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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열전] 원초적 승리욕을 자극한다, 대전격투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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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게임기 앞에 앉는다. 이어 치열한 결투가 벌어진다. 패배한 사람은 분을 식히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이긴 사람은 승리감에 도취한 채 게임을 이어간다. 대전격투게임은 2인의 플레이어를 직접 겨루게 함으로써 인간의 원초적 승리욕을 자극하는, 세상에서 가장 직관적인 장르다.

대전격투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밀한 인체 표현과 부드러운 움직임, 화려한 특수효과와 손맛이 느껴지는 컨트롤 감각, 미세한 밸런스 조절 등 수많은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때는 ‘게임업계의 최신 기술은 대전격투게임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전격투게임 장르는 게임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80년대 탄생해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부흥을 이끈 대전격투게임은, 현재 전성기를 지나 다소 쇠락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두터운 마니아층이 존재하며, e스포츠 부문에서는 RTS와 AOS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변화를 거듭하는 대전격투게임, 그 시작과 발전과정을 돌아보자.

* 본 연재는 NHN과 제휴로 네이버캐스트 [게임대백과]에 함께 게재 됩니다.

대전격투게임의 원류와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등장

대전격투라는 단어는 대결을 뜻하는 ‘대전’, 인간(혹은 비슷한 존재) 끼리 벌이는 싸움 ‘격투’의 합성어다. 먼저 플레이어 간 대전은 전자게임 초창기부터 단골로 다뤄진 소재다. 역사상 최초로 성공한 비디오게임으로 기록된 '퐁(PONG)'만 보더라도 대전 요소를 바탕으로 삼았으며, 이후 출시된 수많은 아케이드 게임 역시 스코어보드 시스템을 통해 간접적인 경쟁을 유도했다. 2인 협동 플레이 게임 가운데서도 다른 플레이어를 게임오버 시킬 수 있는 ‘아이스 클라이머’, ‘벌룬 파이트’, ‘배틀시티’ 등이 많은 인기를 얻은 것을 보면, 플레이어 간 대결은 게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임이 분명하다.


▲ 대전 요소를 메인으로 삼은 'PONG' (사진출처: rembound.com)

게임산업 초창기부터 꾸준히 다뤄진 대전과는 달리, 격투게임은 비교적 늦게 태동했다. 격투게임이란 RPG나 액션과는 달리 심도 있는 1 대 1 대결을 전제로 하며, 다양한 공격 방식을 통한 심리전이 주를 이룬다.

역사상 최초의 격투게임은 1979년 출시된 '워리어'라는 작품이다. '워리어'는 선으로 이루어진 검투사 2명의 싸움을 그린 게임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탑뷰 시점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움직임과 공격을 보며 서로의 틈을 찌르는 것을 주제로 한다. 공격을 허용하면 즉시 캐릭터가 사망하고, 곧바로 다음 캐릭터가 나와 최종적으로는 상대방을 얼마나 처치했는지 스코어를 겨루는 형태다. '워리어'는 조작과 관전 범위가 한정적이고 검을 좌우로 휘두르는 것 외에 별다른 액션이 없다는 점에서 현재 대전격투게임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인간 대 인간의 대결을 최초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 벡터빔 사가 제작한 세계 최초 대전게임 '워리어' (사진출처: 유튜브 William Hunter 채널)

현대 대전격투에서 볼 수 있는 옆에서 바라보는 형태의 사이드뷰 시점 대전을 최초로 그려낸 작품으로는 1981년 애플II로 출시된 '스와시버클러(Swashbuckler)'가 있다. 펜싱용 레이피어를 든 기사가 양쪽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적을 해치우는 1인용 액션 장르로, 부분적이지만 상중하단 공격과 방어 체계를 도입한 최초의 게임이기도 하다.

