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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앞둔 닌텐도 스위치 ‘직구’ 할 만한 콘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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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신형콘솔, ‘닌텐도 스위치(이하 스위치)’가 오는 3월 3일 발매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나기는 그렇게 녹록치 않다. 닌텐도는 글로벌 동시 출시를 천명했지만, 애석하게도 한국은 출시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 세대 콘솔인 Wii U도 정식 출시되지 못한 채로 생산 중단을 맞이했으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스위치에 쏠리는 관심은 크다. 그 이유는 국가코드에 있다. 지금까지 닌텐도는 발매하는 콘솔과 소프트웨어의 ‘국적’을 고정시켜 두었다. 따라서 한국에서 산 닌텐도 3DS로는 한국에서 정식 발매된 타이틀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 닌텐도 콘솔을 들여와도, 국가 코드가 맞는 게임만 할 수 있으니 불편했다. 그런데 스위치에선 국가코드가 삭제됐다. 즉, 해외에서 구매해도 큰 불이익은 없는 셈이다. 이에 정가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큰 마음먹고 스위치 구매를 고민하는 게이머도 많다. 그렇다면 과연 스위치는 돈 값을 하는 콘솔일까? 상세한 정보를 알아보자.

▲ 3월 3일 발매되는 '닌텐도 스위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사상 최초 ‘하이브리드’ 콘솔… 성능은?

구매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위치의 구성품이다. 시판되는 스위치 상품에는 게임기 본체와 TV에 연결할 때 쓰이는 ‘스위치 독’, 전용 컨트롤러 ‘조이콘’ 2개, 조이콘을 놓치지 않도록 메다는 스트랩, 마지막으로 조이콘을 꽂아 일반 컨트롤러처럼 사용하는 ‘조이콘 그립’이 포함된다. 여기에 TV 연결에 쓰이는 HDMI 케이블과 AC어댑터, 설명서가 동봉된다. 가격은 일본 29,980엔(한화 약 30만 1,200원), 미국 299.99달러(한화 약 33만 8,800원)으로 책정되었다.

▲ 스위치 본체와 스위치독, 조이콘, 조이콘 그립까지 포함된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이러한 기본 구성품 외에도 다양한 주변기기가 판매된다. 원한다면 조이콘이나 스위치독은 추가로 구매할 수 있고, Xbox One 컨트롤러와 비슷한 디자인의 ‘닌텐도 스위치 프로 컨트롤러’, 레이싱게임에 최적화된 ‘조이콘 핸들’, 스위치 보관에 쓰이는 파우치 등이 별도 판매된다.

다른 콘솔과 다른 스위치의 가장 큰 특징은 거치기와 휴대기를 자유롭게 오가는 ‘하이브리드’라는 것이다. 즉, 기기 하나로 야외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집에서는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셈이다. 약간의 성능 저하는 발생할 수 있지만,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과연 스위치는 거치기와 휴대기, 두 기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까?

스위치 본체에는 6.2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있다. 여기에 조이콘을 양 옆에 끼워서 하나의 휴대 게임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조이콘은 무선 기능이 있어, 분리한 상태에서도 무난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러한 휴대기 모드에서는 720p 해상도를 지원한다. 본체를 스위치독에 끼우면 여타 거치기처럼 TV에 게임 화면을 띄울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최대 1080p까지 지원한다.
▲ 본체 양 옆에 조이콘을 끼우면 어엿한 휴대기!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만 성능상 불안한 점은 남아 있다. 휴대기 사이즈를 의식했는지, 스위치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엔비디아의 ‘테그라’ 시리즈다. 이는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 PC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이는 고성능 프로세서다. 따라서 스위치도 휴대기 기준,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게임에 최적화된 거치기와 비교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특히 경쟁사인 소니와 MS가 PS4 Pro, 프로젝트 스콜피오 등 기존 콘솔의 성능 강화를 꾀한 ‘쩜오’세대를 내놓았다. 이에 힘입어 더욱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차례차례 등장하는 추세다. 반면 스위치는 한계가 명확하다. 프로세서 성능이 자세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30fps 제한이 걸린다는 것으로 보아 거치기로서 다소 답답할 수 있다.

