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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스틱은 하나 로봇은 둘! GGHF ‘네모와 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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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言]은 스타트업/독립개발팀을 방문하여 게임에 대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고, 뜨거운 열정과 비전을 소개하여 알리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팀 및 개발사는 담당기자(orks@gamemeca.com)에게 게임과 팀 및 개발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연락처를 보내주세요.

‘먼 길을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고된 여정라도 때때로 서로 보듬어줄 벗이 있다면 그럭저럭 견딜만한 법. 저마다 일장일단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할 난관을 극복하고, 도달하지 못할 지점까지 나아간다.

‘네모와 디오(Nemo_DO)’는 두 이름이 나란히 오른 제목에서 보듯 ‘동행’에 대한 게임이다. 한 번 조작으로 두 캐릭터가 동시에 움직이는 독특한 콘셉트에 힘입어 크라우드 펀딩과 스팀 그린릿에 성공, 마침내 지난 13일 '앞서 해보기'에 돌입했다.

두 귀여운 로봇이 글로벌 플랫폼 스팀에 도달하기까지 다사다난했을 독립개발의 여로를 GGHF 최경환 개발자에게 직접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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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즐 액션게임 '네모와 디오' 개발한 GGHF 최경환 개발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言 반갑다. 우선 GGHF에 대해 소개해달라

최경환: 작고 특이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추구하는 독립개발팀 GGHF다. 개인적으로 e스포츠 팬이자 열혈 게이머인데 멀티플레이를 하다 보면 서로가 ‘승패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즐기자’는 의미에서 GG(Good Game)/HF(Have Fun)라는 약어로 인사를 한다. 여기에 착안해 결과보다 과정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팀명을 정했다.

言 '앞서 해보기' 돌입을 축하한다. ‘네모와 디오’는 어떤 게임인가

최경환: 동일하게 움직이는 두 로봇을 조종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퍼즐 액션게임이다. 기계가 인류에게 반기를 든 미래, 전쟁 로봇들에 의해 폐기물 처리장으로 보내진 구시대 기기 ‘네모’와 ‘디오’는 힘을 합쳐 탈출을 개시한다.

네모난 ‘네모’는 화면 좌측에서 움직이며 탄환을 획득하거나 구조물을 밀고, 동그란 ‘디오’는 우측에서 적이나 장애물을 쏴 폭파시킬 수 있다. 온갖 장애물과 함정, 거대보스가 도사린 싱글 스테이지는 물론 두 사람이 마주보고 승부를 겨루는 멀티 PvP도 마련됐다.


▲ 한 번의 조작으로 화면 좌, 우측에 자리한 로봇이 함께 움직인다 (영상출처: GGHF)
[스팀 판매 페이지]

言 두 캐릭터가 동시에 움직인다니 기발하다. 어디서 착안한 아이디어인가

최경환: 최초 기획은 2015년 글로벌 게임잼까지 거슬러 오른다. 당시 주제가 ‘우리 지금 뭐하지?’였는데, 여기서 ‘우리’에 착안해 두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는 콘셉트를 잡았다. 이틀간 급히 만들다 보니 AI 같은 건 당연히 없었고 두 사람이 서로 상대 로봇을 처치하면 이기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네모와 디오’도 처음에는 당시 아이디어를 되살려 멀티 전용 게임으로 만들려 했다. 그런데 튜토리얼 삼아 만들어본 싱글 콘텐츠가 재미있어 계속 확장하다 보니 어느덧 스테이지 40개에 이르렀다. 물론 로컬플레이를 통핸 멀티 PvP도 여전히 포함돼있다.

言 캐주얼한 퍼즐 장르에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접목한 이유는

최경환: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됐다. 개발 당시 즐기고 있던 ‘폴아웃’ 시리즈의 영향일지도(웃음). 처음에 주인공 캐릭터를 네모와 동그라미로 디자인했는데 이런 도형에서 인간보다는 기계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로봇, 로봇이라면 미래, 미래라면 디스토피아가 좋겠다 싶었다.


▲ 글로벌 게임잼에서 이틀만에 만든 습작이 게임의 모태가 됐다고 (사진출처: GGHF)

言 텀블벅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는데 무언가 팁이 있나

최경환: 그간 크라우드 펀딩 와중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경우가 많았다. 그런 사례가 쌓이며 여론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부디 ‘먹튀’는 하지 말자. 본인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 최소한 성의가 있는지 없는지 유저들이 알아봐줄 것이다.

言 스팀 출시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도 공유해달라

최경환: 스팀은 매일 수많은 게임이 쏟아지는 플랫폼이다. 게임이 가판대에 걸렸을 때 한눈에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어필할 수 있는 타이틀 이미지를 준비하라. 그리고 그걸 눌러서 들어왔을 때 곧장 보여지는 움직이는 이미지(GIF), 굵고 짧은 트레일러, 그리고 깔끔한 스크린샷이 기본이다.

言 '앞서 해보기' 상태인데 정식 출시는 언제이며 추가 콘텐츠는

최경환: 스스로 판단하기에 ‘네모와 디오’는 65% 정도 완성된 상태다.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과 시스템, 디자인이 완성됐고 이제 그걸 계속해서 연마하는 단계. 싱글 및 멀티 콘텐츠를 확장해 더욱 다양한 패턴의 적과 퍼즐을 추가할 것이다. 또한 얼리 억세스 구매자들과 논의를 통해 향후 게임 디자인 방향성을 결정하고자 한다.



▲ 정식 출시까지 더 많은 싱글(상) 및 멀티(하)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 (사진출처: GGHF)

言 모바일 이식도 진행 중인가

최경환: 일단 현재 버전을 모바일에서 구동하고 조작하는 것까진 구현했다. 다만 ‘네모와 디오’는 세밀한 조작을 요하는데 가상패드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모바일 이식은 불투명하다.

言 ‘네모와 디오’에 이은 후속 프로젝트도 계획 중인가

최경환: 기존에 있는 장르들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픈 욕심은 계속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최대한 재미있고 GGHF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

言 조직을 떠나 독립개발에 이끌리게 된 매력이 궁금하다

최경환: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 게임을 즐기고 거기에 담긴 메시지를 해석하는 유저들의 피드백이야말로 독립개발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 상용 게임은 수익이나 다른 목적이 있기 마련이지만 독립개발은 오롯이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으로서 게임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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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으로 유저와 소통하고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言 독립개발에 나서려는 업계인/지망생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최경환: 외부 반응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개발 도중에 막 기사에 댓글이 없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 게임이 완성된 후에 더욱 잘 알릴 수 있고 여러 평가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설령 큰 방향을 일으키지 못하더라도 완성 자체가 여정에 대한 보상이다. 그러한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다. 묵묵하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라.

言 GGHF가 생각하는 독립개발(인디)의 경계와 정의란

최경환: ‘인디’는 무슨 장르가 아니라 창작적인 주권을 가졌음을 주지하는 정신이다. 큰 자본을 들여 만들더라도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면 충분한 것 아닐까? 그런데 스스로 ‘인디’라면 블록버스터 카피캣이나 만든다면 그건 순 거짓말이다. 다른 작품을 의식했는지 아닌지는 개발자라면 다 보인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 부디 '네모'와 '디오'가 힘을 합쳐 더 먼 곳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사진출처: GG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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