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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스위치에 진출한 미소녀, 푸른 저편의 포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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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닌텐도 스위치’가 국내 발매됐습니다. 다른 곳보다 늦어서 그런지 쌓인 기다림만큼 출시 후 국내 반응도 컸는데요. 발매 당일 게임 매장이 몰려있는 용산과 국제전자센터에는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닌텐도 공식 발표로 전세계 '스위치' 판매량은 1,000만 대를 넘었습니다. 사실 이런 인기는 기기 자체 매력 보다도, 탄탄한 게임 라인업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젤다의 전설',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마리오 카트 8 디럭스' 등 이미 출시된 타이틀을 포함해 새로운 기대작들이 나날이 더해지고 있는 덕분이죠.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스위치 출시작에 미소녀게임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개발사 스프라이트의 미소녀게임 ‘푸른 저편의 포리듬’입니다.


▲ '푸른 저편의 포리듬' 공식 오프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왕성한 활동으로 관심 독차지한 개발사 ‘스프라이트’

먼저 게임 소개에 앞서, 개발사 ‘스프라이트(sprite)’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개발사 스프라이트는 본래 주식회사 악셀 산하 개발팀으로 시작했는데요. 주로 따스하고 온화한 스토리의 게임 위주로 제작했습니다. 이후 2012년 분사하여 미소녀게임 개발사로 업계에 자리잡게 됩니다.

스프라이트 주요 작품으로는 바로 2010년 발매된 첫 작품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이 있습니다.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은 학생 수가 6,000명이 넘는 거대 학교에서 펼쳐지는 연애 이야기를 다룬 비주얼노벨이었는데요. 재미난 설정 덕분에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괜찮은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은 첫 작품임에도 다방면으로 진출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이대로 끝났다면 그저 그런 흔한 미소녀게임으로 남았겠지만, 사실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은 게임 출시 이후의 행보가 더 대단한 작품입니다. 스프라이트가 대대적으로 지원을 한 덕분에, 다른 미소녀게임이라면 최소 명작 평가는 받아야 가능한 TV 애니메이션화를 이루어낸 것이죠. 실제로 애니메이션은 총 13화 분량으로 방영되었고, 나중에는 만화책, 소설화, 웹 라디오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갔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은 원작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서서히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개발사 스프라이트의 이름만큼은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발매된 ‘푸른 저편의 포리듬’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처럼, 이때를 노려 게임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해 화제몰이에 나섰죠. 이렇게 대대적인 홍보와 스프라이트가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인상 덕분에 게임은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2014년 11월, 대망의 신작 ‘푸른 저편의 포리듬’이 출시됩니다.


▲ 대대적인 홍보를 등에 업고, 두 번째 작품 '푸른 저편의 포리듬'이 출시됐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잔잔한 감동 선사하는 노력과 재능의 이야기, 푸른 저편의 포리듬

그럼 이제 ‘푸른 저편의 포리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푸른 저편의 포리듬’은 전형적인 학원 스포츠물로, 농구 만화 ‘슬램덩크’나 미식축구 만화 ‘아이실드21’ 등을 떠올리시면 편합니다. 다만, 게임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스포츠가 아닌, 가상의 스포츠 ‘플라잉 서커스’를 소재로 합니다.

‘플라잉 서커스’는 근미래에 반중력 입자를 분사하는 신발을 신고 즐기는 스포츠로, 하늘에서 4개 표식 혹은 상대 선수 등을 만져 점수를 따내며 승부를 겨루게 되죠.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플라잉 서커스’에서 유망주라 불리다가, 모종의 이유로 은퇴한 고등학생 ‘히나타 마사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 게임의 배경이 되는 세계에서 중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은퇴 이후로 권태로운 생활을 보내던 그는 우연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전학생 ‘쿠라시나 아스카’와 만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변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없던 그였지만, 점차 주위 인물들에게 감화되어 문 닫기 직전의 ‘플라잉 서커스’ 부를 일으켜 세우는 한편, 더 나아가 새로운 도전을 꿈꾸죠.

이처럼 게임에서는 ‘플라잉 서커스’를 중심으로 ‘노력’과 ‘재능’이라는 주제를 풀어나가는데요. 이런 주제를 단순히 주인공 하나에만 투영하지 않고, 게임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에 담아내어 보여줍니다.


▲ 노력하는 천재 '쿠라시나 아스카'의 노력과 발전도 보는 재미가 있지만...(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그녀 주위에 있는 인물이 겪는 심리 변화도 세심하게 담아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가령, 히로인 중 ‘토비사와 미사키’는 교내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인물입니다. 이는 ‘플라잉 서커스’에서도 반영되어,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죠.

하지만 이런 그녀의 입지는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쿠라시나 아스카’의 등장으로 흔들리게 됩니다. 심지어 즐기는 천재였던 그녀에게 금새 추월 당한 이후에는 이런 현실을 납득할 수 없어, 같은 팀인데도 질투와 좌절을 반복하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죠.

비단 이런 모습은 ‘토비사와 미사키’뿐만이 아닙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 모두 초반에는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게임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갈등과 성장, 극복을 다루며, 게이머들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와 잔잔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 스토리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생각하게끔 만들 정도로 나름의 깊이를 자랑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 소개 >


▲ 히나타 마사야: 본작의 주인공으로, 쿠니하마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생. 2학년 C반 소속으로, 쿠라시나 아스카, 토비사와 미사키, 아오야기 마도카와 동급생이다. 과거 '플라잉 서커스' 주니어 부문 대표였으나, 모종의 이유로 은퇴를 하고 하늘을 나는 꿈을 접는다. 중간에 그만두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라비티 슈즈'를 다루는 지도원 자격은 가지고 있다. 


