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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탓? 차이나조이 향하는 국내 게임사 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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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3일 개막하는 '차이나조이 2018' (사진출처: 차이나조이 공식 사이트)
▲ 오는 8월 3일 개막하는 '차이나조이 2018' (사진출처: 차이나조이 공식 사이트)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8’이 오는 8월 3일, 상하이에서 개막한다. 대략 보름 가량 남은 상황. 예년 같으면 거대 중국 시장을 노리고 ‘차이나조이’에 참가하는 국내 게임사들의 출전 선언이 줄을 이을 시기다.

그런데 어쩐지 올해는 조용하다. 매년 쏟아지던 취재 요청은 물론, 중국 현지에서 진행되는 국내 업체 행사 소식도 없다. 행사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올해 ‘차이나조이 2018’은 작년보다 전시관 수가 하나 더 늘어난 만큼 역대 최대 기록을 또 한번 경신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대체 1년 새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한국 게임사들의 '차이나조이' 참여가 저조해진걸까?

작년 참가사 대부분 불참, 신규 참가사도 거의 없어

작년 ‘차이나조이’는 내노라 하는 국내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3N으로 대표되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모두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B2C관에 자사 게임을 내보냈고, 그 외에도 행사장 이곳 저곳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작품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비즈니스 미팅을 위주로 하는 B2B관에도 중국 및 기타 바이어들에게 자사 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일반 전시관인 B2C에 출전하는 국내 게임부터 확 줄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차이나조이 2018’ B2C 직/간접 참가사는 극소수다. ‘뮤’ IP로 중국을 휘어잡고 있는 웹젠은 천마시공 부스에서 해당 IP를 활용한 신작이 출품된다. 작년 ‘차이나조이 2018’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펄어비스 ‘검은사막’ 역시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2년 연속 부스를 열고 현지 게이머들을 만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우 ‘던전앤파이터’ 서비스사인 텐센트, ‘아이온’ 서비스사인 샨다, ‘리니지2’ IP를 활용한 웹게임 ‘혈맹영요’ 개발사 37게임즈 부스 등에서 자사 IP 게임이 선보여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네일게임즈 부스에서 존재감을 뽐낸 '검은사막'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난해 스네일게임즈 부스에서 존재감을 뽐낸 '검은사막'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반면, 작년 심동네트워크 부스를 통해 ‘라그나로크M(현지명: 선경전설RO)’을 선보였던 그라비티, 소니와 완미시공 부스에서 콘솔게임 ‘프리스타일 3on3’을 전시했던 조이시티, 텐센트 부스에서 존재감을 뽐내던 ‘리니지2 레볼루션’의 넷마블, 하이퍼리얼 부스에서 '스페셜포스 VR'을 선보인 드래곤플라이 등은 올해 ‘차이나조이 2018’에 참가하지 않는다. 여기에 판다TV 부스에서 스트리머들을 초대해 벌인 e스포츠로 회장을 뜨겁게 달궜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도 올해는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황. 이들이 빠진 빈자리를 채울 국내 업체도 딱히 보이지 않아, 올해는 '차이나조이'에서 국내 게임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기 위한 B2B 참여도 저조하다. 작년 ‘차이나조이’ B2B에 참가했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창유닷컴코리아, 위메이드, 액토즈소프트, 아이덴티티게임즈, 와이디온라인 등은 올해 부스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나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카오게임즈가 B2B 부스를 낼 것으로 전해졌으며, 매년 진행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한 한국공동관에 35개 중소 게임사가 출전하는 정도다.

KOCCA 공동관 이름을 달았던 작년과 달리 올해에는 '한국공동관' 이름을 달고 출전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KOCCA 공동관 이름을 달았던 작년과 달리 올해에는 '한국공동관' 이름을 달고 출전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사 내부 사정과 한한령 분위기 겹쳐

그렇다면 왜 국내 게임사 ‘차이나조이’ 참가가 저조해진 것일까? 올해 출전을 고사한 업체 대부분은 ‘중국 시장에 선보일 만한 신작이나 화제거리가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신작 위주로 나가는 게임쇼 특성 상 선보일 만한 게임이 없는 해에는 참가 명분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내부 사정 상 출전을 포기한 업체도 있다. 한 예로 위메이드는 올 초부터 '미르의 전설 4'를 '차이나조이 2018'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개발 진척도와 공개 시점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서 일정을 연기했다. 여기에 7월 말 '이카루스M' 직접 서비스가 결정됨에 따라 ‘차이나조이’ 출전을 고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차이나조이’에 국내 업체 발걸음이 뜸해진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신작 부재나 내부 사정에 따른 출전 포기업체가 있다면, 반대로 올해 들어 신작을 출시하거나 중국 진출을 노리는 새로운 게임사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 그러나 올해 ‘차이나조이 2018’에는 이러한 ‘뉴페이스’를 찾기 어렵다.

이에 대해 다수 업체의 대답은 ‘중국 시장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로 귀결된다. 작년부터 지속된 판호 미발급 사태가 1년을 넘기며, 한국 게임들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진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작년 중국 시장 기대작으로 꼽혔던 ‘리니지2 레볼루션’과 ‘검은사막’ 등은 1년 넘게 판호 발급 대기 중이며, 그 외 신작들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중국 판호를 기다리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 (사진제공: 넷마블)
▲ 중국 판호를 기다리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 (사진제공: 넷마블)

중국 게임시장 자체가 판매보다는 구매 대상이 되었다는 점도 ‘차이나조이’ 부스 출전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큰 유저풀을 지닌 판매 시장으로 국내 게임사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뮤’, ‘미르의 전설’,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붐을 일으키며 국내 업체들의 중국 진출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꾸로 중국발 게임들의 국내 시장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7월 17일 기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TOP10에는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이 4개, 공동 개발 작품까지 합하면 5개나 자리한다. 그러다 보니 ‘차이나조이’ 출전 목적이 자사 게임 홍보보다는 국내에 먹힐 만한 게임 찾기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위에서 출전을 고사한 업체 중에는 부스 출전 대신 단순 방문을 통해 현지 게임들을 보고 올 예정이라고 답한 곳이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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