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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만우절 농담으로 시작한 게임, 마법소녀 미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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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1일, 만우절은 전 세계인의 축제와도 같은 날입니다. 이 날에는 동서양 막론하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너그럽게 넘어가는 풍습이 있어, 어떤 의미로 장난치기에 최적의 날이라고도 볼 수 있죠. 특히나 게임 개발사에서는 평소에 볼 수 없는 유쾌한 이벤트도 준비하기 때문에,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매년 기다려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게임 개발사에서 준비하는 만우절 장난 종류도 다양한데요. 가령, 말도 안되는 업데이트 내역을 가짜로 준비하거나, 게임과 전혀 무관한 의상을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개발사는 따로 미니게임을 만들 정도로 만우절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기도 하죠.

재미있는 점은, 이런 만우절 장난 중에는 종종 장난으로 끝나지 않고 실현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미소녀게임도 처음에는 개발사의 장난인 줄 알았으나, 실제로 개발이 이루어진 작품. 바로 프론트윙의 라이트노벨 ‘아이돌 마법소녀 치루치루☆미치루(이하, 마법소녀 미치루)’입니다.


▲ ‘아이돌 마법소녀 치루치루미치루'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프론트윙 유튜브)

프론트윙의 만우절 농담, 조연을 주인공으로 만들다

‘마법소녀 미치루’는 미소녀게임 개발사 프론트윙에서 개발한 ‘그라자이아’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외전작입니다. 이전에 ‘아일랜드’를 소개한 미소녀메카(관련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 ‘그라자이아’ 시리즈는 한때 방황하던 프론트윙의 개발 방향을 제대로 잡아준 아주 중요한 작품이죠.

‘마법소녀 미치루’는 이 중에서 시리즈 첫 작품에 해당하는 ‘그라자이아의 과실’에 나왔던 히로인 ‘마츠시마 미치루’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본래 미치루는 게임에서 공략 가능한 캐릭터 중 하나로, 주역임에도 조연에 가까운 적은 비중을 가진 캐릭터였죠.


▲ ‘마법소녀 미치루'는 조연급 히로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이한 점이라면, 유저들 사이에서는 미치루가 상당히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입니다. 진중한 스토리가 진행되는 와중에 보여주는 범상치 않은 하이텐션, 그리고 천연미 느껴지는 엉뚱한 행동은 보는 이의 마음을 그야말로 단박에 사로잡았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주역 히로인 못지 않게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죠.

개발사 프론트윙도 이런 미치루의 인기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시리즈 마지막 작품 ‘그라자이아의 낙원’을 발매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 만우절 장난으로 ‘마법소녀 미치루’ 표지를 공개하는데 이릅니다. 이를 본 유저들은 실제로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뜨거운 반응을 보였죠. 다만, 대개 만우절 장난이 그렇듯, 그 누구도 실제로 개발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론트윙은 “미치루는 그런 거짓말을 할 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아요”라는 장난스러운 메시지와 함께, ‘마법소녀 미치루’가 실제로 개발되고 있는 외전작이라고 발표합니다. 가뜩이나 시리즈 마지막을 장식한 ‘그라자이아의 낙원’이 혹평을 받던 터라, 이 같은 발표는 미소녀게임 커뮤니티로부터 주목을 받게 됐죠. 더군다나, 팬들이 그토록 좋아하던 조연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불러 모았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기대를 받은 ‘마법소녀 미치루’는 예고대로 2014년 8월에 전편, 2014년 12월에 후편으로 나뉘어 발매됩니다.


▲ 결국 실제로 개발되면서, 만우절 장난이 진짜가 된 셈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톱 아이돌 꿈꾸다가, 얼떨결에 세계를 지키는 마법소녀로 데뷔!

