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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카르타 2, 초심으로 돌아온 소프트맥스의 보통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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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RPG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프트맥스’라는 회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 RPG의 대명사 ‘창세기전’시리즈를 제작한 회사로 나오는 작품마다 팬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지난 ‘창세기전 3 파트2’를 끝으로 팬들의 아쉬움과 함께 시리즈의 완결을 고했다. ‘소프트맥스’는 신작 ‘마그나카르타’를 공개했을 당시에 ‘창세기전3’의 작화를 담당한 ‘김형태’씨를 선두로 최고로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때문에 ‘마그나카르타’를 발표할 당시의 소프트맥스는 신작을 내놓는다라는 자체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할 수 있는 회사였다.

▲ 이 그림 한장에 설레여 밤에 잠을 못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2001년 겨울 발매된 게임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은 당시 게이머라면, 아니 게이머가 아니라도 한번쯤 입에 오르내릴 만큼 어떤 의미로는 유명한 게임이 되었다. 게임은 ‘만들다말았다’, ‘버그나깔았다’ 등 수 많은 불명예스런 별명으로 불리며, ‘소프트맥스’란 회사 이미지와 함께 추락하고 말았다. 프로모션영상과는 다른 아니 심지어 매뉴얼과도 다른 게임 시스템, 아마존 정글 속에 던져진 것 같은 수 많은 버그들, RPG게임으로서 획기적인 플레이타임인 10시간의 충격적인 분량. 결국 ‘소프트맥스’에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전량 리콜을 선언하고 만다.

▲ 2001년 당시 엄청난 그래픽으로 놀라게 했었지만..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의 3년 뒤 전작과 관련은 없지만 또 하나의 마그나카르타인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이 PS2로 발매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필자는 기대보다는 실망부터 먼저 했다. 국산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진홍의 성흔’은 일본판으로 일본에 먼저 발매하는 만행을 저질러 국내 패키지 시장의 위신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인 생각을 제쳐놓더라도 ‘진홍의 성흔’은 그냥 RPG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평가가 과연 나쁜 평가일까? 어떻게 보면 눈사태의 망령 이후 떨어질 대로 떨어진 ‘마그나카르타’의 이미지를 평작까지 끌어올려 보통의 게임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한번 떨어진 이미지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진홍의 성흔’으로 평작까지 이미지를 끌어올린 점은 높이 살 수 있다. 보통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 지금 생각해도 괜찮은 게임이었다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의 발매 이후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소프트맥스’는 ‘4leaf’, ‘테일즈 위버’, ‘SD건담 캡슐파이터’ 등 온라인게임만 발표하며 패키지게임에서 손을 뗀 듯 보였다. 하지만 이번 봄 ‘소프트맥스’는 차세대 기종인 Xbox360으로 ‘마그나카르타’의 이름을 잇는 ‘마그나카르타2’를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많은 수모를 겪어 왔던 ‘마그나카르타’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한국 패키지 시장의 종말을 고한 타이틀이라고도 불린 작품이다. 그 이름을 가지고 차세대기기로 발매하는 국산 RPG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뜨겁기 보다 조심스러웠다. 우리는 5년간 제작사가 어떤 작품을 만들어왔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조심스러움 속에 ‘마그나카르타2’를 플레이 해본 나의 평가는 한마디로 재밌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 재미있다는 한마디는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평가다. 재미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에서 상대방이 똑 같은 재미를 느낀다는 보장은 없기에 이 단어에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재미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게임은 ‘소프트맥스’가 전성기 때 내놓던 보통의 소프트맥스 게임이다. 전성기의 ‘소프트맥스’ 게임은 모두 재미있었다.

▲ 이제 마그나카르타2의 뚜껑을 열어볼 시간

 

김형태 디자인의 미형 캐릭터와 누설투성이 스토리

음식은 먼저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다. 게임 또한 실 게임을 접하기 전에 컨셉 아트와 캐릭터, 스크린 샷 등을 접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김형태’씨가 디자인한 캐릭터는 미형의 외모뿐 아니라 화려한 의상으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한다. 전작 마그나카르타에서 문제점으로 뽑혔던 캐릭터는 우수하지만 연출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카메라 각도를 잘 잡고 적절한 모션을 취하는 등 박진감이 대폭 강화되어 화려한 비쥬얼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 멋진 캐릭터는 게임을 시작할때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자, 비쥬얼이 완성 됐으니 게임은 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게임의 ‘용골’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 편견이라 말할지 모르나 ‘소프트맥스’의 RPG게임은 소소하고 잔잔한 이야기 보단 웅장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이번 ‘마그나카르타2’역시 주인공의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에서 시작하여, 란츠하임 대륙의 패권을 둘러싼 전쟁과 음모에 대한 내용으로 방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이번 스토리도 흡입력 있는 내용으로 전체적인 구성은 아주 탄탄하게 짜여 있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에 주인공의 독백이 들어가는데, 이 독백이 스토리 누설을 톡톡히 했다. 게임에서 주요한 주인공의 정체에 관한 내용은 초반을 조금 진행하면 금방 눈치챌 정도로 게임 자체에서 누설을 심하게 한다. 중반부에 들어서면 게임의 핵심적인 적 인물인 ‘슈엔자이트’에 관한 예측도 대강 끝나게 되어 ‘이런 스토리로 끝나겠구나’라는 예측이 가능한 마치 전형적인 ‘한국 TV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 사실 독백이 아니더라도 이런 결말을 예측하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진행할수록 재밌어지는 전투 시스템

보통 RPG게임에서 전투를 할 때 처음엔 재밌게 플레이 하다가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슬슬 전투가 지겨워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마그나카르타2’는 이런 RPG의 치명적인 약점을 온라인 게임적인 시스템으로 극복했다. 주인공의 직업을 바꾼다거나 하는 극적인 시스템은 아니지만, 무기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육성할 수 있는 스킬 트리를 보유하고 있고 각 트리에서 배울 스킬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으로 한 캐릭터로 다양한 방식의 육성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자동으로 스킬을 배우는 것과 자신이 직접 사용할 스킬을 선택한다는 것은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생각보다 많은 느낌의 차이를 줬다. 또한 주인공의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몬스터의 레벨이 올라가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초반 지역의 몬스터라도 주인공과 동급의 레벨로 책정되어 몬스터가 약해져서 지루한 느낌도 제거했다.

