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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매니아, 재미도 속도감도 20년 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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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닉 매니아' 론칭 트레일러 (영상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1990년대 일본 비디오게임 황금기를 이끈 2명의 캐릭터가 있다. 닌텐도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한 마리오, 그리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가의 초음속 고슴도치 ‘소닉’이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두 캐릭터의 위상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마리오는 2020 도쿄 올림픽 홍보에도 등장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우뚝 선 반면, 소닉은 한동안 신작도 뜸해지며 추억 속 캐릭터로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런 소닉이 26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재도약을 시도한다. 90년 대 전성기의 추억을 되살리는 신작에,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운 3D 게임까지 선보이는 것이다. ‘소닉’ 시리즈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그 중에서도 지난 8월 16일에는 클래식 소닉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PS4 타이틀 ‘소닉 매니아’가 출시됐다. 이에 이전부터 '소닉' 시리즈 지지도가 높던 서양은 물론, 국내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0여 년 만에 초심으로 돌아간 '소닉'은 어떤 느낌일까?

20년을 넘어서도 여전한 ‘초음속 고슴도치’

‘소닉 매니아’는 2017년 발매된 따끈따끈한 신작이지만, 고전게임의 DNA를 가지고 있다. 제작진은 출시 전부터 1991년 발매된 시리즈 원점 ‘소닉 더 헤지혹’ 1, 2, 3편, ‘소닉 더 헤지혹 CD’ 등, 과거 세가 콘솔로 출시된 클래식 시리즈를 아울러  추억 속 ‘소닉’ 시리즈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도는 게임을 설치할 때부터 알 수 있다. 최근 게임 용량은 1GB는 기본이고, 웬만한 대작은 10GB를 훌쩍 넘는다. 하지만 ‘소닉 매니아’는 고작 200MB 정도. 다운로드를 누르고 거실에 나가 물 한 잔 떠오면 설치가 끝나 있다. 물론 용량의 많고 적음이 품질을 좌우하진 않는다. 다만, 게임을 설치할 때부터 소위 ‘촉’이 온다. 그 시절 모습 그대로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이다.

많은 게이머가 몇 년 전에 봤을 화면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많은 게이머가 몇 년 전에 봤을 화면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을 실행하면 더욱 더 큰 추억이 밀려든다. ‘소닉 매니아’는 그 옛날 세가 게임을 켤 때마다 들을 수 있던 “세↗가↘”라는 인트로로 시작한다. 이어 펼쳐지는 시작 화면은 ‘계단현상(그림 가장자리 부분이 매끄럽게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투박한 픽셀 그래픽, 로고와 함께 ‘소닉’이 튀어나와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모습까지 그대로 담았다. 이렇다 보니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계획된 것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 뭔 소린지도 모르면서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닉 매니아’는 첫 인상부터 고전게임에 대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아니, 이 정겨운 목소리는...
▲ 아니, 이 정겨운 목소리는...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리고 더욱 더 정겨운 시작 화면
▲ 그리고 더욱 더 정겨운 시작 화면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예전엔 한국어로 게임할 생각도 못했었지...
▲ 예전엔 한국어로 게임할 생각도 못했었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고 ‘소닉 매니아’가 고전게임 그대로의 모습인 것은 아니다. 게임을 하며 가장 자주 보게 될 캐릭터는 보다 진화한 모습을 보인다. 메가 드라이브 시절과 비슷한 그래픽 수준이긴 하지만, 캐릭터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애니메이션이 보다 정교해졌다. 이를 통해 고전게임 같으면서도, 보다 역동적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한결 더 역동적인 소닉의 몸놀림
▲ 한결 더 역동적인 소닉의 몸놀림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시리즈 특유의 ‘달리는 재미’는 여전하다

게임을 켜면서 추억의 쓰나미를 즐겼다면, 본격적으로 질주를 시작할 시간이다. ‘소닉 매니아’에는 닥터 에그맨과 대결 스토리가 펼쳐지는 ‘매니아 모드’가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매니아 모드’에서 ‘그린힐’부터 ‘케미컬 플랜트’, ‘플라잉 배터리’ 등 익숙한 지역은 물론, ‘스튜디오폴리스’, ‘프레스 가든’, ‘미라지 살롱’등 신규 스테이지를 차근차근 답파하게 된다.

역시 1 스테이지는 '그린힐'이지
▲ 역시 1 스테이지는 '그린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스테이지는 총 13개로 넉넉한 볼륨을 자랑한다. 또한, ‘매니아 모드’에서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얼마나 빨리 통과할 수 있는지 시간을 재는 ‘타임어택’, 2명의 플레이어가 경쟁하는 ‘경쟁모드’ 등 다른 모드로 즐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해금되는 히든 요소까지 있어 콘텐츠 양은 풍부하다.

