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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그만 좀 쫓아와! 게임 속 '저지할 수 없는' 적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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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내일은 어쩐지 운수가 좋을 것 같은 7월 7일입니다. 하지만 24절기로 보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小暑)이기도 하죠. 이즈음부터 각 방송사와 여러 매체에선 ‘납량특집’ 준비가 한창이에요. 대부분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케 할 공포스러운 콘텐츠를 만드느라 무진 애를 씁니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게임도 예외가 아니죠.

세상에 대놓고 공포스러운 게임이야 얼마든지 있습니다. 음산한 배경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화면에 피 칠갑하고 유령이 막 튀어나오면 엄청 무섭죠. 하지만 가끔은 공포 장르도 아닌데 사람 살 떨리게 만드는 녀석들이 있어요. 어떠한 총격과 폭발도 견뎌내며 끈질기게 덤벼오는, 결코 저지할 수 없는 적이야말로 게이머에게 있어 충격과 공포로 다가옵니다.

5위 버서커(기어즈 오브 워)


▲ 몸 좋으신 버서커 누님, 쓰러트리려면 위성 병기가 필요합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팔뚝이 나무통만한 사나이들이 땅에서 기어 나온 괴물 ‘로커스트’를 쓸어버리는 화끈한 액션 게임 ‘기어즈 오브 워’. 공포 따위 나약한 감정과는 담쌓은 주인공 일행이지만 단 하나 ‘버서커’만큼은 질색팔색을 합니다. 평범한 ‘로커스트’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거구에 아군조차 두들겨 패는 포악한 성미, 무엇보다 일반적인 화기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는 강철 같은 외피가 매우 난감하죠.

몸집이 크면 움직임이라도 굼떠야 하는데 이건 뭐 거의 달리기 선수거든요. 벽이고 기둥이고 죄 박살내며 돌진해오는데 잘못 걸렸다간 일격에 게임오버 화면을 보게 됩니다. 그나마 시력이 나빠서 조용히 숨거나 잡음을 내어 유인할 수는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이처럼 강렬한 존재감에 더하여 실은 암컷이라는 깜짝 설정 덕분에 흔히 ‘버서커 누님’이라 높여 부른답니다.

4위 에이리언(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


▲ 작은 기척도 귀신같이 감지하는 에이리언, 영화보다 더 무섭습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보셨나요? 이 시리즈가 늘 그렇듯 외딴 혹성에 착륙한 불운한 탐사대가 가공할 외계 생명체 ‘에이리언(Xenomorph)’에게 차례로 살해당하죠. 어지간한 총격엔 꿈쩍도 안 하는 맷집과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 그리고 한번 노린 사냥감은 끝까지 추격하는 집요한 공격성까지 명실상부한 헐리우드 최흉의 괴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에이리언’은 언제나 인간에게 퇴치 당하죠. 어쨌든 영화는 영화니까요. 하지만 게임 ‘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평범한 엔지니어인 주인공 ‘아만다’는 버려진 우주정거장에서 ‘에이리언’과 목숨을 건 술래잡기를 해야만 해요. 헌데 작은 기척이나 상황 변화까지 귀신같이 감지하는 고성능 AI 탓에 경거망동은 곧 이승과의 작별로 이어집니다. 반격 따윈 부질없어요. 쓱- 뒤돌아봤는데 시야 가득 뾰족한 이빨이 다가올 때 기분이란 참.

3위 우버모프(데드 스페이스 2)


▲ 플라즈마 커터로 사지를 전부 잘라버려도 금새 일어서는 우버모프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데드 스페이스’는 초반에는 주인공이 괴물을 무서워하지만 그 후로는 괴물들이 주인공을 무서워한다는 우스개가 있죠. 처음엔 시체에서 탄생한 기괴한 ‘네크로모프’가 두렵고 소름 끼치겠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어느새 여유롭게 ‘플라즈마 커터’로 무릎을 절단하고 달려가 머리를 밞아버리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액션성이 워낙 뛰어나서 공포가 희석된 경우죠.

거기다 1편의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스케일을 키운 ‘데드 스페이스 2’는 더욱 액션 일변도로 흐릅니다. 이제는 설령 더 큰 괴물이 나와도 그다지 무섭지 않은데 유일하게 막판에 등장하는 ‘우버모프’만은 달라요. 이 녀석은 사지를 자르고 얼리거나 폭파시켜도 곧장 재생하여 끊임없이 쫓아옵니다. 아예 격벽을 쳐도 환풍구에서 나타날 정도죠. 그제서야 ‘데드 스페이스’를 처음 접했을 때 공포가 되살아나며 식은땀이 흐르더군요.

2위 잭 베이커(바이오하자드 7)


▲ 이 아저씨와 보스전만 세 번을 치러야 합니다, 그만 좀 죽어줬으면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게임 속 적이 공포를 유발하기 위해 꼭 괴물처럼 생길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느끼듯 평범한 사람이라도 눈이 뒤집혀서 죽자고 덤비면 그게 제일 무섭죠. ‘바이오하자드 7’에 등장하는 ‘잭 베이커’는 인상이 옆집 아저씨인데 하는 짓은 완전 사이코 중의 사이코 살인마입니다. 초면에 자꾸 아들이라 부르며 인육을 먹이려는 통에 시작부터 토할뻔했네요.

어찌어찌 인육 시식을 면하고 식당을 빠져나가면 얼마 안가 격노한 채 무어라 고함치는 ‘잭 베이커’가 다가옵니다. 문제는 민간인에 불과한 주인공이 도끼를 든 사이코의 상대가 되지 못할뿐더러 심지어 이 양반은 특수한 바이러스에 감염돼 불사신이거든요. 차로 들이받고 머리를 터트리고 몸통을 불살라도 되살아나선 아주 혼을 쏙 빼놓습니다. 제발 그만 좀 죽어주면 안될까?

1위 삼각두(사일런트 힐 2)


▲ 사일런트 힐을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닙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어린 시절 한번쯤은 길가에 놓인 라바콘을 뒤집어쓰곤 했잖아요. 마법사 고깔모자를 상상했는데 현실은 구멍이 너무 커서 머리가 쏙 들어가버리죠. ‘사일런트 힐 2’의 ‘삼각두(Red Pyramid)’가 궁금하다면 라바콘 쓴 아이를 떠올리면 됩니다. 어깨 위로 빨갛고 세모난 금속물체가 솟아나있거든요. 피투성이 근육질 몸체와 자기 키만한 흉기를 끌고 다니는 부분이 살짝 다릅니다만.

주인공 ‘제임스’는 사별한 아내의 편지를 받고 의문에 휩싸여 ‘사일런트 힐’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 악몽 같은 존재와 대면하게 되죠. 무자비하며 포기하는 법이 없는 ‘삼각두’는 다른 괴물조차 강간하여 살해할 뿐만 아니라 ‘제임스’의 동료를 꿰뚫어 죽여버립니다. 그렇다고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퇴치하거나 뿌리칠 수가 없죠. 공포스러운 ‘삼각두’ 정체는 자기 손으로 아내를 죽인 ‘제임스’가 만들어낸 죄책감 그 자체니까요.
김영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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