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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화제작, 모바일 부문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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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온라인 게임 왕국으로 불리던 국내 시장의 중심축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모바일로 옮겨왔다. 이에 따라 중소 개발사는 물론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에 전력하면서, 한층 뛰어난 완성도와 인기 IP로 무장한 대작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히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더욱 가속화돼 그 어느 때보다 눈길을 끄는 신작이 많았다. 하나 같이 쟁쟁한 게임들이지만, 화제성과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10개를 꼽아 소개한다.

증강현실의 이상과 부작용을 동시에 보여주다, 포켓몬 GO


▲ 어릴 적 로망을 실현시켜준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 (사진출처: 나이언틱)

오늘날 10대부터 30대 초반까지의 대다수가 어릴 적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라났다. 이 중 일부는 원작 게임에도 빠져들어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포켓몬’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우리 주변에 귀엽고 멋진 괴물들이 서식하며, 여행하는 소년소녀의 친구가 되어준다니 그야말로 로망 그 자체. 아마 다들 한번쯤은 만화 주인공처럼 현실에도 나만의 ‘포켓몬’이 있었으면 하고 상상해봤을 것이다.

지난해 7월 전세계 론칭한 ‘포켓몬 GO’는 이러한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줬다. 증강현실 기술과 위치기반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여 마치 이 세계에 ‘포켓몬’이 실존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지도 반출이 금지된 국내만 서비스가 반년 가량 늦어지는 문제가 터졌고, 정식 출시 후에도 유저들이 ‘포켓몬’을 잡으러 접근금지 지역에 잠입하는 등 사건사고가 잇달았다. 다행히 지금은 안정화됐지만, 여러모로 증강현실의 명과 암을 확인 가능했다.

대형 게임사 틈바구니에서 빛난 중소업체의 저력, 킹스레이드


▲ '혜자스럽다'는 평가와 함께 역주행 성공한 '킹스레이드' (사진출처: 베스파)

한때 모바일은 중소업체도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지만 그것도 대형 게임사가 시장에 참여하며 옛말이 된지 오래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게임을 들여오는가 하면 마블 코믹스 등 세계적인 IP와 계약하거나 과거의 굵직한 대작을 부활시켜 앱마켓 상위권을 노린다. 베스파의 RPG ‘킹스레이드’는 이처럼 치열한 모바일 시장에서 이렇다 할 홍보조차 없이 매출 10위 안에 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어떻게 이런 성과를 올렸을까? ‘킹스레이드’를 호평할 때 주로 쓰이는 표현이 ‘혜자스럽다’는 것이다. 배우 김혜자의 이름을 딴 편의점 도시락이 가성비가 뛰어난 것에 빗대어 그만큼 유저 친화적인 수익 구조를 택했다는 얘기다. 물론 그저 막 퍼주기만 한 것은 아니고 게임성 또한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가능했다. 어쩌면 이야말로 국내 유저층이 기성 게임들의 쥐어짜는 듯한 과금체계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중국 고전을 활용해 블레이드의 영광을 재현하다, 삼국블레이드


▲ '블레이드'에서 보여준 액션에 삼국지를 입힌 '삼국블레이드' (사진출처: 네시삼십삼분)

‘블레이드’로 2014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거머쥔 액션명가 액션스퀘어의 차기작은 서구 판타지가 아니라 동양의 삼국지였다. 따로 ‘블레이드 2’도 개발 중이긴 하지만 2편이 출시 될 때까지의 공백을 채워줄 게임이 필요했다. ‘유비’ 삼형제, ‘여포’, ‘조자룡’과 같은 영웅호걸이 자웅을 겨루는 삼국지야말로 화려한 액션을 뽑아내기에 적합했으며, 실제로 ‘삼국블레이드’는 마니아층의 호의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재미있는 점은 ‘삼국블레이드’ 론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넥슨에서 삼국지 액션 게임의 대표격인 코에이테크모의 ‘진삼국무쌍’ 모바일 버전을 내놓았다는 것.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출진한 두 작품은 마치 삼국지 장수마냥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유명 IP를 앞세웠고 ‘삼국블레이드’는 전투 외에도 내정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둘 다 완성도는 수준급이니 삼국지 팬덤에겐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모바일로도 건재한 삼국지 액션의 대명사,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 원작 7편을 토대로 모바일에 최적화시킨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사진출처: 넥슨)