▲ 모바일에선 고성능 프로세서, 엔비디아 테그라 (사진출처: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야외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휴대기이기 때문에 배터리도 중요하다. 스위치에는 4310mAh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는데, 사용시간은 약 2시간 30분 ~ 6시간 30분 정도다.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소모량이 다르다. 예를 들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경우, 약 3시간 사용 가능하다. 다만 배터리 탈착이 불가능한 것은 단점이다. 배터리를 교환하려면 닌텐도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야 하는데, 해외에서 구매한 기기는 교환을 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작은 컨트롤러에 담긴 수많은 기능, 조이콘

스위치의 핵심은 컨트롤러인 ‘조이콘’이다. 탈부착을 통해 스위치의 가장 큰 특징인 ‘하이브리드’를 구현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다양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먼저 버튼이다. 조이콘 하나에는 아날로그 스틱과 함께 9개의 버튼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되어 있다. 음량 조절, 홈, 캡처버튼 등 기능에 관여하는 버튼은 양 쪽에 나눠져, 거의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조이콘 하나로도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 1대의 스위치로 2명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1대만 있어도 대전 플레이가 가능!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또한 Wii의 흥행을 이끌었던 모션 컨트롤러 기능, 사실적인 촉감을 느낄 수 있는 ‘HD진동’이 포함된다. 이를 활용해 실제 물건을 만지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유리 컵에 얼음이 떨어지는 느낌, 소의 젖을 짜는 감각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물건을 만지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 사실적인 감각 제공하는 HD진동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오른쪽 조이콘에는 추가 기능이 2가지 더 있다. 첫 번째는 사물을 찍을 수 있는 ‘모션 IR 카메라’다. ‘모션 IR 카메라’를 통해 사물의 형태를 인식하고, 게임에 입력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NFC가 지원된다. 이를 활용해 닌텐도에서 발매하는 피규어, ‘아미보’를 게임에 연동할 수 있다.

▲ 아미보 연동도 빠짐없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파티 게임부터 오픈월드 RPG까지… 어떤 게임 나오나

게임기를 사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스위치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콘셉과 기능을 장착했어도 정작 할 게임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과연 스위치에서는 어떤 게임을 만나볼 수 있을까? 론칭 타이틀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닌텐도의 탄탄한 퍼스트파티 타이틀 3종이다. 숫자는 많지 않아도, 여럿이서 즐기기 쉬운 파티게임으로 대중성도 확보하고, 코어게이머를 유혹하는 대작까지 갖추고 있다.

먼저 ‘1-2-스위치’다. 화면이 아닌 상대의 눈을 보고 플레이하는 것이 콘셉으로, 순발력을 겨루는 다양한 미니게임이 제공된다. 이어서 ‘함께 싹둑하고 스니퍼즈(一緒にチョキっとスニッパーズ)’는 두 사람이 협력해서 퍼즐을 풀어 나가는 게임이다. 또한 코나미 ‘봄버맨’ 시리즈 최신작 ‘슈퍼 봄버맨 R’도 있다. 더욱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최대 8명이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가 강점이다.

▲ '1-2-스위치' 게임 중 하나 '밀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파티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E3 2016’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기다리고 있다. 시리즈 첫 오픈월드에 폭넓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로운 모험을 선보인다. 거대한 ‘하이랄’ 왕국과 그 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특히 해외에서 미리 체험한 사람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젤다 시리즈 최고’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 '최고의 젤다'로 꼽히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이외에도 일본에서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 ‘메탈슬러그 3’,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1·2’, ‘신장의 야망 창조 파워업키트’ 등 과거 출시된 게임의 스위치 이식작이나 ‘하늘을 나는 붕붕방’, ‘소루다무 개화선언’과 같은 인디게임 16종을 론칭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북미에서는 ‘저스트 댄스 2017’, ‘Fast RMX’, ‘쇼벨 나이트’ 등 5종 게임이 동시 발매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도 더욱 많은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다. 직접 주먹을 움직여 상대와 맞서는 격투게임 ‘암즈’부터 독특한 콘셉의 슈팅게임 ‘스플래툰 2’,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까지. 탄탄한 퍼스트파티 타이틀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 베데스다, EA, 스퀘어에닉스 등 다양한 서드파티 개발사도 스위치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닌텐도의 발표에 따르면 50여 개 회사에서 80개 이상의 타이틀을 개발 중이라고. 할 게임 없기로 유명했던 Wii U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 '스카이림'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자녀 보호까지! 온라인 기능 충실

최근 콘솔 기기에서는 온라인 서비스도 중요하다. 원거리 멀티 플레이 외에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스크린샷 공유나 스트리밍 기능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스위치에서도 다양한 온라인 기능이 주어진다.