▲ 로딩이 너무 빨라서 텍스트 읽을 시간이 없는 로딩 화면

RPG라는 장르만큼 전투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장르도 드물 것이다. ‘마그나카르타2’에선 전투를 위한 특수한 필드나 로딩이 없고 필드에 존재하는 몬스터를 발견하면 버튼 하나로 전투모드로 바꿀 수 있어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전투에 참가하는 인원은 총 3명으로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로 구성하여 싸우게 되지만, 전투를 하면 할수록 동료 AI의 멍청함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전투 중 자유롭게 캐릭터를 바꿀 수 있고 전투 시스템중 하나인 ‘체인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선 캐릭터를 바꾸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3명을 모두 자신이 조종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 화려한 기술들도 전투의 재미에 한 몫한다

전투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칸 시스템과 스테미너 시스템으로 기술을 담당하는 칸과 실시간으로 되어있지만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는 스테미너로 되어있다. 일반기나 기술로 적을 공격할 시 소모하는 스테미너는 자신의 캐릭터 하단부의 ‘스테미너 게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테미너 게이지가 꽉 차게 되면 오버드라이브 상태에 들어가게 되어 그 동안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지만 오버드라이브가 끝나면 오버히트 상태에 들어가게 되어 한동안 공격이나 이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자신이 몰아칠 타이밍을 잘 계산하여 오버드라이브에 돌입하여 최대한 공격을 적에게 하는 것이 전투의 기본이 된다.

▲ 오버드라이브를 잘 이용해야 한다 최대한 오버히트를 피하자

‘마그나카르타2’에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칸’은 속성 칸과 힘의 칸, 환경 칸으로 나눠져 있다. 전투 중 평타로 공격하게 되면 칸이 서서히 차오르게 되고 칸을 모아서 기술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마법이라 할 수 있는 ‘연환술’을 사용하는 연환술사는 자신이 사용하는 속성에 맞는 속성 칸을 부여 받는다. 속성 칸은 캐릭터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필드 자체에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이동을 하면 사라지게 된다. 지역에 따라 자동으로 속성 칸이 채워지는 곳이 있는데, 그것을 환경 칸이라 한다. 환경 칸은 미니맵옆에 표시되기도 하므로 환경 칸에 맞는 연환술사를 이용하면 한층 전투가 편리해진다. 마지막으로 힘의 칸은 속성 칸을 사용하지 않는 물리공격형 캐릭터들이 보유하고 있는 칸으로 캐릭터 자체에 축적되기 때문에 전투가 끝나도 칸의 개수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 그러므로 보스전이나 강력한 몬스터와 싸우기 전에 약한 몬스터로 칸을 축적하고 싸우는 전략이 가능하게 된다.

▲ 속성 칸은 주변 지형물을 파괴해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필살기가 없는 RPG는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필살기는 게임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마그나카르타2’의 필살기는 후반부의 몇몇 ‘연계오의’를 제외하곤 전투의 흐름을 끊지 않고 멋진 연출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연계오의’의 경우는 처음 몇 번은 화려한 연출을 감상하는 재미를 느끼지만 반복되는 사용엔 오의 연출을 스킵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연출이 과하다. 대미지도 캐릭터의 최강 기술이라 불리는 기술들과 별 차이가 없으니 가끔 연출이 보고 싶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필살기뿐만 아니라 평타로 공격하는 횟수가 레벨을 올림에 따라 늘어난다. 덕분에 스테미너 시스템으로 제한 받는 자신의 행동 시간을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많이 오버해서 사용할 수 있다.

▲ 화려한 연출이지만 반복하면 질리기 마련!

 

좋은 BGM은 기억에 남지 않는 법

좋은 BGM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 문장은 일반적으로 공감이 안 갈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음악이 아니라 BGM(Back Ground Music)이란 점이다. 좋은 음악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BGM은 조화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그나카르타2’의 BGM은 훌륭하다. 게임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주변 분위기와 흘러나오는 BGM은 마치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듯한 일체감을 자아낸다. 특정 상황이나 장소에서 일부러 의식하며 음악을 듣고 있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머리 속에 음악이 흘러 드는 ‘마그나카르타2’의 BGM은 어떤 게임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 배경과 한몸이 된 음악으로 몰입감이 증가한다

 

마그나카르타2의 성공적인 비행

5년간의 긴 침묵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마그나카르타2’는 ‘소프트맥스’가 내놓는 평범한 게임이다. 필자는 이 게임을 즐기며 과거 창세기전의 몰입감과 재미를 맛봤다. 과연 이런 재미를 느낀 이유가 오랜만에 즐기는 음성까지 한글화된 RPG여서 였을까? 아니면 국산 게임이라고 높은 점수를 줘야 된다고 자기세뇌를 한 것일까? ‘마그나카르타2’는 이런 특수한 이유를 대지 않더라도 충분히 완성된 게임이다. ‘마그나카르타’의 이륙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마그나카르타’가 ‘파이널 판타지’나 ‘테일즈 시리즈’와 같은 명작 RPG 시리즈로 착륙할 수 있을지는 얼마나 작품을 가꾸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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