80년대에는 가라테(공수도) 붐을 타고 맨손격투를 소재로 삼은 게임들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다. 울트라비전이 제작한 도트 격투게임 '가라테Karate, 1982)',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인 조던 메크너의 첫 작품 '가라테카(Karateka, 1984)', 국내에서 ‘태권도’라 불렸던 아케이드 격투게임 '가라테 챔프(1984)' 등이 줄줄이 출시돼 격투임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1985년 코나미에서 출시한 '이얼 쿵푸(Yie Ar Kung-Fu)'에 이르러서는 등장 캐릭터들의 성능이 세분화되고, 방향키와 버튼 조합으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이드뷰 시점을 도입한 대전 게임 '스와시버클러'(좌)와
국내에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가라테 챔프'(우)

그러나 위의 게임들을 대전격투게임이라 부르기는 약간 무리가 있다. 격투 요소는 있지만, 대전 요소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대전격투게임의 틀은 1980년대 후반,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1987)'를 통해 정립되었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주인공 ‘류’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무술을 사용하는 강자들을 만나 1대 1 결투를 벌이는 격투게임으로, 특징이라면 복잡한 커맨드 입력을 통해 장풍과 같은 필살기를 사용 가능하다는 점 정도였다. 얼핏 보면 '이얼 쿵푸'의 상위 호환버전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스트리트 파이터'의 진면목은 따로 있었다. 바로 게임 플레이 도중 다른 플레이어가 동전을 넣으면 ‘켄’이라는 새로운 주인공(모습만 다른)이 등장해, 기존에 게임을 즐기던 유저와 1대 1 대전을 펼쳐 승자만이 게임을 이어갈 수 있는 대전 요소를 도입한 것이다. 사실 개발 당시만 해도 이 게임의 핵심은 1인 플레이였고, 2인 대전 요소는 덤이었다. 그러나 정작 게이머들의 관심은 2인 대전 플레이에 몰려 있었다. 자신의 컨트롤 실력으로 상대방을 누를 수 있는 대전액션의 재미는 게이머들의 숨겨진 경쟁 심리를 자극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스트리트 파이터'가 인기를 얻자, 캡콤은 플레이어 간 대결을 주 요소로 삼은 '스트리트 파이터 2(1991)'를 출시했다. 이 작품은 전작의 대전격투 요소를 더욱 발전시켜 각기 다른 무술을 사용하는 캐릭터 8인,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입력 체계 등을 도입해 대전격투게임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를 대부분 구현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2'로 인해 대전격투게임이라는 장르는 실체를 갖췄고, 본격 대전격투게임 시대가 시작됐다.


▲ 평범한 격투게임이었지만, 대전 요소를 삽입해 인기를 얻은 '스트리트 파이터'


▲ 커맨드 입력을 비롯해 대전격투게임의 장르성을 확립한 '스트리트 파이터 2'

1990년대, 대전격투게임의 황금기

'스트리트 파이터 2'는 단순한 인기작을 뛰어넘어, 아케이드 게임 업계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이전까지 '스페이스 인베이더', '버블보블', '테트리스' 등도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게임 플레이 시간은 평균 10분 정도였다. 그러나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위시한 대전격투게임은 빠르면 2분 안에 승부가 나고 바로 다음 플레이어가 동전을 넣는 빠른 회전율을 자랑했다. 이는 아케이드 게임업계에 전례 없는 호황을 가져왔고, 이에 고무된 전 세계 게임개발사는 마치 유행처럼 대전격투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비록 수백 개의 작품 중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인기를 넘은 작품은 거의 없었지만, 이 기간 이루어진 수많은 도전과 시도는 대전격투게임 발전의 초석이 됐다.

