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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영장류 가족의 이야기!(드래곤볼 Z2 (한글판))(드래곤볼 Z2 (한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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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만화를 좋아하는 20대 이상의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반가운 이름이다. 1988년이던가? 국내에 모 주간 만화잡지가 창간되면서 부록으로 연재되기 시작한 드래곤볼은 일본에서 끌었던 인기만큼이나 국내에도 가히 혁신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유사 잡지의 창간과 일본 만화의 국내 유입의 본격적인 계기를 마련했다고까지 평가받는 한 편의 만화, 바로 그것이 드래곤볼이다.

드래곤볼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일찍부터 게임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의 특성상 두 명이 싸우는 장면이 많아 격투게임으로 많이 제작되었던 게임 드래곤볼은, 그러나 극소수의 작품을 제외하곤 재미와 흥행면에서 그리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다. 졸속으로 제작된 캐릭터 게임의 전형이라고나 할까? 수퍼패미컴으로 등장한 ‘초무투전’ 시리즈가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당시 드래곤볼의 국내 인기에 힘입어 「초무투전 3」가 한글화되는 위업을 이루기도 했을 정도니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어쨌거나 시간이 흘러 드래곤볼을 소재로 한 게임은 몇 번 더 출시되었지만, 계속되는 악평 속에 팬들의 관심은 점점 멀어졌다. 그러던 중 PS2용 게임으로 드래곤볼 Z가 발매된다.

결과부터 말해 PS2용 드래곤볼 Z는 크게 히트했다. 전세계적으로 2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역대 최고의 드래곤볼 소재 게임으로 단숨에 등극한 것이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후속작 드래곤볼 Z2가 발매됐고, 반다이코리아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한글화되어 발매됐다.

▲ 드래곤볼의 초반부 등장 캐릭터들. 이때까지만 해도 스토리가 그렇게 황당하지는 않았다

▲ 황당함이 도를 넘기 시작했던 셀 편. 주인공을 죽였다가 부활시키지 않나…


그 동안 실패했던 드래곤볼 류(類) 게임
사람들이 드래곤볼 만화에 그렇게 열광한 이유가 무엇일까? 한 명의 강적을 물리치면 또 다시 등장하는 강적. 고생 끝에 겨우 물리치는가 싶었더니 다시 등장하는 새로운 적…. 새로운 캐릭터들과의 거듭되는 결전과 그 와중에 나타나는 새로운 필살기. 화려한 대결 장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PS2용 드래곤볼 Z가 히트를 기록한 가장 큰 원인은 이런 원작의 재미를 게임에서 제대로 살려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요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게임으로 제작되는 드래곤볼은 대부분 격투게임 장르를 택해왔다. 그러나 드래곤볼의 격투란 게 어떤 건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캐릭터들, 황당하리만큼 과장된 필살기들로 점철되지 않았는가. 특히 지상과 공중을 자유롭게 왕래하며 펼치는 싸움은 시스템적으로 게임에서 표현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기존의 드래곤볼 게임은 카드 배틀을 이용해 필살기를 구현하거나 화면을 아래, 위로 나누어 필살기를 재현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했다. 비록 격투게임이 아닌 액션게임의 성격을 띠긴 했지만 나름대로 원작의 재미를 살렸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은 부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다양한 방편을 써봐도 게임 드래곤볼은 진정한 의미의 격투게임은 아니었다. 원작이 인기를 끈 요소, 즉 캐릭터들간에 벌어지는 숨막히는 대전의 재미를 게임으로 승화시키지 못했기에 게임으로 만들어진 드래곤볼은 결국 캐릭터 게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 드래곤볼을 소재로 한 게임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초무투전 3

▲ 하지만 지상과 공중을 이동하는 시스템과 격투게임으로서의 본질을 살리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비로소 격투게임으로 태어난 드래곤볼

숙원이었던 이동 시스템의 해결
드래곤볼 게임은 전형적인 캐릭터 게임이다. 이런 편견을 버리게 만들어준 계기는 PS2용 격투게임 드래곤볼 Z의 출현이었다. 기술들의 모션, 이동 시스템, 캐릭터간 밸런스 등 많은 부분에서 격투게임이 갖춰야할 요소들을 제대로 갖춘 드래곤볼 Z는 가장 문제였던 지상, 공중간의 이동도 특정 기술을 사용했을 때에만 상대가 공중으로 뜨게 만드는 시스템을 채택해 지상, 공중간의 무분별한 이동을 제한하고 서로 다른 위치에 있을 때 공격을 펼치면 캐릭터가 자동으로 상대를 향해 이동하는 방식을 채용해 골치 아픈 문제점을 해결했다. 개인적으로 드래곤볼 Z가 성공하는데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획기적인 시스템이 바로 이것이라 생각할 정도.

▲ 지상과 공중 간의 자유로운 이동은 제한하고 특정 기술이 성공했을 경우에만 가능토록 했다

 

같은 캐릭터지만 같은 캐릭터가 아니다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로 대표되는 정통 격투게임의 등장 캐릭터들은 매우 다양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어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매우 다양한 전법을 구사한다. 드래곤볼 Z2가 비록 격투게임의 기본요소를 충실히 갖추고 있다 해도, 원작을 고려한 작품이다보니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처럼 다양한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수는 없는 노릇.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상당수 제한되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드래곤볼 Z2는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캡슐 시스템을 도입했다. 캐릭터의 기술을 캡슐이라는 장치에 담고, 캡슐을 장비함으로써 대전 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같은 캐릭터라도 어떤 기술이 담겨있는 캡슐을 장비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특성이 전혀 달라지게 되었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필살기를 장비해 화려한 대전을 원하는 플레이어라면 캐릭터 특성을 그에 맞게 캡슐을 장비하면 되고, 자주 쓰는 필살기 하나와 다양한 보조효과를 가진 캡㎱ 장비해 실속을 노리는 플레이어라면 그렇게도 가능하다. 캐릭터마다 장비할 수 있는 캡슐의 수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그 범위 내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캐릭터를 골라 기술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캡슐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드래곤볼 Z2는 캐릭터 게임의 한계를 돌파해 한 층 더 격투게임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 캡슐에도 등급이 있어 상위의 것일수록 위력이 강하다

