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비디오

2017 GOTY로 본, 일본게임의 부활

/ 1
[관련기사]

가요대전, 연기대상, 연예대상 등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해 성과를 기리고 치하하는 시상식이 이어진다. 게임업계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AIAS(상호작용 예술 및 과학 아카데미)와 BAFTA(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 GDC(게임 개발자 회의)처럼 권위 있는 단체에서 올해의 게임, 이른바 ‘GOTY’를 선정한다.

이러한 시상 결과를 모아놓으면 올해 어떤 게임이 잘 됐는지를 넘어 어떠한 대세감을 느낄 수 있다. 가령 특정 장르가 전반적으로 흥행했다거나 어느 지역의 게임이 두각을 드러냈다는 식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진행된 시상식과 여러 매체별 GOTY 현황만으로도, 2017년은 일본게임의 부활을 천명하는 해가 분명해 보인다.


▲ 올해 주요 시상식에서 선전 중인 일본게임들 (사진출처: TGA 공식 홈페이지)

2010년 전후로 과거의 위상을 잃어버린 일본게임

게임이란 엔터테인먼트가 태동한 이래 일본은 언제나 시장의 주역이었다. 80년대 초 북미 게임업계가 ‘아타리 쇼크’로 휘청거릴 때 일본은 공전절후한 ‘패미컴’ 성공에 힘입어 빠르게 세를 넓혔다. 이후 닌텐도, 세가, 캡콤, 코나미, 반다이남코, 스퀘어에닉스, 소니 등 걸출한 개발사를 배출한 일본은 북미와 어깨를 견주는 세계적인 게임왕국이 됐다.

그런 일본게임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10년 전후다. 액티비전, 유비소프트, 베데스다, 2K와 같은 서구권 대형 게임사가 ‘GTA 4’,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폴아웃 3’로 연말 시상식을 휩쓸다시피 했다. 이 당시 양대 콘솔의 킬러 타이틀로 활약한 ‘언차티드’와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도 모두 북미에서 탄생했다.

반면 일본게임은 애니메이션 IP와 연계해 마니아층을 겨냥한 게임만 범람할 뿐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사례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나마 전통의 강호 ‘슈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메탈기어 솔리드’가 선전하고 ‘다크 소울’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긴 했으나 이조차도 주요 시상식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러한 부진이 극에 달한 2012 GDC에선 유명 인디개발자 필 피쉬가 “일본게임은 구리다(It sucks)”고 폭언해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여론은 그가 굉장히 무례하긴 했지만 발언 요지에는 공감한다는 쪽으로 흘러갔다. ‘록맨’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원로 이나후네 케이지조차 일본게임이 북미보다 족히 5년은 뒤쳐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일본게임은 구리다"는 폭언으로 논란을 부른 필 피쉬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수년간 서구권 게임의 독주가 펼쳐진 GOTY 시상식

최근 수년간 주요 시상식 수상작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0년 GDC와 VGX(TGA의 전신)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을 선정했고 AIAS, BAFTA, GJA가 ‘매스 이펙트 2’를 꼽았다. 2011년 GDC, AIAS, VGX, GJA를 싹쓸이한 것은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이며 BAFTA는 ‘포탈 2’가 받았다. 기대작 자체가 별로 없었던 2012년은 ‘워킹 데드 시즌 1’이 VGX, ‘저니’가 AIAS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GTA5’라는 두 강자가 주요 시상식을 양분했다. 2014에는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이 AIAS와 TGA에서 수상했고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도 GDC를 통해 영애를 안았다. 2015년은 다시 ‘더 위쳐 3’와 ‘폴아웃 4’ 양강 체제였으며 2016년 주요 시상식은 ‘언차티드 4’와 ‘오버워치’가 나눠 갖는 모양새였다.

반면 올해는 닌텐도의 두 신작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에 업계가 입 모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미 GJA와 TGA가 ‘젤다의 전설’를 GOTY로 선정했고 향후 진행될 다른 시상식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들 중 하나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니어: 오토마타’, ‘페르소나 5’ 등 다른 일본게임에 대한 평가도 매우 높다.

여러 매체별 선정작을 집계하는 GOTY픽스 블로그에 따르면 12월 26일 현재까지 최다 GOTY로 꼽힌 것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83개)이며 2위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14개), 3위가 ‘니어: 오토마타’(5개), 4위 ‘페르소나 5’(4개)로 모두 일본게임이다. 정통 호러를 되살려 호평을 받은 캡콤 ‘바이오하자드 7’도 2개를 받아 6위에 올랐다.


▲ 마니악한 소재임에도 세계에 통한 '니어'와 '페르소나' (사진출처: 각 게임 홈페이지)

세계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가장 일본다운 게임

올해 일본게임의 GOTY 양상은 ‘파이널 판타지 15’ 같은 대작조차 수상권에 들지 못하던 예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위시한 신작과 닌텐도 신형 콘솔 ‘스위치’ 론칭이 맞물리며 일본게임은 다시금 전세계에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몬스터 헌터 월드’와 ‘드래곤볼 파이터즈’가 포진한 내년 전망도 밝다.

이들 게임의 성공 비결은 가장 ‘일본다운’ 게임성을 AAA급 품질로 제공했다는데 있다. 일본게임은 독특한 감성에도 불구하고 그래픽과 시스템 측면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약점이 컸다. 그러나 ‘니어: 오토마타’와 ‘페르소나 5’는 일본게임 특유의 매력을 십분 살리면서도 최신예 기술을 적극 접목시켜 세계의 눈높이에 맞췄다.

그간 시장을 주름잡아온 ‘헤일로’, ‘어쌔신 크리드’,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등이 매너리즘에 빠져 주춤한 사이 일본게임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깜짝 흥행작이 아닌 오랫동안 축적된 시리즈로부터 시작된 만큼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레 향후 일본 국제게임쇼 TGS의 위상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스퀘어에닉스
게임소개
‘니어: 오토마타’는 스퀘어에닉스 액션 RPG ‘니어’의 정식 후속작으로, 황폐해진 지구를 무대로 주인공 안드로이드 ‘요루하 2호 B형’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작품에서 플레이어는 주인공이 되어, 칼과 대검을 ... 자세히
김영훈 기자 기사 제보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