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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따서 먹기엔 너무 높은 ‘자율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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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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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가 직접 게임을 심의해 출시하는 ‘자율심의’. 올해부터 관련법이 시행된 데 이어, 7월 26일부터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 모바일에 한해 이루어지던 자율심의가 PC, 콘솔, 온라인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죠. 그런데 어째 반응이 싸늘합니다. 사업자 신청을 받은 지 40일이 지났는데 신청한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자율심의에 게임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민간 게임사가 맡기에 자율심의 허들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당장 자체등급분류 사업자가 되려면 ▲게임위와 심의 결과를 주고받는 시스템 구축 및 관리 ▲사후관리 민원 처리 등 후속조치 ▲심의 업무와 검토에 필요한 인력 확보 및 유지 등 개발사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반면, 최근 게임업계 대세가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옛날만큼이나 신작 온라인·콘솔 게임을 많이 내지 않습니다. 대형 업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부담을 짊어지는 것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적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자율심의 사업자 지정 관련 간담회’ 현장에서 한국MS는 “제 2의 게임위가 되라는 것처럼 들린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야말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자율심의 사태를 지켜본 게임메카 유저들의 의견은 크게 둘로 나뉘었습니다. 첫째는 업체가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운 시스템을 구축한 게임위 측에 잘못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게임메카 ID 푸른곰팡이 님 "게임위는 심의를 똑바로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괜찮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못하고...", ID 아프리카타조세자 님 "일개 게임사가 왜 게임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 계획을 작성해야 하는지? 동네 분식집에 식문화 개선 기여 계획 작성하라는 꼴이네" 같은 의견이 대표적입니다.

둘째는 국내 게임사들의 책임 회피를 문제삼는 의견입니다. 게임메카 ID 흐루끄루로루후 님 "게임사가 적극 참여해야지,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는데 뭘 하겠다는건지", ID Maridethos 님 "참여해도 모자랄 판에... 이쯤 되면 그냥 정부 규제 가자" 등의 댓글이 이를 대변합니다. 게임메카 ID 페엥구인 님은 "게임산업협회는 하는게 대체 뭐지? 한 업체가 하기에 부담스러울 거라는건 올해 1월부터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 그럼 협회 차원에서 대형사 몇개 묶어 논의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라고 게임산업협회 차원의 활동이 없었음을 지적했습니다. 게임산업협회는 게임사 여러 곳을 묶어 심의 단체를 만드는 안에 대해 “협의가 진행된 부분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심의는 과거 정부가 100% 주도하던 사전 심의에서, 민간기구 심의를 거쳐 자율심의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자율심의가 완벽하게 자리잡는 과정으로, 게임산업 발전에 있어 중요한 순간입니다. 게임 자율심의는 창의적인 콘텐츠 개발환경을 조성하고 게임업계에 자율과 책임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게임위는 더욱 구체화된 제안을 내놓고, 게임사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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