▲ 게임 도중에 얻는 돈을 이용해 캡슐을 구입할 수도 있다

Z2에서 바뀐 점
앞서 설명했던 이동 시스템의 해결과 캡슐 시스템은 드래곤볼 Z에서 이미 이루어졌던 부분이다. 그렇다면 Z2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솔직히 말해 드래곤볼 Z와 Z2에는 큰 차이가 없다. 가장 메인이 되는 전투 시스템은 전작의 그것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으며, 캐릭터별 특성을 결정짓는 캡슐 시스템 역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은 스토리를 따라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재로 삼고 스토리가 다르다는 점, 그리고 스토리 모드의 전개 방식을 테이블 게임처럼 바꾸었다는 정도다.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드래곤볼 Z2는 기뉴 특전대에서 시작해 후리자, 셀, 마인 부우에 이르기까지 원작 드래곤볼의 후반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연히 전작과 비교해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많아졌으며 그들이 사용하는 필살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작은 후반부로 갈수록 황당한 설정과 뻔한 전개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게임에서만큼은 그 캐릭터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원작의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최고의 끈질김을 보여줬던 셀

▲ 최종 보스 ‘마인 부우’는 게임에서도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주목할 부분이 바로 스토리 모드의 진행방식이다. 전작에서는 강제로 진행되는 스토리 모드를 따라 차례로 등장하는 적들과 강제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드래곤볼 Z2에서는 말판을 조작해 특정지점까지 이동하면서 중간에 만나게 되는 적들과 싸우는 방식을 채택, 플레이어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도를 주었다. 비록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더라도 그곳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약간의 배리에이션을 주었다는 건 무작정 거듭되는 반복전투에서 벗어나 싸우는 시기를 플레이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저 편의적인 인터페이스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의 이동 과정 중 다양한 효과를 지닌 아이템, 장소를 말판 위에 배치해 특수 효과를 얻을 수 있게끔 배려했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상승시키는 아이템을 비롯해 캡슐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돈, 전투 시 다양한 핸디캡이 준비되어 있는 대결장소 등 비록 세세한 것이긴 하지만 획일적인 이동에서 벗어나 전투의 효과를 어느 정도 플레이어가 조절하면서 진행할 수 있게 만든 점은 칭찬해줄 부분이다.

▲ 특정 아이템을 입수하면 공격력, 방어력 등이 상승해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 전투를 벌일 시기를 플레이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점은 전작의 폴리곤 3D 그래픽에서 벗어나 카툰 랜더링 방식과 쉘 쉐이딩 기법을 응용, 전투시 원작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주도록 그래픽이 일신되었다는 부분이다. 원작이었던 만화, 그리고 큰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에 비해 전작 드래곤볼 Z의 전투 장면은 3D 폴리곤이었다. 웬지 어색함을 주는 그래픽…. 이에 제작사는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원작에 최대한 근접한 느낌을 주기 위해 2D 느낌이 나는 쉘 쉐이딩 기법을 전격적으로 채용했다. 덕분에 한층 더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전투 모습도 부드러워져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 게임 중 흐르는 동영상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애니메이션 느낌이다


속편이라는 점에서 드래곤볼 Z2는 실패작
앞서 드래곤볼 Z2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이 장점들의 대부분은 전작 드래곤볼 Z에서 완성되었던 부분이다. 정작 드래곤볼 Z2에서는 후속작이라고 부를만한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느껴진다. 그래픽을 3D에서 2D로 바꾸고 스토리 모드의 진행방식이 바뀌었다고 해서 속편이라 할 수 있을까? 캐릭터 몇 명 추가되었다고 해서 속편이라 할 수 있을까? 게임의 핵심인 전투 시스템은 전혀 바꾸지 않은 채 약간의 변경 요소만으로 속편이라 내놓은 제작사의 안이한 마인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전작이 발매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속편 소식이 들려왔을 때 “벌써 속편 소식이?” 하며 걱정을 했지만, 막상 게임이 나오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짧은 제작기간은 결국 이런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다.

필자 나름대로 드래곤볼 Z2에 대해 굳이 이름을 붙이라면 「드래곤볼 Z 완전판」 정도가 어떨까 생각해본다. 「수퍼로봇대전 F」의 멀쩡한 스토리를 반토막내 전편과 속편으로 나눠 발매하는 바람에 팬들에게 지탄을 받았던 반프레스토(알겠지만 반다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드래곤볼 Z2도 그런 전철을 고스란히 밟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필자의 지나친 확대해석일까?

▲ 오공 일행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고!? 설마 또 속편이…?

▲ 한 번 게임을 클리어하면 컨티뉴 메뉴가 추가된다. 지난 플레이에서 얻었넌 캡슐을 모두 가진 채로 새롭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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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Z2 2004. 04. 16
플랫폼
비디오
장르
대전액션
제작사
딤프스
게임소개
'드래곤볼 Z2'는 '드래곤볼 Z'의 후속편으로 전작의 어색한 폴리곤 그래픽을 버리고 셀쉐이딩 기법을 사용하여 원작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부드러운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대전격투 모드 이외에 보드게임 형...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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