례에서는 꽤나 자주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레어 기기인 '비트매니아 2DX'

성지순례의 첫 번째 편인 천호 펀존 게임센터에도 있긴 했지만, 아무튼 전국에 몇 대 없어 찾아보기 힘든 레어 게임기인 ‘비트매니아 2DX’ 를 이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우 게임랜드의 ‘비트매니아’ 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상륙한 최초의 기기란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제가 방문한 때가 주말이라 그런지, 이날 게임장에는 수많은 부산, 경남 지역 유저들이 원정을 와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뒤쪽에 소개할 경성대 모펀 게임센터 신설 후 매니아 유저들이 많이 분산되었지만, 한때는 ‘직수입 레어 리듬게임을 즐기려면 보우로 가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 북적거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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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전 별로 설치되어 있는 '팝픈뮤직' 기기, 가운데가 가장 싸다!

한켠에는 ‘팝픈뮤직’ 기기가 버전 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최신작부터 시작해서 구작까지. 구작으로 갈수록 플레이 요금이 낮아지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분들은 구작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각각 20/14/18 버전으로, 요금은 500/300/400원입니다. 버전이 내려갈수록 플레이 요금이 100원씩 싸진다는 것이 꽤나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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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감게임과 스틱, 노래방 기기도 상당수 갖춰져 있다

여기까지 보우 게임센터 탐방을 마치… 기는 아깝죠. 부산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이름있는 게임센터가 리듬게임만으로 끝날 리가 있나요? 지금까지 살펴본 리듬게임 존 말고도 다양한 체감게임, 그리고 스틱형 게임과 노래방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넓게 존재합니다. 비록 삼보 게임센터에 비해서는 규모가 조금 작지만, 일반 오락실과 비교하면 매우 크고 넓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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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니셜 D' 의 인기를 느낄 수 있는 레이싱게임 존

이곳은 레이싱게임 존…이라고 해 봤자 ‘이니셜 D’ 와 ‘아웃런 2’ 가 전부네요… 한때 게임센터에 광풍을 몰고 왔던 초인기 레이싱 게임 ‘이니셜 D’ 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약간 안타깝습니다. 가장 최신작인 ‘이니셜 D’ Ver.6 으로 설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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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틱 게임의 최고봉인 '철권' 도 상당히 많이 가동되고 있다

레이싱게임 존, ‘이니셜 D’ 를 마주한 곳에는 인기 격투게임 ‘철권’ 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철권’ 없는 게임센터가 있을 리 없지요! 보우 게임랜드에는 총 7조, 14대의 ‘철권’ 이 설치되어 있어 늘 북적거리곤 합니다. ‘철권’ 말고 일반 스틱게임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게임장에서 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이나 아이들도 이 곳에서는 쉽고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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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은... '게임기의 무덤' 이라 불리우는 철 지난 리듬게임기들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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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무덤' 이라는 별칭 치고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찾는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보우 게임랜드에는 또 다른 게임기가 설치된 숨겨진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이 곳! ‘EZ2DJ’ 와 ‘펌프’ 존입니다. 몇몇 부산 사람들의 일설에 따르면 ‘게임기의 무덤’이라고도 불리는 공간인데요, 어째서 이런 흉흉한 이름이 붙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보우 게임랜드의 공간구성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보우 게임랜드의 내부는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리듬게임 존, 그리고 두 번째는 레이싱과 스틱게임 존, 그리고 마지막 한 군데가 바로 이 ‘게임기의 무덤’이라고도 불리는 ‘EZ2DJ 존’ 이지요.

 이 구역은 과거 ‘리듬게임 존’에서 활발히 돌아가던 기기, 그러나 최신작에 밀려 유저가 줄어들고 놓아 둘 공간이 없는 아이들(?)이 한 곳에 유배되는 구역입니다. ‘펌프’ 도 그렇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팝픈뮤직’, ‘드럼매니아’ 구작 등도 신작에 밀려 이 곳에 유배된 후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을 하직했습니다. 무시무시한 곳이죠? 하지만 무덤이라 하기엔 꽤나 활발합니다. 이 곳의 규모만 봐도 여느 게임장 못지않게 잘 갖춰진 편이고, 일단 ‘EZ2DJ’ 시리즈는 전부 여기에 있으니까요.

