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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마스터즈, AOS 특유의 '한타' 녹여낸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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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한발 앞서, 국내에 신흥 장르 AOS를 처음으로 소개한 ‘카오스’. 비록 그 시초는 ‘워크래프트 3’ 유즈맵인 ‘도타’ 아류에 가까웠지만 점차 ‘안티’와 ‘디스펠’ 등 나름의 개성을 드러내며 독자 영역을 구축했다. 이후 네오액트가 유즈맵 개발자를 영입하여 만든 ‘카오스 온라인’은 원작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유려한 일러스트로 호평을 받기에 이르렀다.

오는 25일부터 테스트에 돌입하는 ‘카오스 마스터즈’는 지난 수년간 확장을 거듭한 ‘카오스 온라인’ IP가 담긴 모바일 RPG다. 당초 2015년 공개돼 한 차례 테스트까지 진행했건만 어째선지 2년 가까이 출시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과연 그간 ‘카오스 마스터즈’는 어떠한 모습으로 재탄생했을까? 스마일게이트를 통해 이번에야말로 론칭을 앞둔 시점에서 네오액트 김현민 대표와 정극민 PD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누었다.


▲ 네오액트 정극민 PD(좌)와 김현민 대표(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2015년 테스트 버전은 폐기, 완성도 위해 전부 갈아엎었다

가장 먼저 확인할 점은 어쩌다 AOS가 RPG로 둔갑했냐는 것. 이에 정극민 PD는 “AOS의 재미는 PC에 특화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AOS는 최소 20분 이상 집중하여 ‘빡센’ 한 판을 즐기는 장르인데 모바일의 플레이 호흡과 맞지 않을뿐더러 조작도 불편하다는 것. 이미 ‘카오스 온라인’에서 진입장벽 때문에 죽도록 골머리를 앓았는지라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고. 그보다는 핵심적인 재미요소를 RPG에 이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단 가닥을 잡긴 했으나 정극민 PD를 비롯한 네오액트는 모바일 개발 경험이 전무했다. 만드는 방법이야 익히면 되지만 시장에 대한 몰이해가 진짜 문제였다. 그리하여 ‘포켓몬스터’ 더블 배틀에서 영감을 받은 2015년 버전은 테스트 결과 장렬히 폐기 판정을 받았다. 유저들은 수집형 RPG에서 고작 영웅 두 명이 펼치는 전투를 원치 않았다. AOS의 전략성을 RPG로 재구성한다는 목표와도 너무 멀어진 모습이었다.


▲ 2:2 전투였던 2015년 버전, 현재는 과감히 갈아엎었다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카오스 온라인’의 재미는 각양각색 영웅이 격돌하는 액션성, 그리고 ‘안티(상대 기술을 무효화)’와 ‘디스펠(안티를 포함한 모든 효과를 제거)’을 둘러싼 치열한 수싸움에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이 지닌 한계와 접근성 때문에 둘 다 취할 수는 없었고, 적어도 전략성만이라도 모바일 RPG로 이식하고자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2015년 당시에는 모바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터라, 결국 전부 갈아엎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죠”

RPG로 즐기는 전략적인 AOS 한타! 턴제 5:5 전투 시스템

‘카오스 마스터즈’는 ‘세븐나이츠’와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이 정립한 수집형 RPG의 큰 틀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스토리 모드에서 자동사냥을 돌려 원하는 영웅을 수집하고, 나아가 장비를 맞추거나 PvP에 매진한다. 여기서 끝이라면 흔하디 흔한 ‘양산형’이겠지만 네오액트는 전략성을 강조한 전투 시스템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투에 신경을 쓴 만큼 앤드 콘텐츠도 PvP 위주라 콘텐츠 고갈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강점.


▲ 전위에 탱커가 서고 후열에 딜러와 힐러 등이 위치한다 (사진제공: 스마일게이트)

“새롭게 설계한 전투 시스템은 AOS의 백미인 5:5 한타를 참고했습니다. 다만 여기선 유저가 다섯 영웅을 모두 조작하는 거죠. 기존 2:2 전투가 양측 턴을 주고 받았다면 이제는 영웅 각자가 주어진 대기 시간이 지나면 행동하는 ‘액티브 턴’ 방식으로 한층 긴박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영웅 배치는 전위 둘, 후열 셋으로 나누어 앞에서 적의 공격을 받아내는 동안 뒤에서 반격하는 기본적인 ‘탱딜힐’ 개념을 구현해냈습니다”