돌파한 지역은 '타임어택'으로 한 번 더!
▲ 돌파한 지역은 '타임어택'으로 한 번 더!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소닉 매니아’ 각 스테이지는 ‘클래식 시리즈의 부활’이라는 모토에 따라 제작되었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도 과거 시리즈와 유사하다. 여느 플랫포머와 격을 달리하는 속도감, 멈출 때마다 살짝 앞으로 미끄러지는 조작감, 맵 곳곳에 위치한 링과 몬스터, 그리고 최후의 보스전까지. 지금까지 ‘소닉’ 시리즈가 지켜온 문법을 고스란히 계승했다.

특유의 속도감은 그대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특유의 속도감은 그대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러분은 지금 '소닉 매니아' 스크린샷을 보고 계십니다
▲ 여러분은 지금 '소닉 매니아' 스크린샷을 보고 계십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정해진 루트가 존재하지 않고, 무아지경으로 달리다 보면 골에 도착하는 정교한 레벨 디자인은 ‘소닉 매니아’에서도 여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채로운 스테이지 구성이 힘을 받는다. 무너지는 발판, 하늘 높이 쏴주는 스위치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색다른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는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도달할 수 없는 발판을 포기하고 반대 쪽으로 가봤는데, 쌓여있는 쓰레기 밑에 새로운 통로가 있어 어찌저찌 진행하기도 했다. 

어떤 캐릭터를 플레이하느냐도 중요하다. 테일즈는 하늘을 날 수 있고, 너클즈는 벽을 탈 수 있어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 할 때는 미처 도달하지 못하는 새 경로를 발견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길은 '골'로 통한다
▲ 모든 길은 '골'로 통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여기로 가면 뭐가 있을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탐험의 재미를 북돋워 주는 ‘발견’의 재미도 충분하다. 맵 곳곳에는 유용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박스가 곳곳에 숨겨져 있고, 진 엔딩을 볼 때 필요한 ‘카오스 에메랄드’를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스테이지는 기상천외한 장소에 있다. 따라서 ‘어떻게 해야 저기까지 갈 수 있지?’란 궁금증을 일으킨다. 이런 재미에 빠지면 어느샌가 빠른 클리어는 뒷전이고, 맵 곳곳을 샅샅이 뒤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소닉’ 시리즈 특유의 속도감과 탐험하는 재미는 ‘소닉 매니아’에서도 여전하다.
 
진 엔딩을 보기 위해선 보너스 스테이지를 놓칠 수 없다
▲ 진 엔딩을 보기 위해선 보너스 스테이지를 놓칠 수 없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시대 변화에 대한 배려는 아쉬워

‘소닉 매니아’는 ‘소닉’ 시리즈가 90년대에 갇힌 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시리즈를 즐긴 경험이 없는 게이머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하다. 즉, ‘소닉 매니아’를 통해 처음으로 '소닉' 시리즈를 접했다면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게임을 배워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소닉이 제자리에서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스핀 대시’의 경우, 예전에 게임을 해봤다면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점프를 연타해 충전한다는 것쯤은 몸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다면 아리송할 따름이다. 대다수의 플랫포머 게임이 이동과 점프라는 단순한 조작이라 별도의 튜토리얼을 탑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로딩 화면에 간략한 설명을 적는 등, 게임 구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보를 전할 방법이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웠다.

이걸 어떻게 하는지 모를 수 있다
▲ 이걸 어떻게 하는지 모를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좀 자세히 써줘도 좋지 않았을까
▲ 좀 자세히 써줘도 좋지 않았을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또한, ‘소닉 매니아’ 만의 새로운 콘텐츠도 다소 부족하다. 총 13개 스테이지에서 ‘소닉 매니아’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것은 5개다. 그 중에서도 ‘에그 레버리’는 최종 보스전을 치르는 스테이지로 다른 스테이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물론 ‘그린힐’에 지하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추가 요소를 담긴 했지만, 바닥부터 새로 쌓아 올린 완전 신규 스테이지에 비하면 신선한 맛이 덜하다. 더군다나 소닉팀 이이즈카 타카시 프로듀서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닉 매니아’에 담지 못한 것이 없어 DLC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추가 콘텐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추억을 되살리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더욱 많이 선보였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 추가된 '스튜디오폴리스'. 이것 만으론 약간 부족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새로 추가된 '스튜디오폴리스'. 하지만 약간 부족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김헌상
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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