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조사는 각자의 기술력과 철학을 가지고 제품을 생산한다. 당연히 시장 상황과 사용자 성향에 맞춰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그 중에 꽃은 단연 플래그십(Flagship)이라 부르는 최상위 제품이다. 가격은 높지만 제조사의 모든 기술 역량과 최고의 부품으로 성능과 품질에서 정점에 달하기 때문이다. PC도 예외는 아니다. 성능을 우선시 하는 제품이다 보니 사양에 따라 최상위 제품부터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그러나 메인보드는 성능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만큼, 플래그십과 일반 제품의 구분은 부품의 구성과 일부 기능의 제한 정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사용자들은 정말 필요한게 아니라면 가격대 구성이 적당한 중보급형 라인업을 선택하게 된다. 반면 성능과 구성을 꼼꼼하게 고려하는 소비자는 자연스레 최상위 제품에 눈을 돌리게 마련. 오버클럭 안정성부터 확장성, 부가 기능 등 만족스러운 점이 많기 때문에 컴퓨팅 밸런스를 높이기 위해 제품을 선택한다.
메인보드의 경우, 플래그십은 부담되고 중보급형은 어딘가 아쉽다. 그렇다면 그 중간에 위치하는 하이엔드급 제품이라면 어떨까? 플래그십에 가까운 고급 구성에 중보급형에서 빠지는 부가기능은 충실히 담고 있는 하이엔드급이라면 적당하지 않을까. 최근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애즈락이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메인보드를 선보였다. Z77 칩셋을 기반으로 탄탄한 구성과 기능을 갖춘 애즈락 Z77 OC 포뮬러 제즈윈이 그 주인공이다.
고급스러운 메인보드 레이아웃
애즈락 Z77 OC 포뮬러(애즈윈)의 외형은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블랙 색상의 기판에 골드 색상을 중심으로 포인트를 줬기 때문이다. 레이아웃은 전형적인 ATX 타입 규격을 따르고 있다. 구성은 여느 Z77 기반의 메인보드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PCI 슬롯이 사라지고 PCI-Express 슬롯만으로 구성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부품 구성을 유도하고 있다.
CPU 주변을 구성하는 전원부에서는 가장 먼저 묵직한 방열판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전원부를 구성하는 부품 중 하나인 모스펫만 덮는 방식으로 발열을 억제하는 메인보드가 많지만, 이 제품은 페라이트 초크와 모스펫을 모두 덮는 쿨링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 오버클럭을 시도하게되면 전압을 조절하게되고 자연스럽게 전원부 발열이 증가할 것을 대비한 구성이다.
방열판 속에는 12+4 페이즈 구성의 전원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CPU 코어와 내장 그래픽에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도록 설계했다. CPU 소켓은 LGA 1155 방식으로 2세대 코어 프로세서(샌디브릿지)와 3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를 모두 지원한다. 그러나 두 프로세서는 지원하는 기능과 기술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쓰는 사용자라면 이를 감안하고 구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PCI-Express 3.0 사용유무다.
▲ 묵직한 느낌의 방열판이 인상적인 전원부. 속에는 12+4 페이즈 구성의 전원부를 품었다.
메모리 슬롯은 총 4개로 DDR3 듀얼채널로 구성된다.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구분지어 듀얼채널 구성 시 사용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했다. 용량은 각 슬롯당 8GB로 총 32GB까지 인식할 수 있지만 시중에 흔히 구할 수 있는 메모리는 4GB이므로 최대 16GB까지는 무난하게 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총 4개의 DDR3 슬롯. 1066~3000MHz+까지 폭넓게 지원
지원하는 메모리 속도는 고성능 모델답게 폭넓다. 2~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1066~1600MHz는 기본이고 오버클럭 설정을 통해 1866MHz부터 3000MHz 이상도 가능하다. 물론 최대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부품을 써야할 것이다.
▲ 메모리 슬롯 옆에는 LED 인디케이터와 래피드 오버클럭(Rapid O.C) 버튼 등이 위치
일반적인 Z77 메인보드는 PCI-Express 슬롯 외에도 PCI 슬롯을 갖추고 있어 기존 확장카드의 활용이 가능했다. 물론, 코어 프로세서 자체는 PCI를 지원하지 않지만 각 제조사들이 별도의 컨트롤러를 달아 사용자들이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애즈락 Z77 OC 포뮬러는 순수하게 PCI-Express 슬롯만 장착했다.
