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란 선입견을 버려라! - 완미세계 -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게임을 중국으로 수출하던 입장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제 국내와도 비견될만한 온라인게임 노하우를 쌓고, 이제 국내로 역수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 중국산 역수출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지금부터 소개할 MMORPG ‘완미세계’다. 완미세계는 CJ인터넷이 운영하는 넷마블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이미 중국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완미세계’는 고 퀄리티의 그래픽과 상당한 스케일의 세계관,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최대 30만에 육박하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다는데…. 과연 국내에서도 중국에서만큼의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까? |
▣ 중국산은 부실하다는 편견을 버려!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그러하듯, 필자 역시 ‘중국’이란 단어에 좋지 않은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낮은 내구도와 부실한 성능을 자랑하는(?) 중국제 공산품에 데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에야 중국산 제품들도 품질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같은 메이커라도 다른 나라에서 만든 것과 중국에서 만든 것의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중국제품은 부실하다란 선입관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마데 인 차이나 제품 기피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중국산 장난감에서 납성분이 검출됐단 뉴스도 있고… |
하지만 완미세계는 달랐다. 중국에서 이미 2년간이나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는 말이 헛것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중국산인데 잘 만들어봐야 베끼기 수준이겠지’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선입관을 한번에 날려 보낼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었다. 이미 중국에서 오랜 서비스 기간을 거친 탓인지 테스트 준비가 잘 되어 있었던 점이 인상 깊었는데, 첫 날을 제외하면 클로즈베타테스트 중인 게임에 당연히 따라다니는 버그나 렉 현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반도 완성되지 않은 채 테스트에 들어가는 최근의 추세와는 달리 대부분의 컨텐츠가 구현된 상태여서 많은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 하지만 완미세계는 다르다는 거~! 최근 양산되는 국내의 어설픈 게임들보다 훨씬 낫다 |
▣ 원하는 모습을 자유자재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완미세계의 재미는 캐릭터 생성에서부터 시작된다. 완미세계는 캐릭터를 생성할 때 다양한 형태의 얼굴과 체형을 만들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하는데, 코 높이나 광대뼈의 돌출, 눈썹과 귀의 형태와 위치, 눈동자와 눈매 모양, 심지어는 이마 크기까지 조정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헤어스타일까지 제공하고 있어 그야말로 성형수술 수준의 조정이 가능했다. 이 기능을 잘 사용하면 유명 연예인의 얼굴이나 만화 속 캐릭터의 얼굴, 심지어는 나만의 개성을 가진 외계인(-_-)같은 얼굴까지도 생성이 가능할 정도였다.
▲ 스트리트파이터의 춘리, 소울칼리버의 성미나, 철권의 샤오유 등 다른 게임의 캐릭터 머리 모양도 지원한다 |
▲ 심지어는 이런 얼굴도 가능. 어이구 복스럽기도 해라… |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건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어깨너비에서부터 허리와 팔, 다리까지 각 신체 부위의 두께와 길이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고, 여성 캐릭터의 경우 가슴(!)의 크기마저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었다. 종족이나 성별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에 일부 제한이 있긴 했지만, 자신만의 개성적인 외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 신체 사이즈는 물론이요, 가슴도 마음대로 성형 가능 |
▲ 평범을 거부하는 개성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지만 필자도 남자라 예쁜 여캐의 얼굴에 차마 몹쓸 짓을 할 수 없어서 그냥 무난한 모습으로 선택! |
▲ 커스터마이징 기능 덕에 같은 얼굴의 플레이어 찾아보기가 힘들다. 서버가 용케도 견디네… |
▣ 완미세계의 우수함에 놀라다
완미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필자는 ‘놀라움’이라고 확실하게 답할 수 있다. 게임을 시작부터 플레이하는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처음 놀란 것은 제대로 된 그래픽이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이는 MMORPG들 중에서도 이정도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그래픽 수준이 떨어지거나, 색감 선택이 잘못되거나), 완미세계의 그래픽은 밝은 색감의 배경과 번짐 효과(일명 뽀샤시 효과)의 적절한 작용으로 화사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 완미세계의 화사한 분위기는 뽀샤시 효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저녁 노을이 아름다워~ |
▲ 뽀샤시 효과를 꺼도 어색하지 않은 화면은 그래픽의 기본 수준이 잘 잡혀있다는 증거 |
두 번째로 놀란 것은 게임 내의 각종 컨텐츠와 시스템의 구현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다. 다른 게임의 테스트에 자주 참여해본 유저들일수록 이 완성도 부분에서 완미세계의 손을 들어주는 유저가 많았는데, 이미 오랜 기간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을 런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완성도는 당연할 수 있는 부분이다.
▲ 클베 게임은 언제나 닥사냥ㄱ(닥치고 사냥 고고)인줄 알았던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완미세계 |
세 번째로 놀란 것은 유저들의 편의를 확실하게 보장해주었다는 점이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해킹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비주얼 키보드(마우스 클릭으로 키보드 자판을 입력할 수 있는 기능)’를 로그인 창에 도입하고, 저사양 컴퓨터를 소지하거나 유저들이 많이 몰리는 황금시간대에 자주 발생하는 렉 현상에 대비해 저사양 모드를 구비하는 등 오픈 이후의 문제가 될 부분의 대책도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 저사양에서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
게임 내에서도 유저들의 편의를 위한 여러 가지 기능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레벨 10이 되기까지 새로운 행동을 할 때마다 그에 대한 안내문이 가이드 형식으로 나타나 게임의 적응이 쉽도록 도와주었고, NPC나 특정 지역의 위치를 헷갈리는 일이 없도록 제공된 위치검색 시스템(미니맵 옆에 붙어있음)은 원하는 지역이나 NPC를 선택할 경우 화살표로 목표의 방향을 표시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지리를 몰라 헤매는 일을 방지하고 있었다. 그밖에도 퀘스트를 어디서 받아야 할지 모를 경우 클릭하면 퀘스트를 제공하는 NPC 중 가장 가까운 NPC의 위치를 알려주는 ‘가까운 퀘스트’ 기능까지!
