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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가치있는 도전, 블소 e스포츠의 3가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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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블소' e스포츠 '월드 챔피언십' 결선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블소' e스포츠 '월드 챔피언십' 결선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전세계 9개 국가가 참여해 글로벌 챔피언을 가리는,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e스포츠 ‘월드 챔피언십’이 오는 29일 서울광장에서 결선을 거행한다. 이번 결선에는 한국 두 팀(GC 부산 레드/블루), 대만 한 팀(펭간디)이 ‘블소’ 최강자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블소 월드 챔피언십’은 수많은 e스포츠 게임 중 하나로 보이지만, 그 내면을 살펴보면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e스포츠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진 MMORPG 가능성을 증명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그 규모를 매년 키우며 수준 높은 경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2014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게임과 문화 간 접목 운동은 ‘블소’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내며 e스포츠 흥행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MMORPG의 e스포츠화, 가능성 증명

오늘날 ‘블소’ e스포츠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e스포츠 활성화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MMORPG 장르에서 꽃피운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 동안 e스포츠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게임들은 RTS, AOS, FPS, 레이싱, 대전격투 등의 장르였다. 이들 게임은 짧은 시간 동안 뚜렷한 승부 결과가 나오고, 관객들이 승패를 판단하기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컨트롤 실력 외 다른 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적어 ‘스포츠’로서의 공정성이 담보된다. 관객들은 플레이어의 신들린 컨트롤을 보며 감탄하고, 그들에게 몰입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낀다.

MMORPG는 이러한 면에서 e스포츠와 맞지 않는 장르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MMORPG 장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장비를 모아 남들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이다. 이렇게 강하게 만든 캐릭터는 PvP 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도와준다. 플레이어 간 평등한 룰을 전제로 하는 스포츠 정신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역대 MMORPG e스포츠화는 고배의 연속이었다. 2008년 위메이드가 서비스한 ‘창천 온라인’이 길드전을 내세워 e스포츠 협회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적이 있으나, 플레이어 개인의 활약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뿐더러 유저가 보지 않는 곳에서 성장한 캐릭터에 대해 감정이입을 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창천 온라인’ e스포츠는 유저 및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4년 만에 종목지정이 취소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MMORPG의 태생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대 1 비무 콘텐츠에 주목했다. ‘블소’의 PvP는 반 타겟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타이밍과 위치 선정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특히 한 번 빈틈을 주면 강력한 콤보를 얻어맞는 시스템은 흡사 대전 격투 게임과도 같은 재미를 준다.

각종 기술과 콤보의 상성과 타이밍 싸움이 주가 되는 '블소' 비무 (사진: 공식 경기 영상 갈무리)
▲ 각종 기술과 콤보의 상성과 타이밍 싸움이 주가 되는 '블소' 비무 (사진: 공식 경기 영상 갈무리)

2012년 3차 비공개테스트 당시 열린 첫 번째 공식 경기 ‘비무연’은 유명 문파를 대상으로 이러한 e스포츠의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무대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블소’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무공 액션은 기존 MMORPG와는 다른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문제는 밸런스였다. 엔씨소프트는 이는 연말 ‘비무제: 2013 무왕 결정전’부터 공정한 경기를 위해 전설 무기와 소모성 아이템의 성능을 배제해 모든 캐릭터 능력치를 동등하게 보정한 비무제 표준 능력치를 적용, 출전 캐릭터 간 밸런스를 최대한 맞췄다. 플레이어 간 순수 실력을 겨루는 대회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비록 초반에는 특정 직업 강세가 두드러지긴 했지만, 매해 수 차례에 걸친 경기를 거듭하며 밸런스가 조정돼 다양한 직업들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이로써 ‘블소’는 e스포츠화 기반을 마련했고, 본격적으로 판을 키우기 시작한다.

매년 커지는 규모, 프로게임단 출범

조건이 갖춰진다고 해서 어느 게임이나 성공적인 e스포츠로 거듭나는 것은 아니다. e스포츠 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수와 팬, 스폰서의 적극적인 참여가 불가분 요소다.

이런 점에서 ‘블소’는 모범적인 e스포츠 활성화의 길을 걷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매년 증가하는 상금 규모다. 일반 플레이어로 하여금 공식 경기 참여에 대한 동기 부여를 가장 손쉽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상금이다. 높은 상금은 재야에 묻혀 있던 프로 수준 경기력을 갖춘 일류 선수들을 양지로 끌어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2012년 3차 비공개테스트 당시 e스포츠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열렸던 ‘비무연’은 ‘블소’ 평생이용권, 인텔 SSD, 게임용 헤드셋 등의 소소한 상품을 걸고 치러졌으며, 정식서비스 이후 공식으로 치러진 제 1회 ‘비무연’은 우승 상금 300만 원, 총 상금 500만 원 규모로 조촐하게 진행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블소’ e스포츠는 실리가 아닌 문파와 개인의 명예를 위한 대전이었다.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으로 e스포츠에 지원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진행된 제 1회 ‘블소 비무제: 2013 무왕 결정전’이다. 이 경기의 총 상금은 3,000만 원으로, 우승을 기록한 초대 ‘무왕’ 김창현(x미야모토 뉴뉴x) 선수는 1,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후 ‘블소’ 대회 총상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으며, 이에 힘입어 2014년에는 '블소' 첫 프로팀 IDEPS가 창단됐다.