모든 영웅은 저마다 스킬 3종을 갖추고 있으며, 추가로 세 종류의 마스터 스킬을 선택해 전투에 임한다. 일반적인 스킬은 몇 번이고 사용 가능한 반면 마스터 스킬은 일회용. 대신 팀원 전체를 치료하거나 치명타율을 높이는 등 강력한 효과로 일발역전을 가능케 한다. 가령 상대 ‘탱커’를 개구리로 ‘변이’시키고 후열을 노릴 때, 적은 빠르게 ‘안티’로 전위를 복귀시키고 마스터 스킬을 발동해 적극 반격에 나서는 전략적인 공방이 펼쳐진다는 것.


▲ 영웅 조합은 물론 마스터 스킬과 상성까지 고려하자 (사진제공: 스마일게이트)

전매특허 ‘카온’ 스킨은 건재, 설정 부여하여 영웅화하기도

‘카오스 온라인’하면 전략성도 좋지만 역시 100명이 넘어가는 매력적인 영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신화와 전설을 넘나드는 영웅들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데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카카오’가 그려낸 스킨이 거의 환골탈태 수준. 경쟁자 ‘L모 게임’이 대두되며 입지가 좁아진 와중에도 일러스트북만큼은 불티나게 팔렸을 만큼 ‘카오스 온라인’에서 영웅과 스킨이 지닌 의미는 매우 크다. 유저의 수집욕구를 자극해야 하는 모바일 RPG로선 최적의 조건이다.

“남들이 게임에 넣을 콘텐츠를 만드느라 고민한다면 우리는 뭘 먼저 투입할지 고르는 게 일입니다. 현재 ‘카오스 온라인’ 영웅만 108명에 스킨은 수백 여 개이니 처음부터 다 담을 순 없고, 우선 론칭 시점에선 졸개까지 대략 200여 종이 등장합니다. 스킨 가운데 성별이 뒤바뀌거나 아예 캐릭터성이 바뀌는 경우는 새롭게 이름을 부여해 독립적인 영웅으로 만들었어요. 원작을 즐긴 유저라면 반가운 순간이 여럿 있을 겁니다”


▲ 스킨이 독자적인 설정을 얻어 신규 캐릭터로 추가되기도 (사진제공: 스마일게이트)

여기서 200여 종이란 ‘다래’나 ‘레퍼드’처럼 인기 영웅뿐 아니라 ‘코볼트’ 등 중립 몬스터도 포함한 숫자다. 실제로 유저가 수집하고픈 영웅은 50여 명 정도가 될 거라고. 당연히 이러한 인기와 성능에 따라 등급이 나뉘긴 하지만, 단순히 ‘별’ 개수가 태생적인 격차를 표시하지만은 않는다. 어떤 영웅이라도 애정을 쏟아 성장시키면 그만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카오스 마스터즈’의 특징. 소과금 유저 입장에선 이만큼 반가운 얘기도 없다.

힘든 시장 상황? 전략적인 게임성으로 독자적인 활로 뚫겠다

오랜 준비 끝에 뭇 게이머와 만나는 ‘카오스 마스터즈’, 그러나 시장 상황은 빈말로라도 좋다고 하기 어렵다. 기획 당시엔 ‘세븐나이츠’ 위시한 모바일 RPG가 대세였겠지만 이제는 MMORPG가 왕좌를 꿰찼다. ‘리니지2 레볼루션’도 벅찬데 곧 ‘리니지M’까지 나올 판국이니까. 그럼에도 네오액트는 ‘카오스 마스터즈’가 지닌 본연의 재미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시류에 편승하려 했다면 굳이 거의 다 만든 게임을 갈아엎진 않았을 터이다.


▲ 쉽지 않은 상황, 전략적인 PvP로 승부수를 띄운 정극민 PD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들 요즘은 힘들지 않냐고 묻는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합니다. 애초에 모바일 RPG를 처음 도전할 때도 이미 후발주자였고, 그렇기에 ‘보는 재미’가 아닌 ‘전략적인 게임성’에 초첨을 맞췄거든요. 그사이 대세 장르가 바뀌었을지라도 ‘카오스 마스터즈’의 생존전략은 일관됩니다. 되려 AAA급 MMORPG와 같은 필드에서 겨뤘다면 살아남기 어려웠겠죠. 우리 게임은 추구하는 바가 아예 달라서 참 다행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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