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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야 소녀를 그려줘] 실제 플레이 기반, 크킹3 대환장 상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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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난번에 크루세이더 킹즈를 다룬 적이 있었지. 당시엔 캐릭터 한 명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다뤘지만, 사실 크킹 시리즈의 덕목은 캐릭터가 죽으면 후계자로 이어가며 계속해서 가문을 운영하는 상속 과정에서의 일들이지. 오늘은 그 상속을 주제로 해보자. 실제 플레이에서 경험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그대로 재현해 보겠어.

바이에른 왕국의 왕자 루드비히 3세는 프랑크 영지를 다스리는 공작으로, 영지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농장과 목장을 늘리는 건축가였으며, 어려운 사냥감을 찾아 황야를 누비는 위대한 사냥꾼이기도 했다. 그런 그는 63세에 과식으로 죽었다.

“바이에른 왕국, 바이에른의 왕자 루드비히 장례식”

관짝소년단?
▲ 관짝소년단?

음... 서양도 관을 머리 위로 올리던가?
아무튼 63세니 나름 적당한 나이에 승하했네. 너무 오래 살아서 후계자의 나이가 너무 많으면 그것도 문제가 되거든.

그는 슬하에 8명의 자식을 두었으며 분할 상속법에 따라 프랑크 영지를 동과 서로 나누어서 프랑크의 공작위를 후계자에게, 동 프랑크 공작위를 다음 형제에게, 그리고 3개의 백작위를 남은 형제에게 나누어 주었다.

“8명의 귀족, 4명의 남자, 4명의 여자, 검,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무지개 머리색 하나씩!”

이게... 4남 4녀?
▲ 이게... 4남 4녀?

전부 여자잖아! 남자를 그려 달라는 내 요청은 어디로?
아니... 설마 저 중 4명은 남자인 건가? 흠, 이건 이거대로...

루드비히 3세는 5개의 직할령을 가지고, 600명의 무장병과 3,000명의 징집병을 소집할 수 있었으며, 군대를 소집한 상태로도 재정이 적자가 나지 않는 넉넉한 재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계자는 서프랑크 직할령 1개, 1,000명의 징집병, 600명의 무장병의 인건비만으로 재정 적자를 맞았다.

배경 설명은 여기까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재정 적자를 겪는 중인 서프랑크의 공작, 검은 머리의 귀족 소녀를 그려줘”

적자라서 모니터도 작은 걸로 바꿨어요
▲ 적자라서 모니터도 작은 걸로 바꿨어요

아니, 잠깐만 방심하면 바로 현대 문물들이 등장하네?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가로등 금지”

적자라서 초상화도 반만 그렸습니다?
▲ 적자라서 초상화도 반만 그렸습니다?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적자를 묘사하는구나. 못 살겠네 진짜!
그렇다.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재산이 균등 분할 되었다고는 하지만, 무장병은 온전히 내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군사력의 격차가 큰 시기다.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다.

“동프랑크 공작령에 지배권을 건 전쟁을 선포!”

군주 간의 싸움으로 승부를 가리자!
▲ 군주 간의 싸움으로 승부를 가리자!

흠, 형제자매 간의 일기토를 원하는 건가?
그래. 게임 시스템엔 없지만 그 일기토, 기꺼이 받아주지. 
아버지를 매장한 묘지의 흙이 마르기 전에 끝내주마.

“결투!”

합...체?
▲ 합...체?

서로 주먹을 나누다 못해 붙어 버린 건가?
AI 그림은 진짜 전설이다.

아무튼 결투는 나의 승리다
▲ 아무튼 결투는 나의 승리다

싸워서 즐거웠고.
동프랑크의 공작위는 내 것이고.

“넌 감옥으로”

오픈형 감옥?
▲ 오픈형 감옥?

통풍이 잘 되는 지하 원룸에서 잘 지내길.
선대의 영지를 회복했으나, 직할령을 다 차지하려면 아직 멀었다.

“주교! 이웃 영지의 소유권을 조작하시오!”

당신... 어디 주교야?
▲ 당신... 어디 주교야?

혹시 믿는 종교가 카오스나 부두술인가?
그래, 뭘 믿든 명분만 잘 조작해서 주면 된다.
남은 시간 동안은 군사력을 증가시키자. 전쟁에 나갈 기사를 모집해야겠어.

“채용을 위해 기사들을 초대하라”

또 컴퓨터!!
▲ 또 컴퓨터!!

공개채용이라 이력서를 온라인으로 받았나?
중세 기사도 취업이 힘들구나…

“컴퓨터,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그리지 말라고!”

면접 중...
▲ 면접 중...

면접 결과 기사님은 아쉽게도 이번 기회엔 우리와 함께하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빈자리가 생기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기사들 면접 보는 사이에 주교의 명분 조작이 끝났다! 마르부르크 백작령을 공격한다!

“오나거(Onager) 투석기, 공성 병기를 동원한 전쟁!”

대참사
▲ 대참사

이건 뭐야? 중세 우르곳? 보행기?
투석기의 흔적도 없고, 기사가 타고 있는 말은 조랑말인가?

“바위를 날리는 투석기 추가!”

저게... 투석기?
▲ 저게... 투석기?

나무로 만들고 돌을 날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까진 아는 것 같은데,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모르는구나.
근데 뒤에 저건 뭐냐? 나무로 만든 자동차? 왜 모양이 완벽해?
아무튼 힘없는... 아니, 소유권 명분을 가진 백작령들을 통합한 끝에 선대보다 영토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여유로운 귀족의 생활”

초상화 원상복귀
▲ 초상화 원상복귀

잘려져 있던 초상화도 원래대로 돌아왔고, 장신구도 화려해졌군.
평생 전쟁과 모략으로 살다 보니 벌써 나이가 50대 후반이 되었다. 이제 은퇴… 죽음을 준비할 시기지.
그러고 보니 형제들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볼까?

“빨주노초파남보 형제들!”

이들의 운명은?
▲ 한때 사이좋았던 4남(!) 4녀, 이들의 운명은?

첫째는 나니까, 둘째부터 보자.

둘째는 불에 타서 35세에 사망.
셋째는 과음으로 45세에 사망.
넷째는 아직 생존.
다섯째는 분만 도중 41세에 사망.
여섯째는 치료를 잘못 받아 33세에 사망.
일곱째는 아직 생존.
여덟째는 천연두로 18세에 사망.

일곱 형제 중 살아있는 게 두 명 밖에 없네! 아니, 그리고 둘째는 지하감옥 원룸에 안전하게 놔뒀는데 왜 죽은 거지?
내 봉신인 형제만 남고 다 죽었으니, 남은 건 친자식들뿐이야.

“후계자, 아이들”

아니 왜 이렇게 많아!
▲ 아니 왜 이렇게 많아!

아이고 내가 전쟁을 20년 넘게 하고 다녔는데 왜 아이가 9명이나 돼!
아직 분할 상속제를 바꾸지 못했다고!
이러면 또 공작령이 분할되고, 또 정복 전쟁하고, 또 감옥에 넣고, 또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는 역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잖아!
이것이 중세!?

키에에에엑!!
▲ 키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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