‘마법소녀 미치루’는 만인에게 사랑 받는 톱 아이돌을 꿈꾸는 소녀 ‘마츠시마 미치루’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밝은 성격으로, 그녀는 주말마다 재즈 바에서 공연하며 아이돌의 꿈을 착실히 키우고 있죠.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실력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반복되는 삶에 그녀는 점차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 톱 아이돌의 꿈을 꾸고는 있지만...(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직 지하 아이돌 신세인 주인공 '마츠시마 미치루'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평소와 같이 주말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그녀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발견하게 되고, 하루빨리 톱 아이돌이 될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을 빕니다. 그런데 소원을 비는 순간, 갑자기 별똥별이 본래 가던 경로를 이탈해 그녀 쪽으로 떨어집니다. 사실 별똥별은 마법나라에서 온 고양이 ‘냥메루’였던 것이죠.

그녀를 본 냥메루는 곧바로 세계를 지키기 위해 마법소녀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충돌로 인해 정신이 없던 미치루는 얼떨결에 수락하고 맙니다. 이후, 그녀는 마법소녀로써 세계를 지키기 위해 활약하게 됩니다.


▲ '냥메루'와 만나고, 그녀는 마법소녀의 삶을 살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 소개>

▲ 마츠시마 미치루: 아이돌을 꿈꾸는 중학생. 톱 아이돌을 목표로 주말마다 재즈 바에서 공연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점차 반복되는 삶에 지쳐갈 무렵, 마법 나라에서 온 사역마 고양이 ‘냥메루’를 만나 마법소녀로써 활약하게 된다.


▲ 카자미 카즈키: 톱 아이돌로 활약하고 있는 천재 소녀. 엄격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다. ‘미치루’와 마찬가지로 마법소녀로써 활동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마법소녀가 된 ‘미치루’와 다르게 남들은 모르는 이유가 있다. 사역마로는 쥐 ‘타나토츄’를 데리고 다닌다.

본편이 놓친 매력, 마음껏 담아낸 ‘미치루’만의 무대

외전작답게 ‘마법소녀 미치루’는 플레이타임은 5~6시간 정도로 짧고, 스토리도 가벼운 내용을 다루는 편입니다. 그래서 본편과 같은 복잡한 전후 사정이나, 치밀한 설정이 따로 없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 시나리오가 마치 주인공 ‘미치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짜였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등장 캐릭터입니다. 본래 게임은 ‘그라자이아’ 시리즈의 외전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 게임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설정은 본편과 큰 차이가 있죠. 그 대표적인 예로 ‘카자미 유지’와 ‘카자미 카즈키’를 들 수 있습니다. 본편 주인공 ‘카자미 유지’는 한계를 초월한 군인에서 병약한 소년으로, 주인공의 천재 누나 ‘카자미 카즈키’는 탑 아이돌이자 ‘미치루’의 라이벌 마법소녀로 나옵니다.


▲ 그녀 주위의 인물, 대부분 '그라자이아' 시리즈에 나오던 캐릭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 외에 히로인도 마찬가지로, 본편과는 전혀 관계없는 재즈 바의 점장, 아이돌 프로덕션의 사장 등 설정이 뒤죽박죽 섞인 상태로 등장하죠. 잘 알고 있던 기존 캐릭터의 남다른 모습, 그리고 여기에 더해지는 개그 시나리오는 이전에 시리즈를 즐겨본 사람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물론 무거운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그라자이아’ 시리즈답게 중간에 진중한 부분도 나름 있어, 이런 가벼움도 과하지는 않은 편이죠.


▲ 가벼운 분위기와 개그도 있지만...(사진: 게임메카 촬영)


▲ 본래의 진중한 느낌도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본편 ‘그라자이아’ 시리즈가 워낙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바람에 ‘미치루’가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천연미 넘치는 매력을 제대로 발산할 수 있는 무대를 ‘마법소녀 미치루’를 통해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미치루’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 입장에서 더욱 각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임 장르와 성향 가리지 않고 모든 게이머들이 웃으며 즐기는 만우절. 앞으로도 많은 개발사들이 기발한 발상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산출된 결과물을 실제로 실현하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만우절 선물이 아닌가 싶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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