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오픈베타테스트를 목표로 최종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손노리의 온라인게임 트릭스터.
트릭스터는 ‘몹 때려잡고 레벨업한다’라는 기존의 국산 온라인게임의 통념을 깨기 위해 다양한 기획이 접목되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는
작품이기에 게임메카는 트릭스터의 메인기획자이자 디렉터인 김유진씨를 만나 게임의 기획과정을 들어보기로 했다. 인간미 넘치는 2D 게임의 마지막 보루! 라고 손노리가 부르짖는 온라인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유화풍의 그래픽, 기존의 온라인게임보다는 캐주얼하지만 노가다 일색이 아닌 퀘스트 위주의 게임이라는 점이 트릭스터가 내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게임은 세계최고의 게임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억만장자 ‘돈 까발리에’가 자신의 재산을 물려줄 상속자와 후계자를 정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돈 까발리에가 초청장을 보낸 게이머들이 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섬으로 ‘드릴’을 들고 모이기 시작한다는 것.
트릭스터는 일반적인 RPG게임에서 보였던 방식과는 달리 무기와 아이템을 이용한 공격 외에도 카드를 이용해 마법을 사용하고 트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전투의 특징을 보여준다. 카드시스템은 섬 곳곳에 숨겨진 150여종의 카드를 모아서 새로운 카드를 육성하거나 조합을 할 수 있고 카드에 그려진 몬스터로 변신도 가능해 기존의 온라인 게임이 보여주고 있는 카드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으로 부각될만한 부분은 땅속에 묻혀있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드릴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이른바 ‘드릴 시스템’으로 각각의 깊이에 맞는 드릴을 사용해서 땅속에 묻혀있는 아이템과 카드를 입수해야 한다는 점이 바로 트릭스터의 가장 큰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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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기획이라는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게임의 큰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배경 시나리오, 캐릭터 시나리오, 게이밍 시나리오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게임의 흐름, 소비자엔 마케팅 계획이라는 게임 외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만 게임기획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생략할 필요가 있다고 김유진 기획자가 강조했다. -_-; 배경 시나리오를 만드는 작업에는 다양한 소재 수집 작업이 필요하다. 트릭스터에서 기초가 된 부분은 보물섬이라는 소설과 루카스아츠가 만든 어드벤처 게임인 원숭이 섬의 비밀이었다고. 이를 토대로 돈 까발리에 섬이라는 게임의 부지선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원숭이 섬의 비밀에 등장하던 주지사처럼 돈 많은 까발리에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그가 죽은 후 남겨진 유산을 차지한다는 배경 스토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캐릭터 시나리오는? 트릭스터(Trickster)의 사전상의 의미는 꾀 많은 자나 장난꾸러기 신을 뜻하며, 여러 민족의 신화나 옛이야기에 놀이를 좋아하는 존재로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동물인간이나 동물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트릭스터는 갖가지 장난(Trick)으로 주변을 환기시키는 존재로 알려졌다. 이처럼 캐릭터 시나리오는 게임의 성격을 구분짓는 제목을 토대로 그 분류를 세분화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뿔을 단 버팔로나 토끼의 귀를 가지고 있는 버니, 여우와 용, 양에서 고양이까지 마치 한국의 12지신을 본 딴 듯한 모습으로 기획자는 트릭스터라는 괴물(?)의 모습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해냈다. 이 부분은 차후에 메인 디자이너가 컨셉아트를 통해 완전한 이미지로 만들어내지만 기본적은 외형은 기획자의 간단한 스케치를 통해 만들어지게 됐다. |
게이밍 시나리오라 함은 게임의 흐름을 좌우하는 요소, 즉 게이머가 직접적으로 창조해나갈 수 있는 시나리오라는 부분에 중점을 맞추는
분야다. 트릭스터에서는 돈 까발리에라는 갑부가 남긴 유산을 게이머에게 ‘선택’의 요소로 부여한 셈인데 카드, 드릴 등의 아이템을
이용해 이를 차지하려는 부분이 게이밍 시나리오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기획자가 착안한 부분은 ‘기본기에 충실하자’라는 것. 2001년 추석이 다가오던 중 헝클어진 머리로 마라톤 회의를 반복하던 개발자들은 엉뚱하게도 땅에서 고구마 등의 다양한 곡물을 캐내는 농부에게서 아이디어를 착안, 드릴로 땅을 파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게이밍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게 된다.