2000년 첫 선을 보인 코에이테크모 ‘진삼국무쌍’은 화면 가득한 적병을 일격에 수십 명씩 쓸어버리는 호쾌한 일기당천 액션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이처럼 홀로 대군을 돌파하며 쾌감을 얻는 게임이 없다시피 했기에 유저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컸고, 아예 ‘무쌍’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삼국지 조조전’으로 코에이테크모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넥슨이 원작 7편을 토대로 모바일화한 작품이 바로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다.

지난 3월 론칭한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한 발 앞서 시장에 나와있던 ‘삼국블레이드’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둘 다 삼국지라곤 해도 오리지널 디자인을 택한 ‘삼국블레이드’와 달리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17년간 유저들에게 눈도장을 찍어둔 캐릭터가 등장해 훨씬 친숙하다. 삼국지 원작 게임이 범람하는 시기에 이러한 브랜드 파워는 무시 못할 이점. 또한 정식 모바일 버전답게 원작의 느낌을 보다 잘 계승한 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누가 스포츠 게임은 흥행성이 없다 하는가, 프로야구 H2


▲ '프로야구매니저'의 정신적인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프로야구 H'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여러 게임 장르 가운데 스포츠는 안정적인 운영은 가능하나 그 이상의 흥행은 힘들다는 인식이 있었다. 아무리 대중적인 종목이래도 결국 게임으로까지 즐길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보았다. 이런 편견은 넥슨의 ‘피파 온라인 3 M’가 매출 10위 안에 진입하고서야 불식됐는데, 이번에는 축구에 이어 야구 또한 주목할만한 대작이 나왔다. 직접 야구단을 운영 중이기도 한 엔씨소프트와 스포츠 게임에 잔뼈가 굵은 엔트리브소프트 합작품 ‘프로야구 H2’다.

이 작품은 ‘프로야구 매니저’와 ‘프로야구 6:30’ 등 기존 야구 게임의 장점을 적절히 계승 및 발전시켰다. 전반적으로 ‘프로야구 매니저’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몰입되는 게임 방식과 탄탄한 선수 데이터베이스가 야구 팬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PC MMORPG 시절부터 줄곧 지적 받은 유저와의 불통 문제가 여기서도 불거져 운영에 있어선 다소 오점을 남겼다.

학창 시절 추억을 소환하고 차례를 마치다, 유희왕 듀얼 링크스


▲ 규칙을 간소화하여 초창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유희왕 듀얼 링크스' (사진출처: 코나미)

아직 교복을 입던 시절, 학교에선 종종 책상에 둘러앉아 “듀얼!”을 외치는 무리를 볼 수 있었다. 온라인 카드 게임 같은 것이 없던 때이니 다들 문방구에서 구입한 ‘유희왕’ 실물 카드로 승부를 펼쳤다. 당시에는 규칙도 간소해서 서로의 강약 판별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점차 ‘액시즈’니 ‘링크’니 ‘펜듈럼’이니 하는 독특한 소환 방식이 더해지며 게임이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폐해를 낳았다.

카드 게임이 시간이 지나며 복잡해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유희왕’은 TV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의 극적 연출을 위해 점점 더 강하고 화려한 몬스터 소환에만 몰두해 원작 팬덤의 원성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신작 모바일 게임 ‘유희왕 듀얼링크스’는 초창기 규칙을 기반으로 편의성을 더해 큰 환영을 받았다. 국내에도 ‘유희왕’의 추억을 지닌 유저가 두터운 만큼 카드 게임으로선 이례적으로 매출 최상위권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누적 조회수 24억 인기 웹툰의 게임 도전기, 노블레스


▲ 여러 웹툰 원작 모바일 게임 가운데 괄목할 성과를 올린 '노블레스' (사진출처: 네오위즈)