이 시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개발사는 MVS/네오지오라는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많은 명작을 출시한 SNK다. 당시 SNK는 '스트리트 파이터' 제작진을 끌어들여 제작한 '아랑전설(1991);을 필두로, 초필살기와 기 게이지 개념을 적용한 '용호의 권(1992)', 무기 결투를 다룬 '사무라이 스피리츠(1993)' 등을 발매하며 '스트리트 파이터'의 캡콤과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이후 SNK는 자사 IP를 총동원한 팀 단위 대전액션게임 '더 킹 오브 더 파이터즈 94(The King of The Fighters-KOF 94)'를 발표,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권 일부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다.


▲ SNK IP의 드림 배틀으로 발매된 'KOF 94'

캡콤과 SNK가 대전격투게임의 왕좌를 놓고 다투고 있는 사이,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바로 세가 AM2 개발실의 스즈키 유가 제작한 '버추어 파이터(1993)'. 그리고 이를 필두로 한 3D 대전격투게임의 등장이었다. '버추어 파이터'는 화려함이 아닌 사실성을 추구했다. 3차원 공간에 폴리곤으로 구현된 캐릭터가 타격 위주의 묵직한 전투를 벌이는 광경은 기존 2D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였다.

'버추어 파이터' 이후 3D 격투게임이 본격적으로 쏟아졌는데,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남코의 '철권(1994)'이다. '철권'은 초창기에만 해도 '버추어 파이터'의 아류작 취급을 받았지만, 점차 자신만의 개성을 확립하며 '버추어 파이터'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다. 그 외에도 3D 공간의 이점인 횡이동(Z축 이동)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투신전(1995)', 훗날 '소울 칼리버' 시리즈로 발전하는 '소울 엣지(1996)', 9시 뉴스에까지 보도된 학원 대전격투물 '사립 저스티스 학원(1997)', 미소녀가 돋보이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1996)'등 다양한 인기작과 함께 3D 대전격투게임에도 황금기가 찾아왔다.


▲ 3D 대전격투게임의 양대산맥 '버추어 파이터'와 '철권'

이 밖에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미국식 B급 센스를 담은 ‘모탈 컴뱃(1992)’, 미국 프로레슬링 WWF(현 WWE)를 소재로 제작된 태그 매치게임 ‘WWF 슈퍼스타즈(1989)’, ‘파이어 프로레슬링(1989)’, ‘챔피언 레슬러(1989)’ 등도 각각의 분야에서 2D 대전격투게임의 폭을 넓혔다. 이들 게임은 훗날 3D로 넘어가 ‘WWE’ 시리즈 등으로 발전했다.


▲ 북미식 대전격투게임으로 자리잡은 '모탈 컴뱃'

2000년대 이후, 대전격투게임의 몰락과 르네상스

90년대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대전격투게임은 2000년대 중반부터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2000년 초반 플레이스테이션2를 기점으로 고성능 가정용 콘솔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이전까지 아케이드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고품질 게임을 집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레 게임센터를 찾는 유저 수도 줄어들었다.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감형 기기나 리듬게임기는 타격을 덜 받았지만, 가정용 콘솔이라는 대체재가 등장한 대전격투게임은 시장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그 하락세가 심했다. 국내의 경우 PC방 등장과 ‘바다이야기’ 사태 등으로 아케이드 게임산업의 몰락이 급속히 진행됐고,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온라인 네트워크 기능이 강화된 플레이스테이션3와 Xbox One이 등장하며 아케이드 대전격투게임의 수요는 더욱 줄어들었다.

갈수록 높아지는 진입장벽도 대전격투게임 몰락에 한몫을 했다. 2000년대 중반, '길티기어'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시장을 지배하는 인기작들은 위에서 언급한 작품의 후속작들이 대부분이었다. 'KOF' 시리즈는 10편을 훌쩍 넘겼고,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도 5~6편 넘버링을 달며 10년 넘게 왕좌를 지켰다.