 ‘EZ2DJ’ 옆에는 ‘펌프 잇 업’ 도 세 대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우에 설치된 펌프는 앞서 본 리듬게임존의 최신기종 한 대를 포함하여 총 네 대. 게다가 버전도 전부 제각각이라 자신이 원하는 버전을 선택하여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네오드럼’ 도 한 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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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왠지 돈을 넣고 싶은 인형뽑기 게임기

마지막으로 우리의 지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경품 게임이 보이는데요, 특이하게도 보우 게임랜드는 크레인 게임이 별로 없습니다. 삼보에는 수많은 크레인과 경품 게임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곳은 이상할 정도로 수가 적어요. 제대로 된 크레인게임은 리듬게임 구역 입구에 있는 이 기기가 전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우리의 코묻은 돈을 몇 초만에 강탈해가는 악마의 기기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쉽다고 해야 할지…

이상 부산대 보우 게임랜드를 돌아봤습니다. 한때 삼보와 더불어 ‘부산의 2대 게임장’ 이라는 명예를 얻기도 했으며, ‘부산에서 유일하게 직수입 리듬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 이라는 메리트 때문에 수많은 매니아 유저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얻었던 보우 게임랜드. 그러나 지금은 과거 전성기  때에 비해 약간 힘겨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라이벌인 삼보 게임센터의 규모가 워낙 막강하기도 하고,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경성대의 모펀 게임센터에 많은 유저들을 빼앗기기도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산 지역에서 유일하게 ‘비트매니아 2DX’ 최신작과 기타, 드럼 세션을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 넓고 쾌적한 게임 플레이 공간, 그리고 대학가 앞이라 저렴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부대적인 요소 덕에 아직도 많은 매니아 유저들이 찾곤 합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부산의 신흥 강자, ‘모펀 게임센터’

 보우 게임랜드에 이어 마지막으로 소개할 ‘부산 3대 오락실’ 은 부산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성대 앞의 모펀(MOFUN) 게임센터입니다. 모펀 게임센터는 2011년 12월에 새로 오픈한, 역사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막내격 오락실인데, 수많은 매니아 유저들을 사로잡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이벤트, 그리고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짧은 시간에 수많은 매니아 유저들의 지지를 받으며 부산의 신흥 강자로 자리잡은 곳이기도 합니다.

 모펀 게임센터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얼마 전 게임메카 특집 보고서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일본의 보컬로이드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와 관련된 상품이 매장 안에 가득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수많은 미쿠덕후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사담으로 모펀 게임센터 점장이 하츠네 미쿠의 열성 팬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모펀 게임센터로 출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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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펀 게임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 역

모펀 게임센터는 보우 게임랜드와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으며, 외지인들이 제일 먼저 찾는 부산역, 노포동 버스터미널에서는 찾아가기가 조금 먼 곳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광안리, 해운대 쪽에서 가기가 더 쉽다고 보면 될 텐데요 모펀 게임센터는 이 부산의 또 다른 대학가이자 번화가인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 지하철역 6번 출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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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 출구 정면에 위치하고 있는 쇼핑몰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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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층 CGV 옆으로 올라가면 모펀 게임센터가 보인다

경성대.부경대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사진과 같은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Spark’ 쇼핑몰 건물이 보이는데요, 모펀 게임센터는 이 건물 5층 CGV극장 옆에 입주해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 혹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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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보나 보우와 비교하면 규모가 다소 작지만, 일반 게임센터 수준은 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모펀 게임센터의 전경입니다. 일단 모펀 게임센터는 앞서 소개해드린 삼보, 보우에 비해 그 규모가 굉장히 작은 편입니다. 쇼핑몰 건물 5층에 있는 게임센터라고는 해도 5층 전체를 게임센터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극히 일부만을 임대하여 게임센터로 만든 곳이기 때문에 대규모 게임센터 위주로 편성된 부산의 타 아케이드 게임센터와는 규모 면에서 비교조차 되지 않죠. 다만, 비교 대상이 삼보나 보우 게임센터가 아니라면 서울의 유명 게임센터 못지 않을 정도의 규모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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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히 고품질의 인형들이 가득 들어 있는 UFO 인형뽑기 기계들