오는 29일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블소 토너먼트 2017 월드 챔피언십’ 총 상금 규모는 1억 8,000만원, 우승팀 상금은 5,000만원이다. 여기에 올 초부터 2달 간격으로 '블소 토너먼트 2017' 시즌 1, 2, 파이널(각각 우승 상금 2,500만 원 규모)까지 합하면 본격적인 프로 리그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소소한 상금으로 진행됐던 2013년 제 1회 '비무연'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소소한 상금으로 진행됐던 2013년 제 1회 '비무연'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2017년 총 상금 1억 8,000만원으로 확대된 '블소' e스포츠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2017년 총 상금 1억 8,000만원으로 확대된 '블소' e스포츠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상금과 함께 경기 규모 역시 매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블소’ e스포츠는 2012년 문파 간 대전 ‘비무연’을 개최하며 첫 삽을 뜬 지 3년 만에 세계 4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대회로 발돋움했고, 2017년에 이르러서는 참가국이 9개(한국, 중국, 대만, 일본, 북미, 유럽, 러시아, 태국, 베트남)로 늘었다. PC방에서 시작했던 대회가 명실공히 국제적 e스포츠 종목이 된 셈이다.

e스포츠와 문화의 결합, 대중 향해 열려 있는 문

일반적으로 e스포츠 행사는 경기 자체만으로 진행된다. 선수들이 들어서고, 경기를 펼치고, 응원을 하고, 결과가 나오는 것이 전부나 다름없다. 간혹 관련 굿즈 판매나 이벤트 등이 부수적으로 따라붙을 뿐이다. 해당 게임을 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유저들은 쉽사리 접근하기 힘들다. ‘블소’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끌어안고 있었다. 특히 출시 초기 ‘블소’는 유료 MMORPG였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았고, 다른 게임보다 일반 유저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힘들었다.

이에 ‘블소’가 제시한 해결책은 ‘대중문화’와의 결합이다. 각종 공연이나 서브컬쳐 등을 접목시켜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최초 시도는 2014년 열린 ‘블소 비무제: 임진록’이다. 여기서 엔씨소프트가 내세운 테마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일반인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황제’ 임요환과 ‘2인자’ 홍진호가 ‘블소’를 통해 재대결을 벌인다는 것이었다. 이 둘의 대결은 종목을 떠나 많은 관심을 불러왔다. 결과마저 짠 것처럼 홍진호의 2대 0 패배로 끝이 나며 인터넷을 수놓았다. 이는 ‘블소’ e스포츠를 널리 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201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블소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 4강전에서는 '블소'를 뮤지컬화 한 '묵화마녀 진서연' 공연이 펼쳐졌다. 진서연의 복수를 테마로 한 해당 뮤지컬은 높은 원작 재현도와 뛰어난 완성도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뮤지컬 1세대 배우 남경주 감독의 지휘 하에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참여해 공연계에서도 한동안 화제가 됐다.

2015년 부산에서 펼쳐진 '블소' 뮤지컬 공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2015년 부산에서 펼쳐진 '블소' 뮤지컬 공연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해당 공연은 춤과 노래 뿐 아니라 벽을 스크린으로 꾸민 미디어파사드를 통한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타악 리듬과 마샬아츠 등 다양한 장르 콘텐츠를 융합시켜 인상적인 무대를 꾸몄다. '블소'를 플레이 하지 않는 게이머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충분히 눈도장을 찍었다. 비가 오는 야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유저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으며, 지나가는 행인들 역시 뮤지컬 중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올해 ‘블소 월드 챔피언십 2017’은 e스포츠 최초로 결선 무대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잡았다. 폐쇄된 경기장이나 스튜디오가 아닌 서울광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경기는 e스포츠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일반인들의 접근을 최대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결선 다음날인 30일(토)에는 같은 장소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축제 ‘피버 페스티벌’을 연다. 싸이, 워너원, 레드벨벳, 도끼&더콰이엇, 볼빨간사춘기 등 인기 아티스트가 총집결하는 이번 공연은 ‘블소’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엔씨소프트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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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로, 동양의 멋과 세계관을 녹여낸 무협 게임이다. 질주와 경공, 활강, 강화 등으로 극대화된 액션과 아트 디렉터 김형태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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