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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가 인수한 CCP게임즈, 어떤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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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가 해외에서 거물을 영입했다. 광활한 우주를 담은 ‘이브 온라인’ 개발사 CCP게임즈 인수를 확정 지은 것이다. 절차가 마무리 되면 펄어비스는 CCP게임즈 주식을 100%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펄어비스와 CCP게임즈는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스튜디오로 운영되지만, 상승 효과를 내기 위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CCP게임즈는 ‘이브 온라인’을 개발했고, 현재 서비스 중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딱히 알려진 정보가 없다. 과연 CCP게임즈는 어떤 회사일까? 그리고 왜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는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을까?

펄어비스 CCP
▲ 펄어비스 CI(좌)와 CCP게임즈 CI(우) (사진제공: 펄어비스)

7년 만에 아이슬란드 인구를 넘어서다, ‘이브 온라인’

CCP게임즈는 지난 1997년 아이슬란드 레이카비크에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설립 초기 회사의 재정은 열악했다. 1998년 창업자 레이니르 하라르손(Reynir Harðarson)은 친구 할머니 집을 저당 잡히고, 어렵게 마련한 자금으로 보드게임을 만들어 약 1만 장을 판매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그 유명한 ‘이브 온라인’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사실 개발 과정에서도 주 80시간 근무를 하거나 급료를 받지 못하는 등 강행군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5월, CCP게임즈는 SF MMORPG ‘이브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브 온라인’은 은하계를 그대로 구현한 것처럼 광활한 우주,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그릴 수 있는 높은 자유도, 그리고 전세계 단일 서버를 통한 깊이 있는 멀티플레이를 내세웠다.

이브 온라인
▲ '이브 온라인' 대표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쏟은 노력만큼 ‘이브 온라인’은 CCP게임즈에 폭발적인 성공을 안겨 주었다. 2010년 기준 ‘이브 온라인’은 35만 명의 회원을 확보헀다. 해외 매체 PC게이머는 이를 두고 “아이슬란드 선조 잉골뷔르 아르드나르손 이후 11세기 만에 아이슬란드 인구는 30만 명을 넘었다. 그리고 ‘이브 온라인’은 7년 만에 이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동시 접속자 역시 2013년 6만 5,000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다만, 서비스가 지속되며 ‘이브 온라인’ 인기도 점차 하락했다. 이에 CCP게임즈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이브 온라인’에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하는 등, 신규 유저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했다. 그 결과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브 온라인’ 동시 접속자 수는 2만여 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FPS에 VR까지, CCP게임즈의 도전

CCP게임즈는 ‘이브 온라인’을 서비스 하면서 동시에 ‘이브’ IP를 활용한 다양한 파생 작품을 내놓았다. 첫 번째 시도는 2011년 PS3로 내놓은 MMOFPS ‘더스트 514’다. ‘더스트 514’는 플레이어가 ‘이브 온라인’ 세계의 우주에서 용병으로 활동하며 전쟁을 치르는 내용을 담았다.

‘더스트 514’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함대전만 그리는 ‘이브 온라인’과 달리, 행성의 지배권을 두고 펼쳐지는 병사들의 육박전을 담았다. 또한, ‘이브 온라인’과의 연동을 통해 우주 공간과 지표면을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우주 전쟁’을 그리는 것이 CCP게임즈 목표였다. 그러나 ‘더스트 514’는 오래 가지 않았다. ‘더스트 514’는 출시 이후 플레이어 층을 확보하지 못했고, 3년 뒤에는 “개발팀이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는 PC용 FPS를 개발한다”며 서비스를 중단했다.

더스트 514
▲ 유저 확보에 실패한 '더스트 514' (사진출처: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2014년에는 8년 동안 제작한 MMORPG ‘월드 오브 다크니스’ 개발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월드 오브 다크니스’는 인기 TRPG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를 바탕으로 한 MMORPG다. CCP게임즈는 2006년부터 애틀란타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70여 명의 제작진을 투입해 8년 동안 개발했지만, 결국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판권을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에 매각했다.

이후 CCP게임즈는 VR에 집중했다. 2015년에는 삼성 기어 VR, 오큘러스 리프트, PS4 등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VR 슈팅게임 ‘이브: 건잭’을 내놓았고, 2017년에는 ‘건잭’ 후속작 ‘이브: 건잭 2 엔드 오브 쉬프트’, 플레이어가 직접 우주 전투기에 올라타서 항공전을 벌이는 ‘이브: 발키리’와 테니스를 연상케 하는 VR게임 ‘스팍’을 출시했다.


▲ VR게임 '스팍' 론치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펄어비스가 CCP를 인수한 이유는?

펄어비스가 CCP게임즈를 인수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된다. 먼저 대표작 ‘이브 온라인’이다. ‘이브 온라인’은 15년간 꾸준히 서비스하며 전세계에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 최근 펄어비스가 CCP게임즈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국내 팬들이 한국어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펄어비스는 CCP게임즈 신작도 확보하게 된다. CCP게임즈는 지금 어떤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지 상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현재 발표되지 않은 모든 CCP 게임을 언리얼 엔진 4로 만들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CCP게임즈는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한 복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CCP게임즈와 펄어비스 신규 프로젝트 사이의 접점도 있다. CCP게임즈는 지속적으로 VR FPS를 개발한 경험이 있고, ‘더스트 514’ 서비스 종료 시 PC FPS를 만들고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펄어비스 역시 ‘카운터 스트라이크’ 개발자 민 리를 영입해 MMO와 FPS, AOS를 결합한 ‘프로젝트K’를 준비 중이다. FPS 장르에서 두 회사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펄어비스는 게임메카에 “현재 인수 마무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브 온라인’을 15년 이상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해온 CCP게임즈와, ‘검은사막’ 및 ‘검은사막 모바일’을 통해 큰 성과를 내고 있는 펄어비스가 가지고 있는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여 양 사 모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브 온라인
▲ '이브 온라인' CCP게임즈와 '검은사막' 펄어비스 시너지가 기대된다 (사진출처: CCP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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