모펀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인형뽑기 UFO 캐치’ 게임기입니다. 오락실 인형뽑기 안의 인형은 조악한 싸구려일 뿐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곳에서 그 편견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일본 게임센터에서 사용하는 인형뽑기와 똑같은 규격의 이 크레인 기기는 백화점 내 선물의 집이나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인형들로 내부를 가득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이 화려한 인형들을 보고 있자면 누구나 ‘갖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고, 결국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동전을 넣죠. 예쁜 인형에 혼이 빠져 500원짜리 동전을 마구 집어넣다 보면, 어느덧 지갑엔 먼지만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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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픈뮤직' 과 '더 비시바시'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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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를 본 사람만 이해 가능한 안내문... 미떴!

인형뽑기를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가보면 보우에도 있던 ‘팝픈뮤직’ 이 보입니다. 국내에 정식 수입이 되지 않고 오로지 직수입만으로 들어온 게임이라, 나름대로 귀한 게임 중 하나죠. 그 옆에는 ‘팝픈뮤직’ 과 동일한 크기의 버튼을 사용하는 게임이자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미니 난타게임인 '더 비시바시'가 한 대 있습니다. 두 게임은 같은 버튼을 쓰지만 전혀 다른 내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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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가는 게임장엔 항상 있다는 '유비트' 와 '리플렉비트'

다음은 요즘 잘 나가는 게임센터에 항상 있다는 ‘리플렉비트’ 와 ‘유비트’ 가 있는 곳으로 가보겠습니다. 기둥을 중심으로 ‘유비트’ 와 ‘리플렉비트’ 가 사이좋게 놓여진 모습, 일렬로 기기가 죽 늘어선 평범한 다른 한국의 게임센터와 비교해보면 기계 사이사이의 공간도 어느정도 확보가 되고, 서로 플레이에 방해가 안 되는 이상적인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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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세 대만 존재하는 전설급 게임기 '프로젝트 디바'

이 기기는 모펀의 자랑거리이자 우리나라에 몇 대밖에 없는 게임기인 '프로젝트 디바' 입니다. 하츠네 미쿠의 성지답죠? 참고로 이 기기는 국내에는 서울역(*추가: 현재는 용산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과 구로, 그리고 부산의 모펀에만 존재합니다. 때문에 타 게임의 2배에 육박하는 1판 1,000원이라는 비싼 플레이요금에도 불구하고, 보컬로이드를 좋아하는 수많은 열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하지요. 이 게임은 일반적인 코나미 리듬게임(비마니)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조작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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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가장 최신버전으로 가동 중인 '태고의 달인'

지금은 인기가 많이 식었지만, 여전히 극장가 게임센터에서 커플들의 사랑을 받는 ‘태고의 달인’ 도 한 대 있습니다. 국내에선 가장 최신버전인 13대목이네요. 지금은 신작도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기기 상태를 최상으로 관리하는 곳도 드물어 매니아 유저들에겐 외면받은 게임이긴 하지만, 여전히 리듬게임 초보자, 혹은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필자도 한 때 북을 열심히 쳐댄 적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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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나 다를까 등장하는 '펌프 잇 업'

왜 아직까지 이 게임이 안 나오지? 라고 생각한 분 계시지요? 바로 게임센터의 터줏대감 ‘펌프 잇 업’ 입니다. 모펀에는 최신 버전인 ‘FIESTA EX’ 가 깔린 신형 펌프 한 대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삼보, 보우와 달리 단 한 대 뿐인 펌프지만 수많은 매니아 유저들이 삼보와 보우 대신 이 곳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발판 관리가 최상의 상태로 항상 유지된다는 것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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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기는 '사운드 볼텍스' 입니다. 미쿠미쿠한 '프로젝트 디바' 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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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아들 사이에서 간혹 다툼의 원인이 되는 대기카드 룰도 친절히 정리해놨다

한켠에서는 비마니 리듬게임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코나미의 ‘사운드 볼텍스 부스’ 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 지역엔 이미 여러 군데 퍼져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기가 되었지만, 부산에는 아직 삼보, 모펀에 각각 한 대씩, 단 두 대가 전부인 귀한 기계입니다. 이 때문에 평일 저녁과 주말엔 항상 수많은 대기카드로 북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 하려는 유저는 많은데 기기는 단 한 대 뿐이니까요.