과포화 지경에 이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번만 보아도 뇌리에 각인될만한 IP가 필요하다. 덕분에 다양한 미디어와 콜라보레이션이 한창인데, 특히 웹툰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서사가 게임에 잘 어울릴뿐더러 두 콘텐츠의 타겟 유저층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장점이 있다. 모바일로 틈틈이 웹툰을 즐겨보는 1020 세대가 곧 관련 게임을 내려 받아 즐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누적 조회수가 24억 회에 달하는 ‘노블레스’는 게임사라면 어디나 탐낼만한 IP다. 현대에 되살아난 고대 뱀파이어가 여러 초능력자와 얽히며 싸워나가는 내용이라 게임으로 풀어내기도 수월하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5월 출시된 모바일 RPG ‘노블레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간 웹보드 게임에 근근이 의존해온 네오위즈 주가를 16% 가량 크게 견인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모바일 e스포츠 활성화를 향한 넷마블의 노력, 펜타스톰


▲ 모바일 e스포츠 활성화의 당찬 기치를 내건 AOS '펜타스톰' (사진출처: 넷마블)

한국은 e스포츠란 새로운 문화가 태동하고 발전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비록 지금은 리그 규모에서 중국 등에 밀리긴 했으나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배출하며 높은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e스포츠에 대한 큰 관심만큼이나 그 주요 종목이 된 게임도 대대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와 오늘날 ‘리그 오브 레전드’ 모두 이른바 ‘국민 게임’으로 대접 받고 있다.

‘리니지 2 레볼루션’ 파격적인 흥행으로 모바일 시장의 맹주 자리를 확고히 한 넷마블도 e스포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밀고 있는 종목은 중국에서 이미 높은 성과를 거둔 모바일 AOS ‘펜타스톰’. 다만 국내는 모바일 AOS가 매출 최상위권에 오른 사례가 없고, 이를 활용한 e스포츠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초기 시장 형성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이런 장르의 인기는 서서히 달아오른 후 좀처럼 식지 않는 만큼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간달프인 듯 간달프 아닌 간달프 같은 홍보모델, 반지


▲ 소설 '반지와 제왕'과 유사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 '반지' (사진출처: 이엔피게임즈)

인지도 높은 IP는 게임을 알리는데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계약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물며 세계 최고의 판타지 소설로 인정 받는 ‘반지의 제왕’이라면 웬만한 자금으로는 엄두도 못 낼 빅 딜이다. 이에 이엔피게임즈 ‘반지’는 조금 다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식 라이선스 없이 그저 ‘반지의 제왕’와 유사한 제목, 폰트, 캐릭터 모델을 내세워 광고를 집행한 것. 게임 아이콘에 나온 노인 마법사는 소설 주요 캐릭터 ‘간달프’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이러한 광고 행태는 영화와 소설로 ‘반지의 제왕’을 즐긴 여러 유저들에게 큰 질타를 받았으며, 개중에는 소식을 접하고야 정식 라이선스 게임이 아니란 걸 깨달은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엔피게임즈는 서구 판타지에서 흔히 통용되는 이미지를 활용한 것뿐이므로 라이선스 침해나 무단 도용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매출 상위권을 점한 ‘반지’는 최근 문제의 모델과 이미지 등을 전면 교체했다.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에서도 폭발한 린저씨 화력, 리니지M


▲ 배다른 형제 '레볼루션'의 첫 날 매출을 뛰어넘은 화제작 '리니지M'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리니지’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국내 게임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1세대 MMORPG로서 다양한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성공시킨 것도 대단하지만, 탄탄한 수익구조로 지금까지도 인기 게임 반열에 든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게임 재화의 불법적인 거래가 만연하는 등 각종 폐단을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게임이 유지된 데는 게임에 거금을 투자하는 중장년층 유저, 이른바 ‘린저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한다고 발표했을 때 최대 화두는 ‘린저씨’의 향방이었다. 게임 시장이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는 흐름에 맞춰 새로운 유저층을 섭렵하고, 여기에 ‘린저씨’ 지지까지 끌어올 수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리니지M’은 첫 날만 1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으며, 향후 ‘린저씨’들의 최대 요구사항인 ‘거래소’ 시스템이 도입되면 또 한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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