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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분야별 이슈 ②: 올해 모바일 키워드는 'IP와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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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바일게임 살림도 온라인 못지 않게 팍팍했다. 모바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흥행이다. 출시 후 적어도 1주일 안에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올려놓지 못하면 소리 소문 없이 게임이 묻혀버린다. 2014년부터 시작해 크고 작은 게임사가 모두 모바일에 몰려들며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결과다.

 

이러한 상황에서 키 포인트로 떠오른 것이 소위 대세감이라 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모바일게임은 출시 직후에 눈에 확 띄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출시 전부터 이 게임이 뭔지를 게이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등공신으로 통한 것이 바로 IP. 다시 말해 기존에 인기 있던 게임이나 웹툰, 캐릭터를 앞세워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IP’가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 이유다. 가장 가까운 예는 현재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 2위를 보면 알 수 있다. 12월에 출시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 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매출 1, 2위를 독식하며 온라인 강자 리니지’ IP의 강력함을 몸소 보여줬다.



▲ 12월 19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좌), 구글 플레이(우) 매출 순위
(사진출처: 각 마켓 공식 페이지)

 

유명한 IP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일어났다. 조이시티와 NHN엔터테인먼트는 스마트폰 초기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앵그리버드를 잡았으며, 넥슨 역시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자사 게임은 물론 테라’, ‘테일즈런너’, ‘드래곤네스트’, ‘진 삼국무쌍 7’, ‘타이탄폴까지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IP를 끌어 모으는데 집중했다.



▲ 조이시티는 '앵그리버드'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였다 (사진제공: 조이시티)





▲ 넥슨은 자사 게임은 물론 타사 IP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위부터 '던전앤파이터: 혼'과 '테일즈런너 리볼트' (사진제공: 넥슨)

 

시선을 확 끌만한 주목도 높은 소재는 비단 게임에 그치지 않았다. 앞서 이야기한 넥슨은 지스타 현장에서 레고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였으며,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각각 갓오브하이스쿨’, ‘마음의소리와 같은 네이버 웹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을 출격시켰다. 여기에 올해부터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며 적극적으로 뛰어든 카카오는 자사 대표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앞세운 게임을 연이어 선보이며 IP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 카카오는 지스타 현장에서도 '카카오프렌즈' IP 게임 '카카오팝콘'을 내세웠다
(사진제공: 카카오)

 

하나로 여러 개도 가능, 중국 러브콜 쏟아지는 한국 IP

 

IP 확보 욕심은 비단 국내에 그치지 않았다. 모바일게임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중국에서도 현지에서 인기 있는 국내 IP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중국 역시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레드오션으로 접어들며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적인 IP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후보로 떠오른 것이 한국의 IP인 것이다. 2015년에 뮤 오리진을 기점으로 촉발된 국산 IP와 중국 개발력의 만남은 올해는 더더욱 그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신작 여러 종이 동시 개발 중인 미르의 전설 2’, ‘열혈강호’, ‘크로스파이어등이 있다. 이 외에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나 클럽 오디션’, ‘프리스톤테일’, ‘리니지까지 다양한 게임이 중국 게임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러한 분위기를 가장 강하게 읽을 수 있었던 때는 올해 차이나조이다. 앞서 소개한 게임 외에도 마비노기 영웅전’, ‘썬 온라인’, ‘프리스타일’, ‘드래곤 네스트까지 국산 IP를 소재로 중국 게임사가 만든 모바일게임 여러 종이 출품되며 IP 확보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가를 체감할 수 있었다.





▲ '미르의 전설 2', '열혈강호' 등 주요 IP에 대한 중국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룽투코리아 제공)

 

그러나 IP에 대한 열기가 너무나 과열된 탓일까? 올해는 IP를 둘러싼 게임사 간의 충돌이 연이어 일어났다. ‘미르의 전설 2’를 두고 갈등 중인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 그리고 샨다게임즈는 아직도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이 외에도 넷마블게임즈의 모두의마블아덴역시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며 법정공방 한 가운데에 서게 되었다. 이러한 갈등은 그만큼 모바일 시장에서 IP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방증한다.



▲ '미르의 전설 2'를 둘러싼 법정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출처: 각 회사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도, 허리는 얇아지고 머리는 커졌다

 

업계 입장에서 염려스러운 점은 모바일도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또는 기존에 출시된 게임이 매출 상위권을 독차지하며, 중소형 개발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모바일에서 두각을 드러낸 업체는 넷마블, 넥슨, 웹젠, 엔씨소프트, 게임빌, 컴투스와 같은 과거 모바일 강자들이다. 반대로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와 같은 중견 개발사나 네오위즈게임즈, 엠게임 등 중견 업체는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여기에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양극화 현상은 심해지리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6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이 11.7%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8.9%로 감소하리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5년 성장률이 19.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바일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정된 시장에서 유저를 끌어오기 위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게임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로 앱 마켓이 압축되어 있다. , 창구는 한정되어 있는데 진입하려는 게임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회사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물량공세다. 가능한 많은 게임을 시장에 내놓거나, 규모 있는 업데이트와 마케팅을 동원해 떠난 유저를 다시 불러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물량 공세를 바탕으로 모바일 주도권을 잡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자본이다. 많은 게임을 동시에 출시할 수 있고, 지속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관심을 유도시킬 자금력이 핵심으로 떠오른다.



▲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중소형 개발사가 이름을 올리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출처: 구글 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또 한 가지 살펴볼 점은 국내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액션 RPG에서 MMORPG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천명이나 검과마법과 같은 중국발 MMORPG가 인기를 끌며 국내에서도 MMORPG 신작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넷마블게임즈는 MMORPG 신작 리니지 2: 레볼루션으로 두각을 드러냈으며, 넥슨 역시 파이널 판타지 11 모바일’, ‘야생의 땅 듀랑고와 같은 MMORPG를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1’의 계승을 목표로 한 리니지 M’을 시장에 낼 예정이다.


문제는 MMORPG의 경우 기존에 비해 긴 개발 기간과 막대한 자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개발을 넘어 서비스 부분을 생각해도 다수의 유저가 동시에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서버와 운영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리소스가 요구된다. 다시 말해 중소 게임사에서 모바일 MMORPG를 시도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정리하자면 모바일 시장 성장 둔화와 이로 인한 경쟁 심화, 여기에 MMORPG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겹치며 국내 모바일 업계는 양극화라는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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