‘사운드 볼텍스 부스’ 양쪽 날개에 붙어있는 그림만 봐도 이 곳이 얼마나 심한 미쿠덕들의 소굴... 아니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에 열광하는 매니아들을 위한 공간인지 알 수 있습니다. 대기카드를 올리는 곳까지 전부 하츠네 미쿠로 채워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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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치도, 박치도, 이 곳에서는 안심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매니아 중심의 게임센터, 특히 아케이드 매니아 게임유저 중 비중이 높은 리듬게임 유저들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된 곳이 모펀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매니아들만을 위한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일반인들, 극장을 찾아와 영화 보기 전 시간을 때우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방 기기도 알차게 갖춰놓고 있습니다. 비록 삼보, 보우만큼의 물량승부는 아니지만요. 방음도 잘 되어 있고 바깥 소리에 가려져서 안쪽의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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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두 곳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초라한 스틱게임기 라인업

매니아들을 위한 체감형 게임이 주력이기 때문인지, 모펀의 일반 스틱게임 수는 타 게임장과 비교해 굉장히 적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그냥 구색맞추기로 가져다 놓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틱게임의 규모는 매우 아담한 편인데요, 이런 류의 스틱게임을 즐기기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조금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군요. 심지어 아케이드 스틱게임의 대표주자인 ‘철권’ 조차도 겨우 한 조만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버전은 가장 최신버전인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언리미티드’ 네요. 아무튼, 스틱게임이 이 게임장의 메인은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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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싱과 슈팅 게임도 기본은 갖추고 있다

건슈팅 게임의 영원한 명작, ‘타임 크라이시스 4’, 그리고 세가의 레이싱 게임 ‘R-Tuned’, 저 멀리 보이는 ‘렛츠고 정글’ 등 체감형 게임들도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곳의 메인 컨셉인 리듬게임과 UFO캐치 인형뽑기에 비해선 부족한 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매장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다양한 기기를 들일 수 없는 한계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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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펀 게임센터의 '하츠네 미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포스터

하츠네 미쿠로 시작하여 하츠네 미쿠로 끝나는 신흥강자 모펀 게임센터. 오픈 1년도 안 된 신규 게임센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과 매니아들의 지지도는 삼보, 보우에 못지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비록 매장 규모가 타 게임센터에 비해 좁아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최신 버전으로의 충실한 업그레이드 및 지속적인 관리, 그리고 매니아 유저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특징이죠. 또한 부산에 단 두 대밖에 없는 ‘사운드 볼텍스’, 그리고 전국에 단 세 군데밖에 없는 ‘프로젝트 디바’ 기기를 통해 ‘희소성’ 이라는 토끼도 붙잡았습니다.

모펀 게임센터를 둘러보고 나니 매니아 유저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세세한 것 하나까지 꾸며 놓은 흔적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게임센터의 유저들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닌, 찾아오게끔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만한 곳이기도 해요.

이상 부산의 3대 오락실로 불리우는 게임센터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삼보,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보우, 무시무시한 기세로 신흥 강자로 떠오른 모펀. 각기 다른 특징과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한 곳이 딱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방에도 수도권 못지않은, 간혹 더 뛰어난 게임센터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을 찾게 된다면, 흔한 관광지 외에 이런 게임센터도 들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보우&모펀 게임센터 근처 먹거리

어김없이 이번 기사에도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게임센터 근처의 먹거리입니다. 부산 최대 규모의 국립대인 부산대는 예전부터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먹거리문화가 발달한 곳이라 지금도 다른 동네에 비해 훨씬 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들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한편, 경성대 근처에는 부산 시민들이 많이 찾는 내공 있는 음식점들이 많죠. 게임도 식후경! 보우와 모펀 게임센터 근처의 저렴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소개합니다.


보우-부산대 앞 삼단토스트

부산대 길거리간식의 최고봉이자 가장 유명한 음식은 단연 정문 근처의 삼단토스트입니다. 단돈 1500원에 식빵이 세 겹이나 올라가있고, 야채와 계란, 햄이 듬뿍 들어가 있어 같은 가격대의 패스트푸드 햄버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푸짐함을 자랑합니다. 토스트가 워낙 두껍고 푸짐해 양 많은 남자들이라도 한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할 정도입니다.