▲ 90년대 후반 발매돼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길티기어' 시리즈
(사진출처: yamato-touch.com)

그렇게 소수 게임이 오랫동안 인기를 독점하고,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기존 유저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려다 보니 게임이 점점 어려워졌다. 개발사는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시리즈를 거듭할 때마다 신규 캐릭터와 기술, 게임 요소들을 덕지덕지 붙여나갔다. 게임 플레이를 위해 요구하는 것이 점차 많아지다 보니, 초보 유저들이 발붙일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신규 유저의 유입이 줄어든 게임이 쇠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대전격투게임이 그저 무력하게 저물어가는 것은 아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위의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흐름은 ‘과거로의 회귀’다. 2008년, 캡콤이 출시한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전성기였던 '스트리트 파이터 2' 시절로 돌아간다는 각오 하에 가드 캔슬이나 슈퍼 캔슬 등 복잡한 시스템을 대폭 삭제했다. 이 같은 결정은 과거 팬들의 복귀를 이끌며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고, 이에 자극을 받은 '모탈 컴뱃' 시리즈도 1~3편 시절의 2D 격투로 회귀해 비슷한 경로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 외에도 많은 게임이 90년대 초중반 전성기 시절로의 회귀를 노리고 있다.




▲ 과거로의 회귀를 선택해 부활한 '스트리트 파이터 4'와 '모탈 컴뱃 9'

캐주얼함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들도 강세를 보이며 신흥 대전격투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접대용 대전격투게임’이라 불릴 만큼 쉽고 간편한 조작이 특징인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시리즈는 이미 세계적 대전격투게임 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래곤볼 Z' 시리즈나 '나루토 나루티밋' 같은 작품은 조작 난이도를 대폭 낮추고 대신 맵을 상하좌우로 폭넓게 활용하는 전략성을 강조해 깊이를 추구했다. 이들 게임은 침체에 빠진 대전격투게임계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 조작 난이도를 낮추고 전략성을 강화한 신흥 강자 '나루토 나루티밋' 과 '드래곤볼 Z' 시리즈

기존 게임들 역시 가장 큰 문제였던 진입 장벽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반다이남코는 최근 '철권 레볼루션', '소울칼리버: 로스트 소드' 등 가정용 콘솔에서 F2P(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출시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는 중이며, ‘KOF’ 시리즈 역시 최신작인 'KOF 13' 에서는 복잡한 시스템을 일부 삭제하는 등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지만 고수와 신규 유저 사이의 지나치게 큰 실력차 및 이에 따른 신규 유저 감소는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전통적인 아케이드-콘솔 플랫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도 꾸준히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 PC 온라인게임 시장 발전에 맞춰 다양한 작품이 출시되었는데, 아케이드보다 조작 환경이 불편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PC 플랫폼 특성상 본격 대전격투게임을 추구한 '권호(2006)' 같은 작품보다는 캐주얼함을 살린 '겟앰프드(2002)', '로스트사가(2009)' 등이 인기를 끌었다.


정통 3D 대전격투를 온라인으로 가져왔으나 결국 흥행에 실패한 '권호'


▲ 각종 인기 캐릭터를 출동시키고 캐주얼한 게임성으로 크게 어필한 '로스트사가'
(사진출처: '로스트사가' 공식 홈페이지)

스마트폰 환경은 PC보다 조작 환경이 더욱 간편화돼, 터치와 스와이프(문지르기)가 주를 이룬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킹 오브 파이터즈'를 비롯해 스마트폰 초창기에 이식된 대전격투 작품들은 스마트폰 특성을 고려치 않은 채 기존 조작체계를 거의 그대로 사용해 조작 편의성이 극히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자동 커맨드나 자동조작 기능을 삽입해 조작감을 최대한 간소화한 '터치파이터' 등의 작품도 등장했다. 그러나 역시 대전격투게임의 필수 요소인 ‘손맛’을 살리는 것이 어려워 많은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전반적으로 비주류 장르에 속해 있는 형편이다.


▲ 'KOF'와 '스트리트 파이터' 등 많은 인기작이 모바일에 진출했지만
아직은 비주류 장르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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