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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황금개의 해, 사람보다 나은 게임 속 ‘명견’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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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이 가고 무슨 일이든 술술 풀린다는 무술년이 밝았다. 황금개의 해라니 뭔가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올해 첫 [순정남]은 큰 고민 없이 게임 속 귀여운 강아지를 꼽으면 다들 좋아할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하지만 날로 먹으려는 게 기자뿐만은 아닌지라 이미 여기저기서 비슷한 기획이 쏟아지고 있다.

귀여운 것이 안 된다면 사납고 강력한 쪽으로 선회하면 된다. 본디 개는 그저 친근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울타리의 파수꾼이니까. 사회에서 치이고 뒤통수 맞고 정치질 당하다 보면 못 믿을 타인보다 집 지키는 개가 훨씬 듬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게임 속 세계도 마찬가지다. 모로 보나 인간보다 나은 ‘명견’들을 만나보자.

5위. 퍼피 (사무라이 스피리츠)


▲ 마야의 수호전사 따위 닌자견에게는 한 입 거리일뿐이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사무라이 스피리츠’에 등장하는 금발의 닌자 ‘갈포드’는 언제나 커다란 개 ‘퍼피’를 대동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이래봬도 주인과 동문수학한 닌자견되겠다. 대결 도중 갑자기 ‘갈포드’로 둔갑해 적을 교란하거나 아예 직접 달려들어 추가타를 넣기도 한다. 일대일 승부에 개를 끌어들이다니 역시 닌자 아니랄까봐 비겁하기 짝이 없다.

사실 여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어있는데 ‘갈포드’ 따위 ‘퍼피’의 실력을 봉인하는 구속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케이드 버전에서 특정 커맨드를 입력하면 ‘퍼피’만 단독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이때는 작은 체구와 재빠른 움직임으로 희대의 사기 캐릭터가 된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사무라이가 모여가지고 개 한 마리를 못 당하니 역시 인간은 약해빠졌다.

4위. 코로마루 (페르소나 3)


▲ 이 세계에서는 '페르소나'를 불러내지 못하면 개 이하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페르소나 3’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 일행이 ‘페르소나’라는 영적인 존재를 불러내 싸우는 배틀물이다. 이 ‘페르소나’는 무의식에 잠들어있던 또 다른 인격이 실체화한다는 설정인데 실제 취급은 그냥 엄청 멋지고 강한 소환수쯤 된다. 이름부터 ‘아르테미스’니 ‘사타나엘’이니 신과 악마에서 따왔고 ‘초각성’이라며 업그레이드까지 되는 등 아무튼 무지 좋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사람도 선택된 소수만이 다룰 수 있는 ‘페르소나’를 동네 개가 가졌다는 것이다. 설정상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시바견 ‘코로마루’는 뛰어난 물리 공격력과 회피율을 지닌 ‘케로베로스’를 소환하는데다 직접 단도를 물고 상대를 베어 넘기기도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면… 개발자도 모른다. 어쨌든 무지 귀여워서 마스코트 역할은 톡톡히 해냈으니 뭐.

3위. 레드 서틴 (파이널 판타지 7)


▲ 잘생기고 똑똑하고 이 정도는 돼야 '파판' 개라 할 수 있지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흔히 ‘파이널 판타지 7’하면 여캐 저리 가라는 주인공 ‘클라우드’의 미모가 유명하지만 동료 캐릭터들도 이에 못지않은 매력을 자랑한다. 격투소녀는 기본이고 손 대신 개틀링건을 장착한 상남자와 죽지 않는 개조인간까지 각양각색인데, 가장 압권은 다름아닌 붉은 갈기에 불타는 꼬리를 지닌 개 ‘레드 서틴’이다. 그냥 개도 아니고 정체조차 알 수 없는 고대종이 후예라나.

꼬리가 계속 불타는 시점에서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하는 짓은 더욱 엄청나다. 10년이면 장수했다는 여느 개와 달리 오십에 가까워 일행 중 최연장자이며 그만큼 풍부한 지식을 자랑한다. 구강구조가 어찌됐는지 사람 말에 능숙하고 마법 아이템 ‘마테리아’도 곧잘 쓴다. 심지어 작중 히로인 ‘에어리어’와 동침할뻔하는 이벤트가 있을 정도. 물론 엄한 상상은 금물이다.

2위. 저글링 (스타크래프트)


▲ 혹여 저글링이 두렵다면 항시 레몬 주스를 챙겨다니자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기자가 제정신인가 싶겠지만 일단 설명을 들어보라.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의 외계괴물 ‘저글링’은 훌륭한 명견이다. 그 시절 ‘저그’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4드론 날빌로 빠른 승리를 쟁취한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자원도 미네랄 50개밖에 안 먹으면서 알 하나에서 두 마리씩 튀어나오는 저렴함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적진으로 달려가는 충절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거기다 실제로 게임 속 캐릭터들은 이미 ‘저글링’을 개로 인식하고 있다. 작중 특공대장 ‘짐 레이너’는 ‘저글링’을 가리켜 군단의 사냥개라 설명하며 ‘저그’의 진화를 담당하는 ‘아바투르’조차 ‘저글링’이 레몬주스에 맥을 못 추는 유전적 결함이 있다고 토로한다. 알다시피 개들은 레몬즙이라면 질색하는데 우리는 여기서 ‘저글링’ 또한 참으로 개 같음 존재임을 알 수 있다.

1위. 도그밋 (폴아웃)


▲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라, 믿음과 신뢰의 개고기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핵전쟁으로 문명이고 이성이고 날아가버린 세기말에 믿고 의지할 것은 개뿐이다. ‘폴아웃’ 시리즈의 동료 개 ‘도그밋’은 1편부터 4편까지 개근하며 언제나 주인공 곁을 지켜왔다. 남들은 온갖 중화기에 파워아머까지 두르고 다니는 와중에 이빨과 발톱만으로 언제나 한 사람 아니 한 강아지분의 활약을 해낸다. 가끔 지뢰를 밞아서 주인까지 동반 폭사를 유발하긴 하지만.

‘도그밋’의 진정한 가치는 그 대쪽 같은 의리에 있다. ‘폴아웃’은 서사성을 강조한 RPG답게 동료들도 저마다 사상과 취향이 구구절절 장황하다. 때문에 무언가 심기 불편한 행동을 하거나 대화 중 선택지라도 잘못 골랐다간 삐쳐가지고 탈주하기 일쑤. 그러나 ‘도그밋’만은 귀찮은 영입 조건도 없고 도망칠까 걱정할 필요도 전무하다. 근데 이름은 대체 누가 개고기(Dogmeat)라 지었을까?
김영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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