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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시장에 '탈 랜덤박스' 열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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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랜덤박스형 과금이 있었다. '초월', 'SR', '별등급(성)' 등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방식은 고등급 장비나 캐릭터를 오로지 랜덤박스형 아이템으로만 얻을 수 있게 해, 지속적인 유료 결제를 유도한다. 이 모델은 높은 수익을 보장하지만, 유료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확률의 벽을 뚫지 못 한 과금 유저들의 불만을 누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수백만 원 결제는 무과금 유저와 같다'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도 나오는 실정이다.

랜덤박스형 성장 모델에 대한 유저 거부감이 높아져가자, 최근 기대작으로 불리는 모바일 MMORPG들이 앞다퉈 '탈 랜덤박스' 정책을 선언하고 나섰다. 랜덤박스형 뽑기에 의존하는 캐릭터 성장 대신 유저 노력과 게임 플레이에 맞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뽑기 아닌 노력으로 보상을 얻어야 RPG”라는 발언은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최근 모바일게임 업계 상황에서는 새로운 도전임이 틀림없다.

'탈 랜덤박스' 정책을 내세운 '로열블러드' (사진제공: 게임빌)
▲ '탈 랜덤박스' 정책을 내세운 '로열블러드' (사진제공: 게임빌)

게임빌의 야심작 '로열블러드'는 이러한 사업 전략을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로열블러드’가 내세운 정책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확정형 성장'이다. 캐릭터 강화 및 장비 강화 모두 확률이 아닌 확정형으로 설계됐으며, 성장 실패가 없도록 구성됐다. 특히 모든 장비는 성장 재료만 있으면 최고 단계까지 강화 및 진화가 가능해 유저의 땀과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유료 상품 구성이다. '로열블러드'에도 유료 상품은 존재하지만,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최상위권 장비는 상점에서 팔지 않는다. 최상위급 장비는 레이드 콘텐츠에서 기여도 1등을 달성한 유저에게만 지급되는 방식 등으로 얻을 수 있어, 게임 플레이의 중요도를 더욱 높인다. 이는 최고 성능 장비를 얻고자 수천만 원 이상의 결제를 유도하는 기존 MMORPG와의 차별점이다.

마지막으로, '로열블러드'는 게임 내 모든 아이템을 인게임 플레이로 획득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게임 내에는 유료 아이템과 무료 아이템의 구분이 없으며, 유료 결제는 일부 아이템을 조금 더 쉽게 얻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로써 과금 없이 오직 게임 플레이 만으로도 벽에 가로막히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랜덤박스형 아이템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힌 '검은사막 모바일' (사진제공: 펄어비스)
▲ 랜덤박스형 아이템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힌 '검은사막 모바일' (사진제공: 펄어비스)

펄어비스의 두 번째 작품인 '검은사막 모바일' 역시 하드코어 과금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공약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랜덤박스형 아이템을 최소화하고, 그 빈 자리를 게임 플레이를 통한 성장으로 채워넣겠다고 대대적으로 선언했다. 확률 뽑기 시스템을 아예 없애진 않되, 그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게임 플레이 재화로도 살 수 있도록 병행해 유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주역 과금 요소 중 하나는 편의성이다. 직접적인 '페이 투 윈' 모델 대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 자체로 결제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펄어비스는 이밖에도 다양한 과금 모델을 고려하고 있지만, 유저 게임 플레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펄어비스 허진영 COO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전략은 원작 온라인게임에서 가지고 있던 과금 맥락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라며 "비과금 유저는 차별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하면서, 과금 유저는 결제에 대한 메리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랜덤박스형 성장 모델에 대한 유저 인식이 차츰 악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차세대 대작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도들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모바일 MMORPG의 제 2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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