디지털 다운로드 게임을 판매하는 ‘닌텐도e샵’, 프렌드 등록, 관리, SNS에 스크린샷 공유 기능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별도의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하면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또, 특정 게임은 ‘온라인 서비스’ 없이도 멀티 플레이가 지원된다. 멀티 플레이 기능은 2017년 가을 정식 서비스 시작까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정식 서비스 후에는 더욱 많은 기능이 제공된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친구와 같이 멀티 플레이를 준비하거나 음성 채팅하는 ‘온라인 로비&보이스채팅’ 앱을 사용할 수 있고, 매 달마다 멀티 플레이에 대응하도록 바뀐 패미컴, 슈퍼패미컴 시절의 게임도 제공받는다. 마지막으로 가입자는 게임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자녀가 스위치를 사용할 때, 게임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앱 ‘닌텐도 미마모리스위치(みまもりSWITCH)’도 지원된다. 이 앱을 사용하면 하루에 얼마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지정하고, 이 시간이 지날 경우 알람을 울리고 게임을 중단시킬 수 있다. 여기에 자녀가 어떤 게임을 얼마나 하는지 확인하거나, 연령에 맞지 않은 게임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주어진다. 이 앱은 온라인 서비스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

▲ '미마모리스위치' 기능 설명 동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국가코드 삭제, 계정 귀속… 개방적인 정책

닌텐도는 스위치에서 상당히 개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더욱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했던 국가코드 삭제다. 전과 달리 발매된 게임을 국적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기기나 소프트웨어의 정식 발매를 목 빠져라 기다릴 필요는 없는 셈이다.

▲ 국가코드 삭제만으로도 편리함 급증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여기에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구매한 게임이 닌텐도 계정에 귀속된다. 지금까지 닌텐도e샵에서 구매한 게임은 다운로드 받은 기기에 귀속되었다. 따라서 기기를 바꾸게 되면 지금까지 했던 게임을 다시 구매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하지만 스위치에서는 구입한 게임이 계정에 연동된다. 기기를 바꿔도 큰 문제없이 구매한 게임을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위치 게임을 개발할 때 사용하는 개발 킷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이를 통해 인디 개발자에게도 문턱을 낮춘다는 포부다. 닌텐도는 지난 18일, 개발 킷을 5만 엔(한화 약 50만 2,300원)정도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Wii U에 비하면 2배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이에 힘입어 인디 및 소규모 개발사에서도 스위치용 게임 개발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개성적이고 다양한 스위치 게임 발매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어 지원? VR게임? 스위치 관련 루머들

아직 확실하게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신빙성 있는 루머도 스위치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한다. 바로 한국어 지원 및 VR 관련 주변기기다.

지난 13일, 해외 커뮤니티에는 스위치 개발자용 문서 유출본이 업로드됐다. 해당 문서에는 스위치용 게임 개발에 필요한 전체적인 기기의 개요나 개발킷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끈 것이 바로 스위치의 ‘시스템 폰트’다. 이는 기기에서 글자를 보여 주기 위해 미리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 ‘글꼴’이다.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스위치는 일본어, 영어, 유럽 지역의 언어, 중국어에 더해 ‘한글(Hangul)’까지 탑재하고 있다. 추후 한국어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 '한글' 폰트가 있다는 닌텐도 스위치 개발자용 문서 (사진출처: Reddit)

이 밖에도 스위치용 VR기기가 나올 수 도 있다. 2016년, 닌텐도는 미국 특허청에 스위치를 넣어 사용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관련 문건을 제출한 바 있다. VR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HMD 렌즈를 통해 화면을 보거나 움직임을 잡아내는 센서가 내장되는 등, 모바일 VR기기와 유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스위치에서도 VR을 체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

▲ 닌텐도 스위치용 HMD 이미지 (사진출처: 미국 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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