▲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해줄 물음표 군. 마우스만 가져다 대면 지금 상황에 알맞은 조언을 볼 수 있다 |
▲ 퀘스트가 하고 싶다면 ‘가까운 퀘스트’ 버튼으로 나에게 맞는 퀘스트를 누가 주는지 알아내자. 좌표를 알았다면 위치검색 시스템으로 퀘스트를 향해 고고싱! |
▣ 공중 전투도 가능하다! 점프와 비행
완미세계의 특징 중에는 점프로 장애물을 뛰어넘고, 하늘을 날며 공중에서 전투를 벌이는 등 3차원적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는 생성과 동시에 이단 점프를 할 수 있고, 30레벨이 되면 각 종족 고유의 비행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신족’의 경우 1레벨부터 비행 가능), 완미세계는 이 2단 점프와 비행술을 단지 높게 뛰거나 날아오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여기에 다양한 컨텐츠를 접목시켜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다른 플레이어와 점프만으로 얼마나 높은 지형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겨룰 수도 있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장소에 있는 물건을 제한 시간 안에 점프를 사용해 가져오기’ 등의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필자는 2단 점프와 관련된 퀘스트를 하나 수행해보았는데, 성문 위의 상자를 열고 물건 하나를 5분 안에 가져오는 간단해 보이는 임무였다. 그런데 간단해 보이는 것과 달리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도저히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2단 점프 체공시간과 점프의 타이밍, 위치 선정 등 점프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고난이도(?) 퀘스트였던 것!
▲ 점프. 이거 정말 별 거 아닌데 이상하게 점프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다. 점프가 있는 게임이라면 꼭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발광하는 유저도 있기 마련 |
▲ 인간 종족 초반 퀘스트 중 2단 점프를 이용해 성문 위의 상자를 획득하는 퀘스트가 있다. 2단 점프의 타이밍을 잘 파악해 최대한 높이 뛰어오를 수 있어야 클리어할 수 있는 나름 고난이도 퀘스트 |
비행술을 익히게 되면 비행으로만 즐길 수 있는 컨텐츠도 생겨난다. 지상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고레벨 몬스터들이 공중을 부유하고 있어 공중사냥을 즐길 수도 있고, 수면 위를 저공으로 날 때 물살이 갈라지는 효과가 나는 등 비행을 할 때의 눈요깃거리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성 캐릭터를 포옹한 상태에서 비행할 수도 있기에 공중전투의 수단 외에도 온라인의 특성인 커뮤니티를 이용, 나름 상황을 즐길 수 있게 배려한 셈이다.
▲ 드넓은 창공을~ 날아보자! |
▲ 솔로부대원들에게 대리만족의 기쁨과 함께 염장의 분노를 느끼게 하는 커플 비행 시스템. 중국에서는 이 시스템 덕에 결혼에 골인한 유저도 많단다(정말?) |
공중비행은 공중의 몬스터나 오브젝트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자동으로 이동되고, [W], [A], [S], [D] 등 키보드 방식의 이동도 가능하다. 즉 공중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클릭할 몬스터나 오브젝트가 없는 허공으로 이동하고 싶을 때에도 아주 편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 공중에서 지상 몬스터를 요렇게 꼼수로 사냥할 수도 있다 |
▣ 최근 논란이 되는 표절시비에 대해
완미세계는 국내에 소개되면서부터 네티즌들에 의해 꾸준히(?) 구박을 받아왔다. 게임의 분위기나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기존의 인기 게임들을 베껴 만든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사실 완미세계에서 선보이는 커스터마이징, 채집과 생산 등의 시스템과 점프와 비행 등의 컨텐츠들은 이미 다른 게임들을 통해 구현된 적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터페이스와 여러 가지 시스템들도 노골적으로 베낀 것은 아니지만 ‘어 이거 그 게임하고 닮은 거 같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티는 난다.
▲ 커스터마이징은 에버퀘스트와 COH, 채집과 생산 시스템은 WOW, 전투와 게임 분위기는 리니지2… 비슷해보이는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
하지만 이런 표절 문제는 이미 아이디어 포화 상태인 MMORPG 쪽에선 암암리에 묵인되는 분위기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대작 게임을 아예 대놓고 베끼고도 제대로 못 만든 게임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이런 국내의 실태는 생각지도 않고 그저 중국산 게임이라는 이유로 싸잡아 비난을 하는 네티즌들이 많은데, 다른 나라 게임을 꼬집기 전에 먼저 국내의 현실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먼저 돌아봐야 할 상황이 아닐까?
▲ 필자도 중국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식의 싸잡아 비난은 좀 눈꼴시다 |
게다가 완미세계 같은 경우는 이 게임 저 게임에서 장점을 조금씩 떼어 와 섞은 것으로 끝내지 않고, 다른 아이디어를 첨가해 유저들이 조금이라도 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바꾸었다. 점프의 개념을 다른 게임에서 가져왔지만 이를 2단 점프로 바꾸어 넣고, 이 2단 점프를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퀘스트를 만들고, 비행의 개념 역시 그냥 집어넣지 않고 커플끼리의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등…. 보기엔 간단한 발상 같아도, 이를 잘 엮어 개발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 만든 게임은 잘 만들었다 칭찬해주자. 우리에겐 이 게임보다도 못한 씹을 거리들이 아직 많지 않은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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