‘부산대 3단 토스트’ 가 워낙 유명해진 터라 지금은 부산대 정문 앞에만 가도 수많은 토스트 가게가 서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만, 어디를 찾아가도 1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학교 앞 인심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토스트와 함께 즉석 생과일주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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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짐한 양과 1,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부산대 명물이 된 3단 토스트


보우-무진장팥빙수

요즘 카페나 빵집에서 파는 팥빙수를 보면 가끔 한숨이 나옵니다. 양도 얼마 되지 않으면서 직접 팥을 삶는다. 우유얼음을 올렸다, 추억의 맛을 살린다… 라며 1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받기 일쑤죠. 하지만 부산대 앞에는 그런 팥빙수들을 가볍게 제압하고도 남을 무시무시한 팥빙수가 있습니다. 바로 토스트골목 옆에 있는 '품빠이' 라는 분식집의 '무진장팥빙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구성 자체는 후르츠칵테일과 시럽을 듬뿍 넣고 시판 통조림 팥을 쓰는… 흔한 떡 하나 없는 싸구려 팥빙수이긴 하지만, 그 양 만큼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저를 포함해서 성인 남자 세 명이서 더위에 허덕이며 방문해 4500원짜리 팥빙수 하나를 시켰음에도, 다 먹기가 정말 힘들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 나오거든요. 이 팥빙수를 처음 봤을 때, 숨이 헉 하고 막힐 정도였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패왕색의 패기를 뿜는 팥빙수는 생전 처음 봤어요.

전문점에서 만든 맛있는 고급 팥빙수도 좋지만, 가끔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투박한 추억의 팥빙수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최소한 3명 이상이 가서 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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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숟가락은 일반 밥숟가락이요, 저 그릇은 냉면/비빔밥용 대접이라네


모펀-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

경성대 모펀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대연역에는 유명한 돼지국밥집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 이라는 곳인데요, 서울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부산에서는 널리 대중적인 한 끼 식사인 돼지국밥을 매우 잘 만드는 집으로 소문난 곳입니다.

'부산에선 웬만한 집에 가도 돼지국밥은 평타 이상을 친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산의 돼지국밥집 수준은 매우 상향 평준화 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단연 한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쌍둥이 돼지국밥입니다. 식사시간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시간대에 가는 항상 가게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죠.

이 곳의 일등메뉴는 수육백반. 단돈 7000원이면 뜨끈한 국물의 돼지국밥과 그리고 푸짐한 수육 한 접시까지 동시에 맛볼 수 있습니다. 누린내라고 불리는 돼지의 잡내를 없애고 돼지고기 특유의 진한 맛을 잘 살려낸 이 곳의 수육백반 한 그릇이면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잘 먹었다' 라는 소리를 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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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항상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부산 명물 '쌍둥이 돼지국밥'


모펀-진주냉면

평양냉면, 함흥냉면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냉면 중 하나라 불리우는 진주냉면.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을 통해 현지인들이 아닌 수도권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남쪽 지방의 향토음식 중 하나입니다. 체인점을 내지 않아 오직 진주 하연옥 본점에서만 맛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이 진주냉면을 부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하연옥 진주냉면 주인할머니의 아들, 딸이 운영하는 곳으로 부산에는 하단에 한 곳, 그리고 이 경성대에 한 곳 진주냉면의 지점이 있습니다.

진주냉면의 특징은 육수를 낼 때 소고기 대신 해물 육수를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고명에 '육전'이라고 불리는 계란지단을 입혀 지져낸 쇠고기전을 올리는 것 등이 있죠. 일반적인 냉면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런 독특한 조리방법 때문에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라고 의아해합니다. 하지만 해물육수 특유의 진한 감칠맛과 여운으로 먹다보면 어느새 중독되곤 하죠.

독특한 해산물 육수로 낸 생소한 남도 지방의 향토음식인 진주냉면, 가격은 8000원으로 약간 비싸지만 한번쯤은 독특한 별미를 체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맛의 세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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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에도 등장해 화제가 됐던 '진주냉면' 을 이 곳에서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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