▲ 쿠라시나 아스카: 쿠니하마 학원에 온 전학생으로, 어린 시절에는 근처에 살았다가 가정 사정으로 잠시 떠난 적이 있다. 초기에는 '그라비티 슈즈'를 다룰 줄도 모르는 초보자였으나, 점차 '플라잉 서커스'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미숙할 뿐이지 뛰어난 재능도 가지고 있다. 그래도 그만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 토비사와 미사키: 쿠니하마 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흔히 학교에 하나씩 있는 천재 타입이다. 그리 열심히 수업에 임하는 편이 아니어도 성적은 전교권을 휩쓸며, 타고난 운동 신경도 좋아서 다양한 스포츠에 능하다. 그러나 압도적인 재능의 전학생이 오면서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 아리사카 마시로: 쿠니하마 학원 1학년을 재학 중인 학생으로, 토비사와 미사키를 선배로써 열렬하게 따르는 소녀. 사실상 토비사와 미사키의 '플라잉 서커스' 부를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의외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헤비 게이머'이기도 하다.


▲ 이치노세 리카: 다른 3명의 히로인과 다르게 타카후지 학원의 학생. 1학년이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타카후지 학원의 '플라잉 서커스' 부 레귤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본적인 성품이 성실하며, 가끔은 고지식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왕도 스포츠물, 비주얼노벨에 그 치열함을 담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 스토리도 일품이지만, 이번 ‘푸른 저편의 포리듬’에는 또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바로 게임의 핵심 소재로 다뤄지는 스포츠 ‘플라잉 서커스’입니다.

‘푸른 저편의 포리듬’은 전형적인 스포츠물의 모습을 따르고 있는데요. 실제로 폐부 직전의 ‘플라잉 서커스’ 부를 학생들이 모여 부활시킨다거나, 막강한 라이벌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그야말로 왕도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주죠.


▲ 처음에는 여러 좌절을 겪고, 때로는 난관과 마주하지만...(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이를 점차 극복해간다는 왕도 스포츠물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사실 라이트노벨에서 이런 스포츠물의 역동적인 액션을 정지된 일러스트와 글만으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요. 이번 게임은 이런 한계를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가령, 스토리 진행 중 본격적으로 다른 학원과 시합을 하게 되는 챕터로 넘어가기 직전에 앞으로 대결을 펼칠 캐릭터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줘, 곧 있을 대결의 험난함을 몸소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작중 히로인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이누이 사키’는 무시무시한 포스를 보여줘, 라이트노벨이라도 그 중압감이 잘 드러나죠.

이렇게 시작 전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막상 ‘플라잉 서커스’가 시원찮으면 아쉽겠죠? 다행히 ‘푸른 저편의 포리듬’에서 보여주는 경기 연출도 발군입니다. 보통 미소녀게임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곤란한 동적인 움직임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죠.


▲ 경기 전마다 보여주는 연출도 훌륭하고...(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경기 모습도 그만큼 박진감 넘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 비결은 바로 ‘플라잉 서커스’ 경기를 펼칠 때 하늘에 생기는 궤적입니다. 스토리 설정상 ‘플라잉 서커스’를 위한 ‘그래비티 슈즈’를 신고 하늘을 날면 분사되는 반중력 물질에 의해 날아가는 궤적이 눈에 보이는데요. 게임에서는 이를 이용해 자유롭고 어지럽게 하늘을 나는 두 선수의 움직임과 속도감을 표현하죠.

굳이 어려운 표현을 더할 필요 없이, 단순히 탁 트인 하늘에 4개의 선만 그려도 되니까 연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죠. 덕분에 게임에서는 많은 수의 시합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연출이 재활용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이런 부분이 결국 게임에서 보여주는 스포츠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셈이죠.


▲ 하늘의 궤적으로 치열한 경기를 단적으로 묘사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동영상이 아니어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양한 분야 진출로, 선순환을 이끌어낸 작품

‘푸른 저편의 포리듬’이 준수한 평가를 받자, 스프라이트는 전작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과 마찬가지로 다방면으로 밀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편의 팬디스크는 물론, PS비타, 모바일게임으로도 발매되었고, 나중에는 TV 애니메이션과 만화 영역에도 진출했죠. 더 나아가, 최근에는 차세대 콘솔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발매 준비는 물론, 후속작 ‘푸른 저편의 포리듬 -쯔바이-‘까지 공개되어, 유저들 기대감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 '푸른 저편의 포리듬' 애니메이션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애니메이션 공식 유튜브)

확실히 전작과 다르게 시작부터 큰 호평을 받은 작품답게, 이런 미디어믹스도 큰 성과를 거둡니다. 미소녀게임을 잘 모르는 유저도 다른 매체를 통해 유입되어 원작인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하는 등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죠. 어떤 의미로, 이런 미디어믹스를 활용한 선순환이야말로 스프라이트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미소녀게임을 한번 접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스토리와 보는 즐거움 모두 갖춘 ‘푸른 저편의 포리듬’을 꼭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 만약 입문을 망설인다면, 이번 작품... 좋습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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