* 기획과정의 재현 아이디어맨 #1: “커뮤니티 위주의 게임인만큼 채팅을 할 때마다 감성지수라든가, 특정 경험치를 올라가게 하는 건 어떨까요?” 기획자: “좋은 생각이긴 한데… 뭔가 쇼킹한게 없을까?” 아이디어맨 #2: “(옆에서 생고구마를 먹다가…) 드릴로 땅을 파서 돈 까발리에의 유산을 발굴한다는 내용은 어떨까요? 농부 아저씨가 고구마 파내듯이” 기획자: “엇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봐!” 아이디어맨 #2: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늘상 하던 놀이가 모래 안에 장난감을 숨겨놓고 모삽을 이용해서 파내는거잖아요? ‘보물섬’이 인기를 누렸던 부분도 이런 유년시절의 기억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던 것만큼 섬의 방방곳곳에 널려 있는 보물을 게이머가 직접 파내는 방법을 이용하자는거죠. 몬스터가 아이템을 토해내는 것보다는 현실적이지 않나요? 기획자: “오 굿! (당신이 기획자를 하는게 낫겠어 -_-;)” 팀의 인재를 스카웃 당할 수 없다는 논리로 끝까지 아이디어를 내놓은 인물을 밝힐 수 없다는 김유진 씨. 드릴로 땅을 파는 개념이나, 물가에서 낚시를 하는 개념이나 별다를 바가 없지만 손노리는 이 부분을 게이밍 시나리오의 중점을 이루는 뼈대로 두어 ‘땅을 파내는 것’ 자체에 큰 재미를 부여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나리오는 ‘사양서’, 즉 개발팀 내부에서 통용되는 기획문서의 서두를 장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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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스터 기획의 2단계는 배경 레이아웃의 제작이었다. 이는 곧 남들에게 보여지는 게임의 특징을 말하는 것인데 메인 그래픽 디자이너가
만들어내는 ‘컨셉아트’를 뜻하기도 한다.
Concept Art. 직역하면 개념미술(-_-;)이자 풀어서 말하자면 해당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해주는 그래픽 디자인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픽이 게임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최근엔 과거보다 컨셉아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러스트나 원화작업이라는 용어로 통용되기도 하며 이러한 컨셉아트 디자이너는 유명 기획자나 프로그래머처럼 전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이렇게 만들어진 컨셉아트는 일명 도트노가다라고 불리우는 캐릭터 스프라이트 제작과 맵 에디터를 이용한 배경 그래픽 개발에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트릭스터의 컨셉은 ‘바니’를 연상시키는 디즈니풍의 귀여운 캐릭터였다.
시스템 이벤트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설계 전체적인 게임의 구도가 짜여지자 본격적으로 스크립트와 게임룰의 제작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어려워 보이는 말이지만 이는 곧 게이머가 익숙해지기 위한 게임조작방법과 입력에 따른 반응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플레이 방법’의 뼈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유진 씨는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등에게 자신의 기획의도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이와 같은 부분은 설명과 함께 간단한 스케치를 통해 이미지를 전달하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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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온라인 게임은 표현의 자유에 심한 제약이 따른다. 서버의 부하라는 엄청난 핸디캡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C패키지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온라인 게임에는 도입되기가 어려운 편이며 이를 고려한 상호간의 조율작업이 필수적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트릭스터는 아마 슬라이드쇼의 한 현장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기획자의 설명이다.
그래픽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기획자가 한 몸이 될 순 없기 때문에 당초의 기획의도가 개발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기획에서 상당히 어긋난 방향의 캐릭터 디자인이 나온다든가, 거꾸로 된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된다면 기한이 정해진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개발사로선 상당히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즉 기획자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는 기획의도와 스토리 등 다양한 게임요소에 대한 느낌을 개발자들에게 100%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율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게임제작에 착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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