이는 사용자 층을 어느정도 고려한 것으로 애즈락이 이 제품을 쓰는 사람이라면 PCI 슬롯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듯 하다. 실제로 3개의 PCI-Express x16 슬롯은 모두 타 제품과 달리 멀찌감치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3-Way SLI나 크로스파이어 등을 구성할 때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CI-Express x16 슬롯은 3세대 코어 프로세서 장착한 경우에 3.0을 쓸 수 있다. 기존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PCI-Express 2.0만 지원한다. 1번 슬롯만 활용할 경우 16레인 모두 쓸 수 있으며, 2번 레인은 8레인만 쓴다. 1, 2번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멀티카드 구성을 한다면 두 개 모두 8레인으로 작동한다. 세 번째 슬롯은 PCI-Express 2.0 4레인(x4)으로 작동한다.
▲ PCI 슬롯 없이 PCI-Express 로만 구성된 확장카드 슬롯. SLI 구성에 최적화한 모습
하드디스크와 광학 드라이브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SATA 단자는 총 10개를 확보했다. 그 중 6개는 SATA 6Gbps로 작동하고 나머지 4개는 3Gbps로 작동한다. 일반적인 Z77 기반 메인보드가 6~8개의 SATA 단자를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넉넉한 수의 단자를 가지고 있어 장치 연결에 이점이 있다. SATA 6Gbps 인지 3Gbps인지는 단자의 색상을 따로 분류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 SATA 6Gbps 6개, 3Gbps 4개, 총 10개의 SATA 포트
후면 포트의 구성도 고급형답게 화려하다. 총 10개의 USB 단자를 중심으로 영상 출력단자와 사운드 출력 단자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IEEE 1394나 블루투스 같은 장치는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USB 3.0 단자를 다수 배치해 활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네트워크 단자도 최근 트렌드인 기가비트로 제공된다.
10개인 USB 단자에서 6개는 USB 3.0으로 구성되고 4개는 USB 2.0이다. 넉넉한 수의 단자를 갖추고 있어 확장장치 활용에 이점이 있다.
사운드는 7.1채널 아날로그 출력과 함께 광출력 단자를 함께 갖춰 외장 디코더를 활용한 사운드 출력에 대응하고 있다. THX TruStudio와 블루레이 오디오 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메인보드에 리얼텍 ALC898 코덱을 달았다.
영상 출력은 HDMI 단자만 채용하고 있다. 일반 Z77 기반 메인보드가 HDMI 외에 DVI나 D-Sub 등을 장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제품의 성격상 이를 가지고 내장 그래픽을 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점을 고려하면 문제될 것은 없다.
▲ 넉넉한 USB 포트와 사운드, 영상 출력 단자 등으로 이뤄진 후면 패널부
메인보드는 기본적으로 CMOS를 통한 오버클럭을 지원하지만 전압이나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일련의 작업이 귀찮게 느껴지는 사용자를 위한 간편 오버클럭 기능도 제공된다. 고속 오버클럭(Rapid O.C)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 가능하다.
▲ PCI-Express 슬롯 아래에 멀티카드 안정성을 위한 별도 전원부 단자가 위치
▲ 기판 한 쪽에 투명한 창을 통해 8층 기판으로 구성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신뢰감을 주는 요소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
▲ 이 제품을 디자인한 닉 시(Nick Shih)의 이름이
기판 중앙에 각인돼 있다.
자신감을 표현한 상징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USB, 네트워크, 메모리의 성능을 높여 시스템 체감 성능을 개선하는 XFast 555 기술이 제공된다. 해당 기술을 통해 사용자는 작업이나 게임, 네트워크 등을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어 유용하다.
좋다는 것은 모두 담았다…애즈락표 프리미엄
메인보드
애즈락 Z77 OC 포뮬러는 애즈락표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오버클럭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뭐든지 넣은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묵직한 레이아웃은 기본이고 고급 알로이 초크, 다중필터 캐패시터, 듀얼 스택 모스펫 등 전원부를 대폭 강화했으며 15 마이크로 도금 접점, 2온스 구리 기판 등 안정성에 필요한 것도 빠짐 없이 넣었다. 각 브랜드가 전면에 내세운 요소들을 모두 모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이 제품의 가격은 최저가 기준으로 약 35만 원이 살짝 안되는 가격에 형성돼 있다. 일반적인 10~20만 원대 중급형 메인보드와 비교하면 부담되지만 오버클럭과 함께 제품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플래그십 제품과 비교해 저렴하다.
이 제품의 강점은 거기에서 비롯된다고 보면 되겠다. 50만 원대에 육박하는 플래그십 메인보드보다 저렴하지만 품질은 그에 못지않고 중보급형에서 느껴지는 가려움을 말끔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품격과 실용성 모두 확보했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애즈락 Z77 OC 포뮬러는 이런 과찬이 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요소는 충분히 갖췄다.
글 / 강형석 테크니컬라이터
기획 및 진행 / 미디어잇 홍진욱 기자 honga@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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