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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VR로 나온 폴아웃, 수백 시간 즐길 콘텐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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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미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이제껏 수백여 VR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드디어 많은 분들이 기다려온, 가상현실에서 즐기는 오픈월드 ‘폴아웃 4 VR’이 출시됐습니다. 앞서 PC 및 콘솔로 출시돼 200여개가 넘는 상을 받은 대작이죠. 걸어서는 횡단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자유로운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어찌 보면 가장 가상현실다운 콘텐츠라 하겠습니다.

필자도 이미 PC버전으로 ‘폴아웃 4’를 두 차례 정도 공략했습니다. 실종된 아들을 찾고 사랑하는 연인의 복수를 하는 깊이 있는 서사에 푹 빠졌죠. 오픈월드 특성상 메인 퀘스트를 끝맺고도 계속 그 세계에 머물게 되더군요. 140시간이 넘게 즐겼는데 여전히 구석구석 가보지 못한 장소와 만나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폴아웃 4 VR’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모니터에서 백시간 넘게 플레이했는데 VR로도 그만큼의 재미가 있는지 말이지요. VR 하드웨어의 ‘귀차니즘’을 극복할 정도로 몰입할 수 있을지 스스로 시험하고픈 마음도 있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시냇가에 발을 담가보고, 뿌연 하늘 속 방사능 비가 내리는 거리를 거닐고, 높은 빌딩에서 안전한 파워아머를 입고 뛰어내리며 현실감을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핵전쟁 이후 황폐한 세계를 보여주는 '폴아웃 4 VR' 플레이 (영상출처: 멀미왕)

그러나 처음 들어가본 가상의 ‘폴아웃’은 물안경을 쓴 듯한 저급한 그래픽으로 실망감을 줬습니다. 뿌옇고 뭉게진 시야로 방대한 지역을 다니기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죠. 게임을 제대로 진행할 수나 있을지 의문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다행스러운 점은 문제를 인지한 베데스다가 출시 당일 화질 업데이트를 단행했다는 겁니다. 하이엔드급 VR 콘텐츠 ‘론에코’나 ‘로보리콜’만큼 깔끔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일단 즐길만한 수준은 됐죠. 개선 이후 쓰레기 더미 속을 달리다 보니 처참하게 망가진 세상 속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이제야 들었습니다. 새파란 하늘을 구경하는데 어색함도 없어졌고요.

그래픽이 향상되면 자연스레 몰입도 강해지기 마련. 방사능에 오염된 커다란 바퀴벌레 ‘라드로치’가 달려들 땐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포지셔널 트래킹이 가능하다 보니 ‘라드로치’의 잘생긴 얼굴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바짝 누워 본다면 말이지요. 이건 확실히 색다른 체험이긴 하네요.


▲ 화질 개선 업데이트 후 풍경이 훨씬 좋아졌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이동 방식은 텔레포트와 미끄러지듯 자유롭게 이동하는 로코모션 모두 지원합니다. 필자는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로코모션을 선택했는데요. 옵션에서 이동 속도와 좌우를 바라보는 스냅턴의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달려나갈 때 시야를 좁혀 멀미를 줄이려는 노력도 엿보였고요. 가상현실에서 느끼는 어지럼증은 개개인이 상이한 만큼 최대한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는 것이 유저를 위한 배려겠죠.

‘폴아웃’의 백미인 파워아머를 입었을 때는 마치 ‘아이어맨’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상현실 속에서 다시금 AR를 켠 것처럼 눈앞에 UI가 떠오르네요. 다만 실감나는 내부 묘사와는 별개로 현재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하단 게이지들을 바라보기가 힘들고 물건을 주울 때마다 헬멧이 시야에 가려 곤란했습니다.

또한 PC버전에선 파워아머를 입고 벗을 때의 캐릭터 모션을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인데 가상현실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더군요. 육중한 철제 장비인 만큼 묵직함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저 주황색 안경을 걸친 듯 가벼움 움직임도 아쉽습니다. 탄탄한 갑옷를 착용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어둡고 무서운 공간도 쇠망치를 휘두르며 힘껏 돌진할 수 있는데 말이죠.


▲ 파워아머 UI가 실감나긴 하는데 시야를 너무 가린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이외에도 다양한 총기류를 많이 사용하는데 조준점이 없어 탄환을 허공에 낭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필자는 육탄전을 선호하는데 이것도 다루기가 썩 매끄럽진 않고요. PC버전에선 타격 모션의 속도가 정해져 있는데 가상현실은 팔을 자유롭게 휘두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는 이 대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구 때려봐야 한번 타격으로 처리된다는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폴아웃 4’에서 가장 중요하며 수시로 사용하는 기기가 왼손에 차는 ‘핍보이’입니다. 자신의 능력치를 비롯한 무기와 의류를 살펴보고, 퀘스트를 확인하고 지도를 보며 다양한 물건을 사고 파는 필수 아이템이죠. 조작이 정확한 키보드와 마우스의 경우 아이템 착용이나 물건 교환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바이브 모션 컨트롤러의 터치패드를 사용하는 조작 방법은 정확성이 떨어져 매우 불편합니다.

결론적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최적화 되지 않은 콘텐츠에 적잖은 실망감이 드는 체험이었습니다. 그래도 ‘폴아웃 4 VR’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PC버전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상황을 가상현실로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볼트111의 커다란 문을 개방할 때 움직임이 그토록 정밀한지 몰랐습니다. 톱니에 맞춰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과 시스템은 방사능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꼼꼼하게 막아 놨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현실감이 느껴졌습니다.


▲ 이야기를 접할 때 PC버전보다 훨씬 감정이 고양된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폴아웃 4 VR’이 특별한 이유는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과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핵전쟁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는 주체는 ‘나’이니까요. 디펜스 웨이브처럼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적들을 처리하는 기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VR 콘텐츠와는 성격을 달리합니다.

다만 이처럼 의미 있는 콘텐츠가 바이브 모션 컨트롤러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오큘러스 터치나 MS 모션 컨트롤러의 썸스틱에 어울리는 조작을 억지로 터치패드에 맞춘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폴아웃 4 VR’의 경우 공식적으로 바이브 전용으로 출시됐는데 아마도 베데스다의 모회사가 제니맥스니만큼 오큘러스와 법적인 문제가 얽혀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가상현실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불편하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죠. 그럼에도 희망적인 점은 지금 이 시간에도 유저들 스스로 ‘폴아웃 4 VR’을 보완하고 있다는 겁니다. 베데스다 게임은 유저 MOD로 완성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가상현실도 마찬가지네요. 따라서 140시간 이상을 플레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조금 더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폴아웃 4 VR’의 진면목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 바이브 모션 컨트롤러의 조작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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